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맹목적 피케티 열풍 경계하라"

자유경제원 / 2014-09-17 / 조회: 1,631       머니투데이

"맹목적 피케티 열풍 경계하라"

한국경제연구원-아시아금융학회 공동 '피케티 '21세기 자본론'과 한국경제' 세미나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입력 : 2014.09.1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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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

'맹목적인 피케티 신드롬을 경계하라'

최근 글로벌 경제의 '화두'로 떠오른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사진)의 '21세기 자본론'을 제대로 이해하고 현실에 접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내 학계·연구소를 중심으로 높아지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아시아금융학회와 공동으로 16일 오후 여의도 FKI TOWER 컨퍼런스센터 3층 애머랄드룸에서 '피케티 '21세기 자본론'과 한국 경제' 주제의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21세기 자본론'을 어떻게 볼 것인가 △'21세기 자본론'과 한국의 소득 분배 △'21세기 자본론'과 한국의 조세 정책 등 3개 세션으로 나눠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배상근 한경연 부원장은 개회사에서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경제성장은 기본적으로 기업가의 투자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점을 간과하고 단순히 소득분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고율의 누진소득세와 자본세를 부과하면 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럴 경우 피케티 의도와 반대로 기업가의 투자환경이 악화돼 투자가 위축되고 고용과 분배구조가 더욱 악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도 환영사에서 "현재 투자활성화로 파이를 키우는 정책이 중요하다"며 "고소득층과 자본가에게 몰수적 고율세금을 부과하면 소득분배가 개선된다는 식의 논리로 대중 감정을 자극하는 피케티의 주장은 좌우대립의 진영논리와 혹세무민을 부추길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피케티는 그의 저서 '21세기 자본론'에서 △국민소득 중 자본가에게 돌아가는 몫인 자본소득분배율은 자본을 소득으로 나눈 비율(자본/소득)에 자본수익률을 곱한 수치에 의해 결정되고 △자본/소득 비율 증가로 소득분배구조가 앞으로 지속적으로 악화될 것이며 △소득분배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최고 한계세율이 80~90%에 이르는 누진소득세와 글로벌 누진자본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오 회장은 "소득분배는 기업투자가 증가해 고용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개선돼 왔다"며 "이를 위해서는 소득과 자본에 대한 누진과세보다는 기업투자의 활성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발제에 나선 조동근 명지대 교수는 "자본과 노동은 보완적인 관계이지 마르크스나 피케티의 주장처럼 대립적인 관계가 아니다"며 "피케티는 인적자본을 배제함으로써 이러한 중요한 관계를 간과했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성장은 불평등을 수반하기 마련"이라며 "불평등을 인정하지 않으면 성장의 엔진이 제거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 사회의 소득불균형은 계속 심화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피케티처럼 한국의 상위 1% 소득 집중도를 추정·분석한 김낙년 동국대 교수는 이날 발제에서 "해방 전에는 높은 수준이었던 소득집중도가 해방 후 급락해 비교적 낮은 수준으로 안정됐다가 1990년대 중반 이후 다시 급상승하는 'U자형'의 양상을 보였다"며 "현재는 소득불평등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영미형과 이전의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유럽·일본형의 중간 정도"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1990년대 중반 이후 한국경제가 저성장 단계로 들어서면서 소득불평등이 다시 급속히 확대됐다"며 "고용증가 둔화, 외환위기 이후 기업경영 시스템 변화와 성과주의 보수체계 확산, 소득세 과세체계의 누진성 후퇴 등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복지지출이 본격적으로 전개되지 않을 수 없는 단계에 이미 들어섰다"며 "저성장이 불가피하고 고령화의 급속한 진전으로 인해 여건은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성명재 홍익대 교수는 "장차 인구고령화가 진전될수록 은퇴 후 인구비중이 증가하면서 소득불균등도는 복지·소득재분배 정책의 확대 여부에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진권 자유경제원장은 "피케티는 상대방에 대한 '배아픔'의 인간정서를 부추기면서 소수에 대한 세금강화로 '배아픔'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며 "이 같은 피케티의 경제철학이 국민들에게 호소력을 가지면 한국의 성장신화는 우리 시대에서 멈추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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