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LG그룹 창업자 구인회 (1) - 구인회 포목상점을 열다

자유경제원 / 2015-03-30 / 조회: 2,568       업코리아
자유경제원은 한국의 기업가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다. 시대를 이끌어간 기업가, LG그룹 창업자 구인회의 이야기를 전남대 경제학부 김영용 교수가 정리했다.

  

“여러분이 걱정해 주는 것은 정말 고맙습니다. 그러나 나는 한 푼이라도 얻을 수만 있다면 더 끌어다 쓰자고 주장하는 사람입니다. 무엇이 두려워 차관을 사양합니까? 어떤 사람들은 외국 빚 많이 얻어 썼다가 나중에 파산한다 하지만, 그 돈 꾸어다가 잘 먹고 잘 입는 데 탕진한다면 모르거니와, 산업 일으키는 데 쏟아 붓고 열심히 키워 나가는데 왜 파산을 합니까? 해 보지도 않고 겁부터 먹는 패배주의자는 결국 아무 일도 이루지 못합니다. 빚을 얻어서라도 도전하고 노력하다 보면, 우리나라도 언젠가는 원자재를 생산하게 될 것이고 기술도 높아져서 세계 수준의 공업국가가 되지 않겠어요? 나는 그것을 확신하고 그 날이 오는 것을 낙으로 삼고 일합니다.” “최근 들어 자꾸만 외국 차관들을 들여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래도 되는 겁니까? 나중에 빚더미에 올라 앉아 큰 일 내는 것 아닙니까?”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자본의 중요성을 강조한 연암의 답이었다. 1)

“이런 것이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진짜 사업인기다. 생산업자는 부족한 생활필수품을 만들어 내는 게 참 애국하는 길인기라. 남들이 미처 생각지 못하고 있는 사업을 한 번 성공시켜보자. 그런 보람 한 번 찾아보자” 국민들의 생활에 도움이 되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는 연암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말이다.

“사업은 기회고 선점이다.” “몇 년 해서 안 된다고 문을 내릴 순 없다. 구름 뒤에 숨은 해를 생각해야 하는 기라.”개척 정신을 강조한 연암의 말이다. 

구인회 포목상점을 열다 

   
▲ LG그룹 창업자 구인회

연암(蓮庵) 구인회(具仁會)(1907~1969)! 한국의 산업화를 이끈 주역 중의 한 사람이다. 연암이라는 구인회의 호는 연암이 사업의 기틀을 잡았던 부산 연지동 집터라는 뜻을 담고 있는데, 연암은 연지동 공장 시절에 플라스틱 공업과 생활용품 사업을 본격적으로 일으켜 사업가로서의 자리를 잡았다.
 
초창기 한국의 자본가-기업가가 대부분 그러했듯이 연암은 토지자본을 상업자본화하여 유통 부문에 진출한 후, 이를 다시 산업자본으로 전환하여 화학산업, 전자산업, 그리고 중화학 공업으로 다각화된 오늘의 LG그룹을 탄생시켰다. 연암은 경남 진주 출생으로 중앙고보 2년을 수료하고 1947년 LG화학(당시 락희화학공업사) 사장, 1953년 LG상사 사장, 1962년 금성사 사장, 1964년 한국경제인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시대의 변천과 흐름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힘을 기르면서,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도전을 계속했고 사업을 하는 목적을 국리민복에 두었다. 또 팀워크와 책임 경영을 강조하면서 인화단결과 합작을 제일의 경영 철학으로 삼았다. 

연암은 1931년 7월 부친으로부터 받은 종자돈 2,000원과 동생 구철회의 자금 1,800원으로 진주에 '구인회포목상점’을 열었다. 그러나 장사가 잘 안 되어 500원의 손해를 본 후 고향의 토지를 담보로 동양척식회사로부터 8,000원을 융자받아 포목 유통으로 돈을 벌었다. 그러나 1936년 병자년의 대홍수로 그 동안 축적했던 재산의 대부분을 잃었다. 이에 굴하지 않은 연암은 이후 꽤 많은 돈을 벌었는데, '대홍수 뒤에는 풍년이 들고, 그렇게 되면 혼수용 포목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과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하자 '옷감 등 생필품 수요가 급등할 것’이라는 예상이 적중했기 때문이었다.

연암이 병자년 수해를 딛고 다시 일어선 것은 그가 평소 사람들과 좋은 신용 관계를 유지했기 때문이었다. 실의에 빠진 연암은 재기를 꿈꾸며 부산과 진주의 은행들을 찾아다니며 자금을 구하려 했으나 쉽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이전부터 사귀어 온 원창약방의 주인 원준옥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연암은 한 장으로 정리한 사업계획서를 들고 원준옥을 찾아가 큰돈을 빌릴 수 있었다. 신용이 재기의 발판이 된 것이다. 

1) 이 글에 나오는 연암에 관한 일화나 그의 말은 모두 김영태 지음, 『비전을 이루려면 I 연암 구인회』(주)LG 2012년과 조동성 외 지음, 『한국 자본주의의 개척자들』, 월간조선사 2003년에서 인용한 것이다. 또한 이 글에서 사용하는 '자본가’, '기업가’, '경영자’는 특정 개인이 수행하는 기능에 따른 분류이며 특정 개인은 '사업가’로 통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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