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잃은 내가 만난 운명의 Book (17)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
선택할 자유는 경쟁과 혁신을 촉진해 시장을 더욱 발전시켜 나간다. 선택할 자유가 없다면 문명의 진화는 정지된다.
밀턴 프리드먼이 쓴 '선택할 자유’는 “정부가 모든 문제 해결의 중심이라고 믿는 정부개입주의는 맹신 이며 잘못된 것”임을 밝힌다. '선택할 자유’는 통제를 앞세운 정부가 어떻게 잘못된 결과를 가져오는지, 소비자의 선택을 제한하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 일인지를 알려준다. 이 업적으로 밀턴 프리드먼은 1976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세계 경제는 1930년대부터 이어진 정부개입주의로 인해 1970년대 심각한 인플레이션과 엄청난 경제 침체에 빠진다. 프리드먼은 1780년부터 1929년까지를 성공한 역사로 평가한다. 제한된 정부를 지향하는 자유주의가 오랫동안 지속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성공은 개인의 자유와 경제적 자유라는 두 축이 잘 어울린 결과라고 그는 썼다.
경제적 자유는 재산권 보호, 무역의 자유, 작은 정부 등의 의미로 설명되었다. 이런 프리드먼의 논의는 후에 '경제자유지수’라는 구체적이고 계량적(計量的)인 형태로 발전하였고, 세계의 나라들은 경제적 자유를 증진시키기 위해 경쟁하며 발전을 이룩하였다. 반면 이런 자본주의의 경제적 자유를 부정하고 공산주의를 주장한 카를 마르크스의 사상은 결과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폭압과 가난으로 내몰았다. 공산주의 실험을 했던 국가들은 모두 경제적으로 완전히 침몰했으며, 결국 소련의 붕괴와 함께 막을 내렸다.
이처럼 공산주의 국가들은 패망했지만, 1930년대 경제 수준이 비교적 높았던 선진국가에서는 또다시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정부에 의존하는 삶을 강요하는 정부개입주의 열풍이 거셌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자본주의 진영에서 일어난 사회주의 열풍은 주로 정부의 역할을 늘리는 방식에 바탕을 두었다. 이를 상징적으로 대표하는 인물이 바로 정부개입주의 시대를 연 존 메이너드 케인스이다. 케인스는 선진국이 사회주의에 오염되도록 만들었다. 그는 개인의 자유와 선택을 대신하여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시대를 활짝 열었다. 193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는 정부의, 정부에 의한, 정부를 위한 '정치의 시대’였다. 큰 정부는 지배적 힘의 실체였고, 모든 사고와 해결방식은 정부를 통해 가능했다.
그러나 정부개입주의는 세계 경제를 위기로 빠뜨렸고, 이런 경제 가뭄 속에서 밀턴 프리드먼의 등장은 단비와도 같았다. 사회주의 정치 사조를 종결시키고 자본주의의 순수성을 복원하여 인류의 삶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데 성공하였기 때문이다.
'선택할 자유’는 정부의 역할을 개인의 생명·재산·자유를 지키는 일로 최소화할 것과 정부의 힘을 최대한 분산할 것을 주장한다. 프리드먼은 “진정한 자유인이라면 나라가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묻지도 않을 뿐더러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묻지도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면서 자유인은 “나 또는 나의 동포가 정부라는 조직을 통해서 자유 수호와 사회정의의 실현, 그리고 개개인의 책무를 어떻게 감당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를 물어야 마땅하다”고 하였다.
'선택할 자유’에서 주목할 점은 프리드먼이 “자유가 절대적”이라고 주장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자유에 제약이 가해질 수 있다는 것도 인정한다. 그가 반대하는 것은 자유에 대한 '지나친 제한’이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자유가 절대적일 수는 없다. 우리는 상호의존적인 사회에서 살고 있다. 우리의 자유에 어떤 제한이 가해지는 것은 자유에 대한 더 나쁜 다른 제한을 회피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도가 지나치게 자유에 제한을 가해 왔다. 오늘날 우리에게 긴급히 필요한 것은 자유에 대한 제한을 추가시키는 일이 아니라 제한을 배제시키는 일이다.”
자유와 평등 중 어느 쪽을 우선할 것인가는 인류의 오랜 숙제였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자유주의와 정부개입주의의 갈등 뒤에는 이런 문제가 놓여 있다. 프리드먼의 다음과 같은 말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평등을 자유보다도 앞세우는 사회는 결국 평등도 자유도 달성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평등을 달성하기 위해 힘을 사용하면 자유가 파괴될 것이며, 좋은 목적을 위해서 끌어들인 힘일지라도 결국 자신의 이익을 증진시키려는 사람들의 손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인간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추구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이것이 바로 선택할 자유다. 정치, 종교, 사회 등 삶의 전반적인 것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 이런 선택을 정부가 대신하는 사회가 잘살기는 어렵다. 정부가 '훌륭한’ 목적을 내걸고 국민의 선택권을 빼앗아 가는 것은 대부분 이익집단에 이용되거나 정부의 권력만을 키우는 데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에 의존해서 문제를 풀려는 가부장적 문화에서 벗어나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고 경제적 자유를 확대하는 길이 바로 진보의 길이다.
■ 이 책 이래서 권합니다
자유주의 사상서로 처음 접한 책…경제적 자유 중요성 깨달아
필자가 자유주의 사상서로서 가장 먼저 접한 책은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Free to choose)’다. 운동권 서적이 많았던 시대적 상황일 때 읽어서인지 좀 색달랐다. 다른 책과는 확실히 다르다고 느껴졌다. 현실에 잘 부합하는 메시지를 포함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의 내용은 필자의 세계관과도 잘 부합하였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당시 대학가 분위기는 유난히 자본주의와 자유주의에 대해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사고가 지배하고 있었다. 바람직한 비판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지만 부정적 사고는 비관론으로 빠지기 쉽다. 하지만 '선택할 자유’를 통해 접해 본 자유주의 사상은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이었다. 이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 책은 “넓은 세상에는 현실을 책임 있게 운영하는 체제가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책은 이를 합리적이고 수준 높게 제시하고 있었다. 어렴풋이 느낄 뿐이었지만 책은 개인적으로 부합하는 논리를 제공할 뿐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도 경제적 자유와 정치적 자유를 확보할 수 있는 납득할 만한 방법론을 제시하는 힘이 있었다.
이 책은 자유주의 사상의 바탕을 밝히고, 그 정책적 대안까지 내놓은 현실성을 갖추었다. 결국 1980년대 자유주의는 새롭게 조명되었고, 현실정치를 통해 정책으로 구체화됐다. 자유는 책임을 전제로 하므로 긍정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반면에 평등을 우선하면서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경직되고 억압된 부정적 결과를 초래한다.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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