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연합시론> 새누리당 국회선진화법 개정 추진 신중해야

자유경제원 / 2014-09-16 / 조회: 1,567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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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새누리당이 다수당의 법안 강행처리를 막고 있는 국회선진화법을 손보겠다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선진화법은 지난 2012년 5월 18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새누리당이 국회의 정상적인 운영을 꾀한다는 명분하에 주도적으로 통과시킨 법이다.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으로 명명된 국회법 85조는 국회에서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기 위해선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의 동의 또는 소관 상임위 위원 5분의 3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규정해 다수당의 날치기 등 일방적인 법안처리를 불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신성한 국회에서 몸싸움이나 난투극을 일소하고 날치기와 같은 후진적 국회문화를 척결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인 것이다. 당시 여론은 쇠망치가 등장하고 소화기가 뿌려지고 급기야 최루탄까지 터지는 폭력국회를 방지하기 위한 획기적 처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19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은 이 국회선진화법안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고, 당시 박근혜 의원도 이 법안 통과에 적극적이었다. 

그런 새누리당이 2년여 만에 법개정을 추진하겠다고 하는 것은 세월호법 정국 교착 상황을 더 두고 볼수 없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이 반대하면 어떤 법안도 상정조차 할 수 없는 현국면을 타개해 보겠다는 것이다.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재적 5분의 3이상 동의를 받도록 한 국회법 조항이 "국회는 헌법 또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는 헌법 49조에 위배된다며 이르면 이번 주중 국회법 개정안을 제출하고 헌법소원과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이 이처럼 국회선진화법 개정에 속도를 내는 건 '식물국회'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추석을 기점으로 더욱 높아졌다는 진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19대 국회는 지난 5월 2일 이후 4개월 넘게 단 한 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못하고 있고 이에 대한 비판여론이 거센 것도 사실이다. 최근 자유경제원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한림대 김인영 교수는 "국회선진화법은 여야의 타협과 합의만 강조했지 타협이 되지 않았을 시의 상황을 대비하지 않았다"며 "소수가 반대하면 법안 통과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소수 독재를 정당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비판론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의 국회법 개정 추진은 명분과 정당성을 확보하기가 힘들뿐 아니라 실제 법개정으로 이어지기도 어려워 보인다. 우선 식물국회가 싫다고 동물국회(폭력국회)로 되돌아가자는 것이냐는 야당의 반발이 거세다. 새누리당내 소장파 의원들도 법 개정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강하다. 김세연 의원은 "논란이 되는 '5분의 3' 규정은 신속처리 대상 안건으로 지정하기 위한 요건일 뿐 안건 처리를 위한 의결정족수가 아니며, 국회는 얼마든지 일반 의결정족수 외의 정족수를 입법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단순히 안건 지정요건을 문제삼아 위헌을 언급하는 것은 어리석고 무의미한 논쟁"이라고 주장했다. 더군다나 국회가 스스로 만든 법률을 위헌이라고 헌재에 헌법소원을 내는 것은 누워서 자신의 얼굴에 침을 뱉는 자가당착이라는 지적도 있다. 국회선진화법의 취지는 다수당이 자신들의 목적을 일방적으로 관철하는 효율성 추구를 배제하고 여야간 협상과 타협을 통해 절대 다수가 동의할수 있는 의결을 하라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 법을 선진화법이라고 명명한 이유도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후진적 정치양태를 지양하고 협상과 타협을 통해 한단계 성숙한 정치문화를 이뤄나가자는 의미일 것이다. 지금 우리 정치권에 가장 부족한 것은 바로 협상과 타협의 정신이 아닌가. 가뜩이나 꼬인 정국에서 이 법 개정 문제로 정쟁의 불씨를 또 하나 더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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