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교육감 선거에 나섰다가 보수진영 후보들의 난립과 단일화 실패로 고배를 마신 조전혁 명지대교수가 최근 자유경제원에서 개최한 자유주의 포럼에 나와 6.4지방선거를 회고하면서 패인을 분석했다. 그러면서 4년후에는 어떻게 해야 보수후보가 승리할 수 있는지를 쓰라린 선거패인을 통해 전략을 제시했다.
다음은 조전혁 교수가 발표한 전문이다. [편집자주]
졌습니다! 철저히 졌습니다! 패인은 무엇인가요? 국민, 학부모와 공감하는 아젠다가 부족했습니다. 교육좌파들은 장기간 대한민국의 입시위주 교육정책에 따른 학생과 학부모의 피로감에 대한 감성적 대안을 마련해왔으나, 우파는 이에 대한 공통의 대책과 아젠다가 없었습니다. 아울러 교육좌파들은 전국적인 연대를 통하여 자신들의 교육정책을 공동으로 홍보함으로써 국민들로 하여금“저사람들이 교육정권을 잡으면 이러이러하게 바뀌겠구나...”하는 일정한 방향성을 제시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무지(無知)의 장막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교육감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매우 저조했습니다. 광역자치단체장(시도지사) 선거는 물론이거니와 지방자치단체장(시장, 군수) 선거에 비해서도 유권자들의 관심이 적었습니다.
▲ 경기도 교육감 선거에 나섰던 조전혁 보수후보(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선거기간 남경필 경기도 지사 당선자와 조우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러한 무지의 상황 하에서는 ‘흩어진 다수’가 ‘똘똘 뭉친 소수’를 이길 수 없습니다. 교육감 선거는 교육좌파에게 더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돼버렸습니다.
그 어떤 선거보다 ‘도덕성’의 기준이 높아야 할 교육감 선거에서 본인과 경쟁했던 이재정 후보는 전과자(정치자금법 위반), 장기 입영 기피와 병역면제, NLL 발언 등 국가관의 문제 ... 등 교육감 후보로서 많은 치명적 약점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에게는 단순히 “통일부 장관을 지낸 대학총장 출신 진보인사”로만 알려졌습니다.
우파 시민사회의 역량 부족도 문제였습니다. 중앙 및 전국 각 지역에서 ‘단일화추진기구’가 결성돼 활동했지만 좌파와는 달리 도덕적, 정치적 강제력을 가지고단일화를 추동할 힘이 없었습니다. 전국 모든 지역에서 우파가 주동이 된 단일화추진기구에서 보수후보단일화가 실패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다른 지역은 모르겠으나 경기도에서는 보수후보로서 아이덴티티가 없는 후보까지 포함해서 단일화 대상으로 삼아서 단일화를 더욱 어렵게 만든 측면도 있습니다.
언론의 보도태도도 문제였습니다. 전국의 모든 언론들, 심지어 보수언론조차 소위 진보단일후보 외의 모든 후보들에 대해 보수후보라고 보도함으로써 유권자들에게 혼란을 주었습니다.삶의 이력에서 어떤 보수주의 교육운동 경력도 없는 사람도 자신이 “나는 보수후보다”라고 말만 하면 보수후보로인정하고 ‘보수 난립’으로 보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