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자유경제원과 문화일보가 공동주최한 ‘명량에서 경제정책을 배운다’ 토론회에서 학자들은 당시 이순신 장군의 승리 요인을 ‘3인3색’으로
분석하면서 정부가 경제정책 운용의 덕목으로 배울 것을 주문했다.
김인영(정치학) 한림대 교수는 명량해전에서 대승한 요인으로 ‘가진 모든 것을 가장 적절히 활용했다’는 점과 ‘자신이 처한 지형을 적극 이용했다’는 점을 꼽으면서도, ‘필사즉생(必死則生)의 리더십으로 부하들과 하나가 됐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그는 경제활성화 입법에서도 이를 교훈 삼아 “대통령이 행정부 수장으로서 직접 대국회 설득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민주화된 한국정치에서 대통령은 절대 과거의 3부를 초월한 지위가 아닌 만큼 대통령이 야당 지도자들을 만나 경제활성화 입법을 설득해 통과시키고, 규제 입법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양준모(경제학) 연세대 교수는 ‘시기 선택의 지혜’를 꼽았다. 당시 이순신 장군은 당장 출전하라는 명령을 어기고 군비 확장과 훈련을
강화해 이길 수 있는 시기를 택했다. 양 교수는 이를 경제정책 운용에 준용, “경제활성화 정책과 공공부문 개혁 정책의 조화를 위해서도 시기 선택의 지혜가 필요하다”면서 “경제정책 간 선후를 정하고, 기다림과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적절한 도구의 선택’도 강조했다. 그는 “재정 지원만이 능사가 아니라
시장이 스스로 움직이도록 유인 도구를 작동시켜야 한다”면서 “규제로 막혔다면 규제를 풀고, 법이 필요하다면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신상필벌의 군기가 강력한 수군을 만들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정부의 지원금을 그냥 받으려는 사람들이 없어야 정부정책이 서슬이 퍼런 이순신 장군의 칼처럼 효과를 발휘한다”고 말했다.
김영봉(경제학) 세종대 석좌교수는 “명량대첩과 이순신 스토리 같은 역사적 전환을 가져올
기업가정신의 출현이 이 시대에 절실히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오승훈 기자 osh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