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생명 존중을 모티브로 한 영화에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고, 지갑을 연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 박성현 <뉴데일리> 주필
“이념을 넘어 문화의 순수목적인 다양성의 활로를 열어준 영화 <국제시장>은, 한국영화사에서 새로운 3세대의 출현을 알리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 최공재 영화감독, <차세대문화인연대> 고문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국제시장>이, 지난 40년간 좌파영화인들이 장악한 한국영화계의 권력구조를 해체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나아가 영화 <국제시장>이 내수용으로 전락한 한국영화계의 한계를 뛰어넘는, [3세대 영화]의 출현을 알리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런 분석은 20일 자유경제원(원장 현진권)이 개최한, <국제시장: 우리시대에 주는 의미>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제기됐다.
현진권 원장의 사회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는, 김승욱 중앙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박성현 뉴데일리 주필, 조우석 문화평론가, 최공재 영화감독, 권혁철 자유기업센터 소장 등이 참석했다.
김승욱 교수는 영화 <국제시장>에 대한 좌파영화인들의 부정적 견해를 먼저 소개했다. 좌파문화계 인사들은 영화 <국제시장>에 대해, ▲ 아버지세대를 무한찬양해 박정희 시대를 미화했다, ▲젊은 세대를 이기적이고 철없는 존재로 묘사해 세대 간의 갈등을 자극했다 등의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김승욱 교수는 이런 시각에 대해 이렇게 논평했다.
“많은 이들이 이 영화를 보며 눈물을 흘리고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분들은 인사를 받을 자격이 있다]는 긍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윤제균 감독도 [부모마음은 이념이나 세대를 초월한다. 우리 아버지 세대의 이야기를 통해 세대 간 소통과 화합-공감대를 키우고 싶었다]는 말을 했다.”
이어 그는 “영화 <국제시장>은 사회적 배경을 주목하기보다는 한 개인이 각 상황 속에서 가족을 돌보기 위해 처절하게 노력하는 모습에 주목했다. 한 가장의 눈물어린 헌신은 부끄러운 것도 아니고 천박한 것도 아닌, 이 사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다”라고 강조했다.
권혁철 소장은 영화의 배경이 되는 1960년대 초 한국의 경제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전체 노동력의 절반 가까이가 사실상 실업상태와 마찬가지였다.
외국으로부터의 외자유치도 절실했다.
우리나라는 당시 노동력 부족현상을 겪고 있던 서독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인력송출을 통해 경제개발에 필요한 외화를 획득할 수 있었다.”
권 소장은 이어 “독일로 파견된 광부와 간호사들은 본인이 직접 수령한 임금 중 일부를 본인의 의지에 따라 한국으로 송금했다. 1965년부터 1967년까지 3년간 파독근로자의 국내 송금액은 총 1,300만 달러를 넘었고 송금액이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78%에 달했다”고 밝혔다.
최공재 감독은 정치적 편향성에 함몰된 한국영화계에서 영화 <국제시장>이 가지는 의미를 주목했다.
그는 한국 영화사를, 질적으로는 부족했지만 다양한 소재로 황금기를 이룬 1세대와, 80년대 정치투쟁의 도구로 결성된 좌파영화집단들이 DJ정부 출범과 함께 영화계의 실세로 부상한 2세대로 나눴다.
최 감독의 날카로운 비판이 이어졌다.
“1세대가 한국영화의 다양화와 해외진출로 한국영화를 외연을 확장시켰다.
반면, 2세대는 정부의 일방적 지원에 안주하면서 정치적 편견에 매몰돼, 소재의 다양성을 훼손하고, 한국영화를 내수용으로 전락시켰다.”
최공재 감독은 바로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영화 <국제시장>이 갖는 의미가 남다르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최 감독은 영화 <국제시장>이 한국영화사의 3세대 출현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우석 평론가는 지금 한국사회가 겪는 혼란은 [헌법의 기본정신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서의 이탈] 때문이라고 진단하면서, 좌파의 문화권력 장악을 그 근본원인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영화계 역시 40년 가까이 좌편향 이념에 물들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우파 문화상품]에 꼭 필요한 전략으로 [5분간의 우파논리]를 제안했다.
이것은 미국의 좌파 시나리오 작가인 존 하워드슨이 주장한, [공산주의의 원리가 시나리오에 5분간 들어갈 수 있도록 하라]는 개념을 거꾸로 우파에 차용한 것이다.
조우석 평론가는 대응방안도 제시했다.
“21세기 [빅5] 장르인 소설-영화-TV드라마-만화-게임분야에 우파가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핵심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를, 좌편향 문화세력에 응전하는 문화운동의 제1전선으로 설정하고, 그에 걸 맞는 역할을 부여해야한다.
그것은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여당의 몫이다.”
박성현 <뉴데일리> 주필은 영화 <국제시장> 속에 깃들어 있는, [생명존중 사상]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박성현 주필은 보수주의 정치철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영국 정치가 에드먼드 버크(Edmund Burke)가 말한 “인간은 자의식이 있는 개인(sentient individual being)”이라는 문장을 인용해, 영화 <국제시장>의 의미를 철학적 관점에서 재조명했다.
[인간의 번영]과 [생명에의 존중]으로 집약되는 보수주의 정치철학적 관념을, 가장 맛깔나게 스크린에 옮긴 영화가 바로 <국제시장>이란 것이 박성현 주필의 설명이다.
“영화 <국제시장>은 [인간]과 [생명]을 핵심 키워드로 하는 버크의 사상을 반영하고 있다.
인간과 생명 존중을 모티브로 한 영화에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고, 지갑을 연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박성현 주필은 영화 <국제시장>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려는 좌파영화인들의 행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영화 국제시장의 표면에는 아무런 정치적 메시지가 없지만, 질곡의 한국 근현대사를 온몸으로 겪는 등장인물들의 삶을 통해, [자의식을 가진 개인]이 [생명 번영]을 위해 몸부림치는 과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보수주의 정치철학의 핵심코드를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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