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삼현 "마녀사냥 도구로 전락할 수 있어…실적 좋은 만큼 받아야"
2015-01-21 22:20
[뉴스핌=고종민 기자] 정부의 5억원 이상 연봉 수령자에 대한 상여금 내역 공개 추진과 관련, 기업 영업 비밀과 임원 개개인의 사생활 침해라는 문제제기가 나왔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기업공시 서식 규정′을 개정, 이르면 지난해 사업보고서부터 5억원 이상 연봉 수령자의 상여금 내역과 지급 근거를 구체적으로 기재토록 할 계획이다. 현재는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는 등기임원만 공개하고 있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21일 자유경제시장단체인 ′자유경제원′에 등재한 ′임원연봉세부내역공개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기고문을 통해 "임원의 보수와 그 세부적인 산정내역은 해당 기업의 경영전략이나 경영효율성제고와 관련된 영업 비밀"이라며 "동시에 임원 개개인의 프라이버시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 제37조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 될 수가 있다"며 "입법과 규정개정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헌법적 정합성이나 입법적 정당성 없는 보수공개와 그 세부내역 공개는 마녀사냥으로 전락할 수 있다"며 "경영참여는 물론 투자도 회피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에 따르면 향후 쟁점은 ▲우리나라 상장기업 임원 보수액의 과다여부 ▲개별 임원 보수공개 입법의 목적 정당성 ▲국민의 알권리와 임원들의 프라이버시권의 관계 등이다.
특히, 그는 국내 기업 임원들이 과다 연봉을 받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전 교수는 "2013년 10대그룹 상장사 임원의 평균 보수는 10억4000만원이며, 삼성전자가 2014년 3월 31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CEO들의 보수가 최고 67억7300만원(스톡옵션 포함)"이라며 "그러나 우리나라 임원들의 보수가 많다는 시각은 문제"라고 우려했다.
미국 연봉 정보 제공업체 ′페이스케일′ 자료에 따르면 ′포천′지 기준 1위 기업인 엑손모빌의 CEO와 일반 직원의 연봉 평균은 121배에 달하고 월마트는 1034배였다. GE와 포드자동차도 각각 105배, 304배다.
결론적으로 삼성전자 임원이 과도한 보수를 받았다고 단정하는 것은 논란의 여지를 안고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상장사 임원들이 합당한 보수를 받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전 교수는 "영업실적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상장사 임원들이 과도한 보수를 받았는지에 대한 검토 또한 필요하다"며 "최근 배임 등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오너 회장들이 수십에서 수백억대의 보수를 받았고, 야후에서 최근 실적부진으로 해고된 카스트로 전 야후 COO도 15개월 간 일한 대가로 5800만 달러(약 602억6200만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영 실적이 좋으면 고액의 연봉을 받고, 실적이 부진하면 적은 연봉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며 "여론을 형성하는 언론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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