‘대한민국 보수의 현재와 미래’ 토론 중 민경국 교수 첫 발제
우리 사회에 자칭 보수, 자칭 진보가 난무하는 가운데 ‘한국 보수의 길’을 찾으려는 노력이 시도돼 주목된다.
보수 일각에서 ‘보수’란 용어를 폐기하고 ‘좌익’과 ‘우익’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상황에서 자칫 사상운동이 결여될 위험이 있는 데다 20대 대학생을 중심으로 하는 젊은 보수층이 형성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개념 확립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1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1 한국하이에크소사이어티 심포지엄’에서 민경국 강원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회 이념을 자유주의, 보수주의, 사회주의로 구분해야 한다”면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선 자유주의야말로 보수주의가 나아갈 길을 수정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 교수는 자유주의에 비춰본 보수주의 이념을 규명하기 위해 현실의 문제를 대입해 설명하면서 특히 최근 선거에서 주요 쟁점이 되고 있는 복지정책에 대해 그 태생과 한계점을 구분짓는 방안을 논했다.
민 교수는 먼저 “한국에서 자유주의란 말은 듣기가 어려운 대신 보수와 진보라는 말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보수주의라고 자처하는 보수시민단체와 지식인들은 보수주의라는 명분으로 좌편향적 정책에 대한 반대에 적극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보수정당이라고 자처하는 한나라당이 좌파정책을 서슴없이 채택하고, 보수신문이라고 자처하는 매체도 자유자본주의와 상이한 이념 체제인 이른바 ‘자본주의 4.0’을 지지하기도 한다”면서 “이렇게 볼 때 보수주의의 내용이 매우 불분명하고 그래서 우리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현실을 분석했다.
그는 주장에 앞서 “사회 이념을 분류하려면 크게 자유주의, 보수주의, 사회주의로 분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보수주의를 규명하기 이전에 자칫 보수주의를 자유주의와 동일시하는 시각을 경계하려는 것으로 “자유주의가 개인의 자유 즉 재산권과 시장경제를 중요시하는 반면 보수주의는 기존 질서의 안정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그는 구분해 설명했다.
민 교수는 뷰캐넌의 저서 ‘왜 나도 보수주의가 아닌가’를 인용하면서 자유주의와 보수주의의 차이를 밝혔다. 자유주의와 보수주의는 사회관에서 ‘자생적 질서’와 ‘인위적 질서’로 대립한다. 국가관도 ‘제한적 정부’와 ‘강한 정부’를 각각 지향하며, 정치도 ‘원칙의 정치’와 ‘실용주의·기회주의’로 대립된다.
다만 자유주의와 보수주의는 사회주의·공산주의·사민주의를 공동의 적으로 삼고 있는 점에서 동일하다.
민 교수는 “보수주의에는 시장이론과 공공선택론과 같은 사회이론이 없고, 그래서 원칙이 없는 실용주의적 기회주의적 이념이 될 위험성이 있다”면서 “반면 현재의 질서 즉 헌정질서나 의무교육, 건강보험 등 정착된 제도를 중시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2008년 금융위기에 대해서도 자유주의자들은 국가의 개입으로 방만한 통화정책 등에서 원인을 찾겠지만, 보수주의자들은 국가가 관리를 잘 못했다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경제안정에 대한 보수주의의 입장이란, 시장은 변동이 매우 격심하기 때문에 이를 안정화시키는 것이 국가의 과제”라는 설명이다.
민 교수는 또 하나 보수의 핵심적 가치는 ‘능력주의’라고 설명한다. 이런 측면에서 “노블리스 오블리제야말로 보수주의의 간판”이라고 했다.
그는 “복지야 말로 보수주의의 산물, 핵심적 아젠다로 봐야 한다. 노블리스 오블리제에서 보듯 보수주의는 가부장적 온정을 내포하고 있다”고 했다. “역사적으로도 박정희 대통령 시대에 복지정책이 시작됐고, 보수주의가 무상교육을 반대하지 않은 이유도 이것이 하나의 전통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민 교수는 “보수주의가 복지정책이 넘어서는 안될 경계선을 정하지 못한 것이 치명적인 결함”이라고 지적했다. “이 역시 온정주의 측면에서 국가의 책임을 제한해야 하는 측면을 간과한 때문으로 이런 한계점을 밝힌 것이 시장경제를 지향하는 지유주의”라는 점을 그는 강조했다.
그는 “보수주의의 복지정책이 정치적 선동가들이나 위선적인 개혁가의 정치적 수단으로 전락한 측면이 있다”면서 “그동안 보수주의자들이 무상복지 논쟁에서도 주로 재정적인 측면에서 비판의 초점을 맞췄으나 그 한계점을 자유주의의 원칙으로 정해야 한다. 헌법의 원칙이기도 한 시장법칙을 최소한으로 침해하는 경계에서 풀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 교수의 발제 이후 토론 시간에 유동운 부경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유민주주의에서 강한 가정은 필요하나 강한 정부는 필요한 게 아니니 않나 생각한다”면서 “무상급식도 정부가 할 게 아니라 부자를 통한 기부 캠페인으로 가야 보수주의 개념에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방청석에서 김정호 자유기업원 원장은 “우리 사회의 보수주의자들의 공통점은 단 하나 반김정일이더라. 이에 범보수가 공감하고 같은 의견이지만 그 이후 지향하는 공통점이 별로 없는 것이 문제”라면서 “진보주의자와 달리 보수주의자들의 특성이 바로 지향점이 공통되지 않은 점이고, 이는 복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민 교수는 “애초 서양사상이나 우리 현실에서도 자유주의, 보수주의, 사회주의라는 세 가지 구분이 이념적 스펙트럼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면서 “보수와 진보라는 이분법은 현상에 대한 이해에 큰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데일리안 = 김소정 기자 / 서현우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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