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2014年 한국경제 분야별 정리 3 기업지배구조편"-한겨레 곽정수 기자,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 최승노 부원장

자유경제원 / 2014-12-19 / 조회: 1,806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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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 기획>"2014年 한국경제 분야별 정리 3 기업지배구조편"-한겨레 곽정수 기자,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 최승노 부원장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12-19 18:30 | 조회 : 1354 
<금요 기획> "2014年 한국경제 분야별 정리 3 - 기업지배구조편"-한겨레 곽정수 선임기자,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이사,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

앵커:
금요 기획, 한국 경제를 12월에는 분야별로 정리를 해 보고 있습니다. 노동, 금융 분야 살펴봤고요. 오늘 세 번째 시간입니다. 대기업의 지배구조를 짚어보도록 하겠는데요. 올해 재계에서 가장 큰 이슈는 아무래도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과 이를 이을 3세 경영권 승계 문제일 겁니다. 지금 굉장히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어요. 삼성SDS에 이어서 제일모직도 상장을 했고, 여러 가지로 지배구조 개편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또 사건이 터졌죠. 한진그룹의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 리턴 때문에 오너 일가 자녀들이 과연 그냥 승계 받는 것이 맞으냐, 자격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대기업의 지배구조와 경영 승계 문제, 사실은 한 시간을 할애해도 다 얘기하기가 어려운데요. 전문가들 모셔봤습니다. 각각 자세한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고요. 먼저 생생경제 인기 코너죠. 곽정수 기자의 기업이야기를 진행해 주시는 한겨레 경제부의 곽정수 선임기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한겨레 곽정수 선임기자(이하 곽정수):
안녕하세요?

앵커:
예, 전문 조회수 보셨어요? 하하하. 엄청납니다. 인기 많으시더라고요. 재벌닷컴의 정선섭 대표이사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이사(이하 정선섭):
네, 안녕하세요?

앵커:
반갑습니다. 그리고 자유경제원의 최승노 부원장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이하 최승노):
네, 안녕하세요?

앵커:
금요기획 세 번째 나오시나요? 반갑습니다. 논란이 논란이니까 먼저 땅콩 리턴부터 얘기를 하고 갈까 해요. 세 분 어떻게 보셨는지 간략하게 부탁을 드릴게요. 먼저 재벌닷컴의 정선섭 대표님?

정선섭:
우리나라에 누적돼왔던 그런 재벌 3세들이라고 할까요? 젊은 경영인들이 갖고 있던 독선주의라든가 특권의식, 이런 것들이 표출된 하나의 아주 단적인 사건이 아닌가, 그렇게 봅니다.

앵커:
최승노 부원장님은 어떻게 보셨어요?

최승노:
우리 사회에 그래도 기업은 나을 줄 알았다는 그런 우리 국민들의 기대감이 이번에 어떻게 보면 경영 지도층의 특권의식을 통해서 정말 민낯을 드러낸 결과 아닌가, 그래서 상당히 실망을 우리 국민들도 많이 했고 우리 대기업도 자성의 기회로 삼아야 하지 않느냐, 라는 그런 의견을 갖고 있습니다.

앵커:
실제로 대기업들 많이들 자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조심하는... 곽정수 기자님은 어떻게 보셨어요?

곽정수:
두 분 말씀에 동의하고요. 그 연장선에서 첫째는 조현아씨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결국은 한진그룹 총수일가 전체의 문제이고 나아가서는 한국 재벌 총수일가 전반의 문제다, 지금 한국 재벌의 잘못된 오너 문화, 구조, 그런 문제이고요. 두 번째로는 이게 재벌 3세 문제하고 연관이 되는 것 같아요. 재벌 3세는 창업자나 2세대하고는 본질적으로 좀 차이가 많이 나는 것 같고요. 이를테면 어렸을 때부터 황태자 대우를 받는다든가, 능력과 상관없는 초고속 승진 문제라든가, 경영능력에 대한 검증이 미비된다든가, 이런 문제들이 우리 사회에 던져졌다고 봅니다.

앵커:
그런데 이게 정말 조현아 전 부사장이라고 해야지 될까요? 개인의 잘못이 대한항공 전체의 손실로 가는, 이런 게 말하자면 오너 리스크잖아요? 곽 기자님께 이어서 질문을 드려볼까요? 오너 리스크라는 게 있기는 있잖아요? 이런 거 말고도.

곽정수:
그렇죠.

앵커:
피해가 상당하겠죠? 이번 사건으로도요.

곽정수:
일단 이미지상의 타격이 큰 것 같아요. 오늘 관련보도가 좀 나왔는데, 대한항공이라는 게 '대한’이 회사 이름이잖아요?

앵커:
그런데 국적을 나타내는 거죠.

곽정수:
그 사명을 바꿔야 된다는 얘기를 조사를 해 봤더니 50%까지는 안 됐지만 46%가 나왔다는 건 얼마나 이미지에 타격을 받았는가를 보실 수 있을 것 같고요. 요즘 보시면 아시겠지만 각종 땅콩 관련 패러디가 봇물을 이루고 있고요. 과거에 대한항공이 사고를 냈던 97년의 괌 사고라든가 99년의 상하이 공항 착륙 사고라든가 이런 옛날에 벌어졌던 사건까지 다시 되새김이 되고 있고, 또 국제적으로도 지금 많이 알려지면서 일종의 국제 망신인데, AP통신 같은 경우에는 조 부사장을 사실상 공주라고 불린다, 이렇게 표현을 했고요. 로이터통신은 이게 한국 특유의 재벌들에 지배되는 한국 경제 체제의 산물이다, 이런 얘기를 했고, 그래서 결국은 개인의 행동이 집안, 나아가서는 기업, 나라, 이런 연달아 연쇄적으로 악영향을 주는 것 같은데요. 결국은 노블리스 오블리제, 지배층의 도덕적 의무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보여준 사건 같습니다.

앵커:
최승노 부원장님은 노블리스 오블리제라는 말 지금 곽정수 기자님께서도 얘기를 했는데, 돈 가진 자들, 이들이 갖고 있는 특권의식이 있잖아요? 특권의식과 더불어서 한 쌍으로 가야 한다고 부원장님도 생각하시죠?

최승노:
우리 사회 지도층의 도덕심, 이런 것들이 상당히 아직은 좀 더 수준이 더 높아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항공을 비행기를 이용해 보면 사실 많은 사건들이 있어요. 과거에도... 예를 들어 지난해에도 포스코 에너지의 라면 상무 사건이라든가, 또 저도 사실은 경험을 해 봤었어요. 이코노미를 탔는데 어떤 중소기업 사장님이 지방에 있는 공장 종업원하고 계속 대화를 하시더라고요. 비행기는 이륙하고 있는데... 그래서 승무원이 그만 좀 통화하시라고, 이건 위험하다, 아무리 말려도 막무가내에요. 그런 일들은 비행기를 타 보면 많이 발생을 하고 있다는 걸 저도 사실은 느낀 적이 있는데, 어떻게 보면 매뉴얼, 우리가 안전에 대한 매뉴얼을 상당히 강조를 하는 거 아닙니까? 지난 번 세월호도 사실은 매뉴얼이 있는지조차도 모를 정도로 우리 사회가 엉성했다, 이런 반성을 했는데 이번 사건은 사실 오너 일가가 매뉴얼을 강조하면서 벌어진 일이에요. 그런데 사실은 알고 보니까 본인은 매뉴얼을 제대로 이해를 못하고 오해를 했던 거죠. 그런데 우리는 거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뭐냐면, 그래도 대한항공은 매뉴얼을 다른 운송업체에 비해서 상당히 강조를 했고 그 결과로 사실은 수준 높은 서비스를 해 왔어요. 우리가 대한항공 유니폼 입은 분들의 그러한 지나가면서도 저 분들 참 깔끔하다, 이런 생각을 하잖아요? 그리고 서비스도 참 좋다, 이런 것들이 그냥 얻어진 건 아니에요. 그래서 저는 그러한 매뉴얼을 강조한 것은 의도는 좋았지만, 본인은 그걸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또 본인도 예외를 했어요. 본인은 안전 규정이나 이런 것에 대해서 특권의식을 갖고서 그걸 안 지켰단 말이죠. 우리는 이런 운송서비스에서의 매뉴얼을 강조하는 것은 항공 서비스의 안전, 이런 것들을 높이는 데 있어서 저는 상당히 기여를 한 측면도 있고, 또 이번처럼 본인은 제외, 나는 예외로 하겠다, 이런 것은 또 문제가 있는 거고요. 

앵커:
말이 안 되죠.

최승노:
그래서 우리 사회 지도층이 이러한 사회에서 행동하는 데 있어서 좀 더 책임감을 갖고 행동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재벌 자녀들에 대한 예절 매뉴얼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정선섭 대표님?

정선섭:
글쎄요. 금방 말씀을 하셨습니다만 원래는 연초부터 시작해서 매뉴얼로 시작해서 매뉴얼로 끝나는 올해 최고의 화두였다, 저는 이번 사건을 보면서 이런 생각도 해 봤습니다. 어떤 가족의 일원, 혹은 특권층의 자녀, 이런 분들의 잘못이 기업 뿐 만 아니라 우리 국격을 떨어뜨리는 지경에 이르렀는데, 저는 저도 자식을 키우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것이 어디에서 비롯되는가를 제가 생각해보니까 가정교육, 스킨십을 통한 가정교육이 없었다, 그게 부재하지 않았나, 우리 재벌가 뿐 만이 아니라, 많은 비난을 합니다만 사실은 우리 가정에서는 저는 또 자식을 어떻게 키울까, 그것도 한 번 돌아봤습니다.

앵커:
엄격하게 키우시나요?

정선섭:
요즘 부모가 그렇게 엄격하게 자식을 키우나요? 많은 분위기가 달라져서, 그래서 난 혹시 저희 자녀들이나 저희가 특권은 아니지만, 일반 가정에서 자기 자식을 잘못 키웠을 때 집안에도 영향을 미치고, 나라에도 영향을 미치고, 사회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런 부분까지도 한 번 생각을 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앵커:
저는 사실 이런 질문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외국의 경우에 재벌가가 오히려 솔선수범해서 모범을 보이는 경우가 많지 않나요, 정 대표님?

정선섭:
네, 아까 말씀하신 노블리스 오블리제라는 말 자체가 그걸 의미하는데요. 예를 들면 재벌가를 하나 예를 들어 보면 우리가 대표적으로 스웨덴의 발렌베리 일가를 많이 듭니다만, 거기에 보면 7대 원칙이 있다고 해요. 후계자를 선발하는 데... 가문에서 반드시 배출을 하긴 하는데, 그 대상자는 10년 동안 밖에 나가서 자기 힘으로 비즈니스를 하든지 해야 된다, 그 다음 두 번째는 혼자 힘으로 명문대를 반드시 졸업한 사람이어야 한다, 그 다음에 해군사관학교를 가서 반드시 군대 경력을 해서 강인한 정신력을 키워야 한다, 금융회사를 해야 한다, 이런 7가지 원칙이 있다고 해요. 우리나라는 과연 그런지 그런 의문이 있어요.

앵커:
그러게요. 그런 의문 같은 것들이 정말 매뉴얼화 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들고요. 이제 삼성그룹 얘기로 넘어가 볼게요. 삼성의 경영승계가 본격화되느냐, 이런 얘기가 화두가 되고 있는데, 일단 곽 기자님이 한 번 승계 움직임을 요약정리 좀 해 주시겠어요?

곽정수:
삼성은 지난해부터 3세 승계 준비 작업을 본격화했는데요. 계열사 간에 합병을 한다든가, 영업 양수를 한다든가, 분할을 한다든가, 최근에는 상장이 되고 있는데 이건희 회장이 지난 5월에 갑작스럽게 쓰러진 다음에 그 속도가 더 빨라진 것 같아요. 그래서 대표적으로 몇 가지만 꼽아 보면 작년 12월에 삼성 에버랜드, 요새 자꾸 회사명을 바꾸다보니까 헷갈리는데, 지금 제일모직인데, 그런데 그 전에 제일모직이라는 회사가 또 있었잖아요. 그러니까 저는 옛날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편할 것 같아서, 제일모직의 패션사업 부분을 삼성 에버랜드가 인수를 했죠. 그런 일이 작년 12월에 있었고, 같은 12월인데 삼성SDS가 삼성SNS를 흡수 합병했는데 아시다시피 지난달에 SDS가 상장을 했잖아요? 그래서 엄청난 상장차익이 큰 이슈가 되었는데, 그 다음에 남은 제일모직의 소재 부분, 그 쪽은 삼성SDI하고 올 7월에 합병을 했고, 삼성종합하고 삼성석유화학이 합병을 했습니다. 그런데 삼성 종합화학은 얼마 전에 한화에 매각되는 걸로 그렇게 발표가 있었죠? 그 다음에 그 이외에 삼성에버랜드가 제일모직으로 이름을 바꿨고 지난달에 SDS가 상장을 했고, 어저께 에버랜드가 상장을 했고, 제일모직으로 이름을 바꿔서. 두 회사는 청취자 여러분도 기억을 하시겠습니다만 90년대 말에 신주인수권부사채, 전환사채를 헐값으로 발행해서 삼성 3세들에게 넘겼다는 논란이 있었잖아요? 그래서 삼성 특검 사건을 통해서 2009년에 SDS는 유죄 판결을 받았고, 이번 사건으로 두 회사의 상장차익이 10조 이상 나다 보니까 그 상장차익과 관련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는 거죠.

앵커:
어쨌든 그러면서 발 빠르게 부문별로 정리를 하고 떼어낼 건 떼어내고, 이런 느낌이에요. 삼성 종합화학과 테크윈, 이렇게 4개 사가 한화로 넘어가게 됐잖아요? 그래서 이건 안 하겠다, 라는 의지가 느껴지는 것 같고 나머지는 하려는 의지와 어떻게 승계를 하느냐에 대한 자금 마련, 이런 것들이 발 빠르게 일어나고 있는 것 같은데 최승노 부원장님께서 삼성의 이러한 발 빠른 움직임, 이런 것들은 어떻게 지켜보고 계신가요?

최승노:
두 가지가 저는 동시에 있다고 보는데요. 경영권을 우리가 안정화하는 차원에서 사실 이재용 부회장으로 순조롭게 넘겨야 되는 그러한 과정, 어떻게 보면 중한 과정에 있는데 그런 것들은 그런 것대로 진행이 되고 있고, 또 한 가지는 어떻게 보면 발 빠르게 위기가 계속 우리 경제에 오고 있거든요? 그랬을 때는 사실 선제적인 사업 구조조정이 필요해요. 과거에 삼성이 97년 외환위기 이전에 사실은 그러한 구조조정을 통해서 위기를 피해갔거든요. 그러면서 위기 과정에 오히려 한 단계 점프 업하는 그런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번에도 사실 다른 기업에 앞서서 상당히 빠르게 사업 구조조정을 하는 거에요. 이거는 우리 경제가 지금 상당히 부채 경제로 넘어가고 많은 기업들이 부채에 빠지고, 또 방만한 경영, 심지어는 부채 경영에 빠지고 있는데 이런 것들을 삼성은 발 빠르게 사실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원리에 의해서 선제적으로 사업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거죠. 그런 점에서 저는 삼성의 시스템 경영이 비록 이건희 회장이 잠시 유고 상태에 있다고 하더라도 상당히 어떻게 보면 발 빠르게 잘 움직이고 있다, 이렇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앵커:
간략하게 그냥 여쭤볼게요. 두 번째 부분은 저도 동의를 하는 부분이기는 한데, 이재용으로의 경영 승계를 차곡차곡 해 나가고 있다, 라고 할 때 좀 가치 판단을 한 번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이렇게 해도 되나?

최승노:
우리 삼성의 경영 효율성을 현재로서는 이재용 부회장 이외에 다른 대안은 제가 보기에는 없어 보이고, 그렇다면 거기에 따른 경영권을 빠르게 안정시키는 게 제가 보기에는 삼성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길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정선섭 대표님은 어떻게 보세요? 이재용 부회장이 그냥 승계하면 되는 건가요?

정선섭:
글쎄요. 저는 거기에 대해서 방금 말씀하신 부분에 일리도 있긴 하지만, 과연 우리 사회가 일정한 통과, 검증이 없이 그냥 이래도 되는가, 하는 그런 데 대해서는 조금 의구심을 갖고 있어요. 예를 들면 이 작업이 1990년 초반부터 이루어져서 1996년에 금방 말씀하신 전환사채를 통해서 당시 삼성 에버랜드의 대주주가 되고, 그 이후부터 구조조정 본부라는 걸 IMF 당시에 만들어서 이학수 전 실장을 중심으로 해서 10년 동안 계속 해 오면서 그 구조조정의 핵심이 사실은 지배구조를 차세대로 넘기는 그런 쪽으로 짰단 말이죠.

앵커:
그 때 예상했던 순서대로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정선섭:
그렇죠. 그 시나리오가 지금 현실화되고 있는데, 조금 저희가 보기에는 삼성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는 시간적으로 조금 앞당겨졌는데, 그것은 우리 곽 기자님이 말씀하신 이건희 회장이 5월 달에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부분, 물론 그 전부터 건강 이상에 대한 징후는 있었기 때문에 몇 년 전부터 소폭씩 진행을 하다가 올 들어서 빠르게 11건이나 이뤄내는 그런 속도전에 들어갔단 말이죠. 이제는 완결 단계에 와 있는데, 저희는 사회적으로 부의 증대라든가 이런 것도 중요하지만 과연 이렇게 300조원에 이르는 글로벌 기업을 이렇게 넘어갔을 때 과연 이재용 부회장이 그러면 앞으로 3~40년 동안 그룹을 이끌어 나간다고 봤을 때 과연 그게 이론적으로, 또 도덕적으로 국민들, 또는 전 세계의 경제계의 지지를 받을 것이냐, 이런 문제를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죠.

앵커:
약간의 의구심을 갖고 계시는군요. 곽 기자님께는 그거 여쭤볼게요. 장하준 교수님 인터뷰할 때 제가 기사에서 본 것 같은데, 삼성 특별법 얘기도 하고 경영권 승계 자체를 자연스럽게 넘기는 쪽의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장 교수님은. 곽 기자님도 동의하세요?

곽정수:
저 개인적으로는 현실화되기는 어렵다고 생각이 들고요. 좀 전의 질문하고 연관지어보면 이번에 삼성의 3세 승계와 관련한 세 가지 과제가 있는 것 같아요. 첫째는 삼성이 기존의 상속 과정과 지배구조와 관련해서 안고 있었던 문제점을 해소를 해야 된다는 것이고, 그러면서 두 번째는 삼성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한 합리적 지배구조를 구축했으면 좋겠다는 것이고, 세 번째로는 이 과정에서 과거와 같은 편법, 불법 논란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거에요. 그래서 첫 번째 같은 경우에 지금 계속 언급이 되고 있습니다만 과거에 일부는 사법적으로 유죄판결가지 받았지만 옛 삼성에버랜드, 지금의 제일모직, 또 삼성SDS 주식 헐값 매입과 관련한 사회적인 논란은 어떤 식으로든 정리하고 가야 합니다. 지금 국회를 중심으로 해서 특별법 얘기까지 나오잖아요? 불법이익은 환수한다는. 저는 법으로 하는 방법도 물론 있겠지만 그 이전에 결자해지의 자세로 삼성이 솔선수범을 할 필요가 있다, 그게 향후에 이재용 3세 경영시대가 열리더라도 부담이 없지 않겠어요? 그 부담을 계속 안고 가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고, 그 다음에 합리적 지배구조 구축과 관련해서 아시다시피 이건희 회장은 그 동안 직접적으로 경영을 일일이 지시하기보다는 큰 방향을 제시하고 전문 경영인이나 자기를 대리하는 구조조정 본부, 거기서 전문 경영인들이 움직이게 했는데, 아시다시피 이재용 부회장은 젊잖아요? 그러면 아무래도 직접 할 공산이 높다는 얘기들이 많은데, 그렇게 되면 사람마다 평가는 다르겠습니다만 이건희 회장에 비하면 아직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얘기가 많거든요. 그렇다면 아까 언급하신 것처럼 오너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거에요. 그럼 그런 리스크를 어떤 식으로든 보완을 해야 하는데, 그래서 내부의 의사결정 방식 등 합리적인 경영모델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중장기적으로는 지금의 오너 경영 체제에서 전문 경영인들의 역할을 좀 키울 수도 있고요.

앵커:
편법, 불법 논란은요. 저희가 4부에서 이야기를 이어가면 좋을 것 같아요. 여기서 한 번 3부를 정리를 하겠습니다. 금요 기획 지금 올해 경제에 대한 3번째 시간으로 정리를 해 보고 있는데, 오늘은 대기업의 지배 구조에 대해서 얘기를 하고 있고요. 한겨레신문의 곽정수 선임기자,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이사,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4부에서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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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한국 경제를 분야별로 정리를 해 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3번째 시간, 대기업의 지배 구조에 대해서 한겨레신문의 곽정수 선임기자,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이사,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앞서서 저희가 대기업의 재벌 오너 자녀들이 그냥 승계를 해도 되느냐, 이 얘기에 대해서 최승노 부원장님께서는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대안이 따로 없다, 라고 지금 말씀을 하셨죠?

최승노:
가장 좋은 대안이라고 저는 생각을 했고요. 현재 삼성 내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그런 방향으로 준비를 해 왔기 때문에 기업 내 의사결정을 존중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앵커:
그리고 정선섭 대표님께서는 약간의 의구심을 제시를 하셨고, 곽정수 기자님께서는 3가지를 해결하고 가야 한다, 과제를 제시를 해 주셨어요. 첫 번째 얘기했던 게 어떤 거였죠? 묵은 문제들을 해소를 해야 된다, 라는 얘기를 하셨고, 지속적으로 성장이 가능한 합리적 지배구조 이야기, 편법, 불법 논란도 얘기를 하셨는데, 이 편법, 불법, 이건 어떻게 해결을 하고 가야 될까요?

곽정수:
맨 앞의 것이 과거에 벌어진 편법, 불법 논란에 대한 원죄 문제를 어떻게 씻고 갈 거냐의 문제라면 세 번째는 그러면 앞으로의 새로운 지배 구조 구축 과정에서 그러한 일들이 재현되면 안 된다는 뜻인데요. 그런데 조금 우려스러운 게 일부 벌써 그런 문제점들이 제시가 되는 게 있어요. 두 가지인데, 삼성이 지금 아시다시피 삼성 총수 일가가 삼성에 지분이 굉장히 적어요. 일례로 들면 이재용 부회장 같은 경우에 삼성전자 지분이 0.5~6%밖에 안 되거든요?

앵커:
0.57이요?

곽정수:
아버지나 어머니의 지분을 물려받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평균적으로 보면 5%가 채 안 되거든요. 그래서 시장에서, 전문가들은 아마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될 거다, 그런데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되면 어떤 결과가 나오냐면 일단 총수일가의 지분이 현재의 4~5% 대에서 4배 내지 5배로 높아질 걸로 봐요. 약간 복잡한 문제인데, 결과적으로 보면 그렇고, 그리고 총수의 지분만 늘어나는 게 아니라 지주회사가 그 밑의 자회사나 손자회사로 이어지지 않겠어요? 결국 회사 돈으로 지주회사만 지배하게 되면 자회사, 또 자회사가 손자회사, 심지어 요새는 여당이 증손회사까지 지주화를 해 달라고 얘기를 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과거에 지주회사라는 게 소유, 지배구조를 투명하고 간결하게 만든다는 장점이 부각되었는데, 지금 전문가들이 새롭게 평가하기로는 회사 돈을 이용을 해서 오히려 총수일가의 지배력을 보다 손쉽게 해 주는 그런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와서 지금 이 지주회사 체제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거고, 두 번째는 자사주 문제입니다. 이건 지금 일부 국회의원들이 법안을 준비 중이니까 말씀을 드려야 될 것 같은데, 지금 삼성전자가 얼마 전에 자사주를 늘리겠다고 밝혔잖아요? 그게 그냥 주주들을 위한 게 아니에요. 회사를 인적분할하게 되면 두 개로 나누게 되면 하나는 지주회사가 되고 하나는 자회사가 될 텐데, 이 자사주를 지주회사가 가져가게 됩니다. 그러면 자사주가 이 자회사의 지분으로 배정이 돼요. 그러면 어떻게 되겠어요? 회사 돈으로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지주회사만 총수 일가가 지배하게 되면 지주회사가 자연스럽게 자회사를 지배하는 구조로 이어진다는 거죠. 그런데 미국 같은 경우에는 그런 폐해를 막기 위해서 회사를 인적분할 할 경우에는 기존의 자사주는 자동 소각하게 되어 있어요.

앵커:
매입을 할 수도 없고, 늘릴 수도 없고.

곽정수:
그냥 인적분할 시에는 자동 소각이에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소각을 안 하고 그게 자회사의 지분으로 배정이 바뀐다는 거에요.

앵커:
이건 법이나 제도를 바꿀 수밖에 없겠네요?

곽정수:
그래서 우리 법 제도 상의 문제점이 있다는 걸 뒤늦게 최근에 주목이 되어서 일부 국회의원들이 법안 작업을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새로운 편법이나 불법 논란은 다시는 일어나면 안 되겠죠.

앵커:
최승노 부원장님, 지금 곽정수 기자의 삼성 승계와 관련된 세 가지를 제안을 해 주셨잖아요? 묵은 문제 해소라든지, 지속 가능한 합리적인 지배구조 마련, 마지막이 지금 얘기한 불법, 편법이 다시는 없어야 된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전체적으로 동의하시나요?

최승노:
저는 조금 우리 경영환경에 대해서 인식이 조금 다른데요. 사실 우리 기업환경은 규제가 좀 너무 많아요. 그러니까 뭐냐면...

앵커:
규제의 종류가 조금 다른 얘기가 아닐까요?

최승노:
지금 뭐냐면 기업의 경영 상속권도 규제가 되어 있거든요? 상속세 포함해서 다양한 분야의 규제가 있기 때문에, 예를 들어 황금주라는 게 다른 나라에도 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1주에 1투표권만 갖고 있잖아요? 이런 게 우리나라에는 규제가 되어 있어요. 그래서 사실 기업의 경영을 합법적으로 상속한다는 것이 상당히 어렵게 구조가 되어 있다 보니까 편법 논란이 일어나는데, 전 세계 규제를 다 갖다가 규제 박람회 하듯이 우리나라에선 해 놓기 때문에 기업이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구조다, 그래서 저는 기업의 합리적인 지배구조, 경쟁력 있고 좋은 지배구조는 뭐냐면 경영성과가 좋은 결과를 유도하기 위한 거거든요.

앵커:
그건 맞죠. 경영성과가 좋아야지 되는데, 그게 꼭 자녀가 승계를 편하게 해서 성과가 좋은 것이냐, 라는 게 문제가 되겠죠.

최승노:
우리가 사회적으로 보면 오너가 있는 회사가 경영성과가 좋을 때가 훨씬 많고요. 우리나라 내에서도 봐도 대부분 오너가 분명하고 그것이 오너 리스크가 있어서 나쁜 쪽으로 갈 수도 있지만 좋은 쪽으로 가는 경우가 더 많거든요. 그래서 오너가 있고, 없고를 비교해 보고 사실 거기에 대한 판단을 해 볼 필요가 있죠. 그래서 우리가 가장 좋은 경영성과를 낸 곳이 어디냐면 바로 삼성 아닙니까? 그렇다면 삼성의 지배구조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지배구조에요. 그걸 갖다가 제 3자가 흠집을 내거나 또는 문제가 있다, 문제가 있지만 좋은 장점이 더 많다면 그걸 인정을 해야 되는 거죠.

앵커:
한국경제의 기여도라든가 이런 걸 인정해야 된다는 말씀이신가요?

최승노:
인정해야죠. 예를 들어 스티브 잡스를 보면요. 굉장히 성격이 안하무인이에요. 사람을 깔보기도 하고 별 안 좋은 소리 다 나오잖아요? 하지만 스티브 잡스가 엄청난 경영성과를, 혁신을 이루면서 아주 큰 업적을 내니까 그런 문제들은 하찮게 되는 거죠.

앵커:
잡스는 팀 쿡한테 승계했잖아요? 전문 경영인이긴 하지만.

최승노:
우리가 스티브 잡스의 성격이 나쁘다는 얘기를 굳이 안 하잖아요? 그렇듯이 오너라고 해서 오너의 장점만 있고 단점만 없거나 이런 사람이 있을 수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그러한 장단점을 고려해서 다른 대안 중에서 가장 합리적인 대안을 찾는 것이 필요하지 단점만 가지고서 이건 장점을 다 무시해버리면 좋은 선택을 할 수 없다는 거죠.

앵커:
정선섭 대표님께도 좀 여쭤볼게요. 지금 삼성의 경영을 통해서 전체적으로 재벌기업의, 오너기업의 승계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냥 자녀들이 승계해도 좋은지, 아까 약간의 의구심을 표현하셨거든요?

정선섭:
물론 재벌 형태, 우리나라에 현재 있는 이런 사실상 총수를 정점으로 해서 되어 있는 지배구조를 가진, 황제 경영이라고 하죠? 이런 형태의 지배구조가 기업의 성과를 내는 데 좋은 것이냐, 아니면 서구식의 그런 주주경영, 혹은 여러 제도나 시스템에 의한 경영이 좋은 것이냐에 대해서는 논란은 있습니다. 지난 우리 경제 위기 때는 사실은 한국의 재벌 체제가 굉장히 강점이 있다, 이런 것을 일본이나 미국의 학자들도 굉장히 궁금해 했어요. 흥미로워했었는데, 그러나 저희가 지금 얘기하고자 하는 건 그런 얘기가 아니고, 그런 구조를 가져가는 데 있어서 과연 사회의 법이나 제도, 또는 도덕성, 어떤 그런 것들을 다 껴안고 갈 것이냐, 아니면 그걸 일탈하고 갈 것이냐는 그런 문제인 것이죠. 예를 들어서 삼성의 경영지배 구조라든가 어떤 강점이 있다, 이거 동의하지 않는 사람 별로 없을 겁니다, 사실은.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해서 삼성이 걸어왔던 모든 것들에 대해서 우리가 다 동의할 수는 없는 것이에요. 예를 들면 저 같은 경우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삼성이 지금 몇 년 간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이른바 이런 어떤 이름을 내 걸고 많은 회사를 합병을 하고, 매각을 하고, 또 일처리를 하고, 또 지분을 이동하고 하는데 이것은 저는 지금 해야 될 일이 아니고 이건희 회장이 사망한 뒤에 상속을 받은 다음에 해야 된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왜 그런가 하면 지금 지배구조를, 아까 곽정수 기자가 말씀하셨습니다만 자사주 문제라든가 이런 것, 왜 제일모직을 상장했을까, 저희한테 많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상장을 하면 바로 현재 시장에서 가격이 형성이 됩니다. 그러면 제일모직이 갖고 있는 자사주가 20% 정도에요. 그걸 통해서 나중에 제일모직을 지주회사, 지금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는데, 그 자사주를 가지고 계열사의 지분을 사들이거나 연결을 하는 데 활용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죠. 왜 그러냐하면 자사주가 그대로 이동되기 때문에, 그런데 지금 삼성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가 제일모직이 삼성생명을 가지고 있고, 삼성생명이 삼성전자를 거느리는 구조에요.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은 제일모직이 삼성생명도 거느리고 삼성전자를 거느려야 된다는 말이죠. 그럼 삼성전자도 지금 가격이 굉장히 높은데, 그걸 매입을 할 수가 없어요. 우리나라 지주회사법에 보면 20% 이상을 가져야 그게 지주회사가 될 수 있는 거죠. 그런데 그것을 활용하기 위해서 시장에서 가치평가가 되는 그런 자사주를 계속 활용할 것이다, 이것이 예측이 된다는 것이죠. 그럼 결국은 사회가 기대하고 있는 이건희 회장이 타계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사회에 내 놓을 수 있는 상속세, 그것은 지금 12조, 13조 정도의 가치이니까 단순히 산술평균을 해 보면 5조 이상은 될 거란 말이죠. 그것이 지금의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서 완전히 짜여지면 내 놓을 필요 없죠. 그냥 그건 어디에 기탁을 하거나 하면 된단 말이죠. 재단에 내 놓거나 그렇게, 그러면 사회가 얻는 이익은 그렇게 많지 않을 거다, 이것에 대한 우려가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어쨌든 지금 의견으로는 삼성의 경영성과나 이런 영향력, 이런 것들을 생각할 때 최승노 부원장님께서는 이것들이 자연스럽게 진행될 수 있도록 더 이상의 규제를 하지 말고 놔둬보자는 입장이시죠? 그리고 지금 정선섭 대표께서는 지금 이렇게 해서 지주회사화 하려는 움직임이 뻔한데 이것을 지금 하려는 노력조차도 약간의 편법이다, 라는 의견을 주신 것 같아요. 글쎄요. 재벌들의 영향력이나 기여도는 분명히 인정할 필요가 있는 것 같고, 삼성의 경영 성과를 인정하는 부분도 맞는데, 단어가 좀 그렇습니다만 경영 세습을 하는 것을 우리가 좀 보완해야 될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곽 기자님.

곽정수:
그래서 지금 얘기를 듣다 보니까 우리 출연자들도 아마 우리 청취자 분들도 그럴 것 같은데, 똑같은 재벌이지만 한진의 조현아를 볼 때와 삼성의 이재용을 볼 때 그 잣대가 좀 달라져요.

앵커:
돈의 규모 차이인가요?

곽정수:
여러 가지가 그럴 텐데, 저는 그건 좀 경계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저는 이런 얘기를 하고 싶어요. 이번에 삼성 문제도 그렇고 한진 조현아 문제도 그렇고, 결과적으로 보면 우리 재벌이 1, 2세를 넘어서 지금 3세로 전환하고 있는데 합리적 승계 프로그램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무슨 얘기냐면 아시다시피 창업자나 그 자식인 2세들은 진짜 기업가 정신이 충만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어요.

앵커:
그렇죠. 자기가 창업했거나, 아버지가 한 걸 봤거나.

곽정수:
그렇죠. 그런데 3세대는 전혀 달라요. 이건 제가 재벌그룹 임원한테 직접 들은 얘긴데, 어렸을 때부터 황태자 대접을 받고, 부모 잘 만나서 외국물 먹고, 또 회사에 시험보고 들어온 게 아니라 그냥 들어와서 초고속 승진하고, 지금 제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20대 후반에 회사에 들어와서 30대 초반에 임원이 되고요. 40세가 되기 전에 사장 자리에 올라가요. 이게 대부분 우리나라 재벌 3세들의 평균이에요. 우리 월급쟁이들이 임원 되는 데 통상적으로 25년 정도 걸리거든요. 최소 20년 이상 걸리는데 완전히 이건 얘기가 다른 거고 세상이 다른 거죠. 그러다보니까 안하무인이 되고, 거기다가 경영 능력에 대한 검증도 제대로 안 되고, 대중들과의 소통도 없으니 일종의 그들만의 리그에서 생활하고, 그렇다면 이 리스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거냐, 이른바 선진국 같은 경우에도 가족 소유 경영을 하는 데가 많은데...

앵커:
그러면 그 쪽은 가문의 프로그램이 있나요?

곽정수:
그래서 제가 대표적으로 독일 같은 경우에 히든챔피언이 국가 경제의 중추 역할을 한다고 하잖아요? 그게 대부분 가족 소유 경영이에요. 일부 많이 달라진 부분도 있지만, 그런데 거기를 역사적으로 보면 대개 3세, 늦으면 4세 정도 되는 데에 변화가 일어납니다, 지배구조에. 뭐냐면 우리와 같은 이런 문제에 봉착하는 거에요. 그래서 지금 생존한 히든챔피언들을 보면 거의 예외 없이 소위 승계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프리미엄 가전 세계 1위 업체인 밀레의 경우를 보면 아주 엄격한 승계 프로그램을 갖고 있어요.

앵커:
거긴 지금 그러면 재벌 오너의 몇 세 정도 되나요?

곽정수:
거기가 지금 4세인데 115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여기는 가문 2개가 창업 가문이 있는데, 창업 가문의 사람들이 많을 거 아니에요? 그런데 그 중에서 딱 1명씩만 경영에 참여할 수 있어요.

앵커:
어떤 시험을 거치나요?

곽정수:
내부에서 선발을 하는 거죠, 역량 있는 사람. 그리고 아까 정순섭 대표도 말씀하셨지만 회사 밖에서도 경영 수업을 받고 회사 안에서도 경영 수업을 받고 최종적으로 승인을 또 받고, 그 다음에 이사회에서는 또 이 사람들이 자기 마음대로 하냐, 그게 아니라 이 창업가문의 2명과 전문경영인 3명, 이 5인이 만장일치제로 해요. 이렇게 전횡을 못 하게 하는 거죠. 이런 합리적 승계 시스템을 갖춘 곳은 지속적으로 발전했고, 그렇지 못한 부분은 도태됐다는 거에요. 한국 재벌도 사실은 어쩌면 지금 그런 중요한 분기점에 서 있다는 것이죠.

앵커:
그러면 곽 기자님 말씀하신 것은 기업이 자체적으로 만들어 주기를 원하시는 거죠? 정책이나 어떤 제도보다?

곽정수:
그러면 참 좋은데 자꾸 이번에 한진 같은 문제도 생기고 또 다른 재벌 문제 생기고, 이렇게 되면 사회적인 압력이 커지겠죠. 그렇게 되기보다는 스스로 알아서 하는 게 제일 좋겠죠. 그게 그 가문이나 혹은 기업이나 혹은 국가 경제를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얘기죠.

앵커:
국가 경제 얘기하니까 또 최승노 부원장님이 안 떠오를 수가 없는데, 이런 것을 자체적으로 하는 게 맞는지, 아니면 이런 거 자체를 반대를 하시는지?

최승노:
우리가 미국의 선진 기업들의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을 보면요. 삼성도 그것을 오랫동안 지켜봤어요. GE라든가 GM, 다양한 IBM, 다 차세대 리더를 키우거든요? 샐러리맨으로 해서 다 CEO가 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차세대 리더는 직원들 중에서 뛰어난 사람을 선발해서 리더 교육을 따로 시키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잖아요? 삼성도 이미 그런 것들을 오랫동안 준비해 왔고 실질적으로 이재용 부회장 같은 경우는 그러한 리더 교육 과정을 오랫동안 겪어 왔죠. 그래서 우리 시스템도 2세, 3세는 단순히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정치인들도 보면 2세, 3세가 정치 많이 하고 있고 연예인들도 보면 2, 3세가 지금 연예인 활동 많이 하잖아요? 그만큼 가족의 내력이 그 후손들에게 연결이 되는 과정에 우리 사회가 와 있는데요. 그랬을 때 이러한 차세대 리더를 키우는 프로그램은 기업 내에서 당연히 만들어야 되고 이번에 대한항공 스캔들 같은 경우에는 그 과정에서 어떻게 보면 한 사람이 탈락한 거에요. 우리가 이러한 것들을 기업이 잘 만들 수 있도록 어떻게 보면 삼성도 그러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도 필요하다, 이렇게 봅니다.

앵커:
저희 이제 시간이 1분도 안 남았네요. 저희 금요기획은 정의를 한 번 내리고 끝나거든요. 오늘은 재벌, 대기업은 뭐다, 라고 한 마디씩 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정선섭 대표님께 먼저 여쭤볼게요. 재벌은 뭐다?

정선섭:
한국 경제에서 재벌은 필요악이다,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앵커:
최승노 부원장님?

최승노:
저는 대기업, 재벌은 우리 경제의 경제 성적표다, 마치 경제 올림픽의 금메달 같은 것이다, 그래서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굉장히 뉘앙스가 다른데요, 두 분? 곽정수 기자님은 재벌은 뭐다?

곽정수:
뭐다, 라기보다 하여튼 저는 3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재벌의 미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완전히 세 분이 다 엇갈리는 답변을 내 놓으셨습니다. 굉장히 유익한 말씀을 많이 들었던 것 같고요. 비단 삼성의 문제가 아니고 한진의 문제만도 아니고요. 우리나라 전체를 이끌어 가고 있는 재벌기업들에서는 많은 고민을 해야지 될 것 같습니다. 오늘 얘기 굉장히 잘 들어봤습니다. 대기업의 지배 구조 이야기였고요. 한겨레신문의 곽정수 선임기자,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이사,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과 함께 얘기를 나눠 봤습니다. 세 분 모두 감사합니다.

곽정수:
감사합니다.

정선섭:
감사합니다.

최승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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