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 조형곤 칼럼 > 중학생 추천도서로 둔갑한 통합진보당 정치투쟁 매뉴얼

자유경제원 / 2015-04-27 / 조회: 3,217       업코리아
   
▲ 조형곤 21세기미래교육연합 대표

'통합진보당을 살리자며 대자보를 붙이는 중학생!’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그런데 이게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책의 내용도 놀랍고, 그 책을 중학교 3학년 대상 추천도서로 선정한 것도 놀라우며, 제일 압권은 그 책을 추천한 사람들이 현직 학교 교사들이라는 점이다. 책으로 따뜻한 세상을 만든다는 교사들, 줄임말로 책따세가 지난 2014년 겨울방학을 맞아 청소년 추천도서로 선정한 이 책의 제목은 『김치도 꽁치도 아닌 정치』이다. 

“캬하, 정치가 19금이냐? 우리도 해 보자, 그까이꺼”

이게 이 책의 주요 메시지이다. 다음은 이 책의 일부이다. 세상 물정을 모르는 중학생은 물론 대학생까지도 이 책을 읽으면 혹하고 빠져들 만한 내용들로 가득하다. 그러나 이는 대단히 큰 함정이며 사회주의 선동에 다름 아니다. 마치 마르크스가 대한민국에 살아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을 주기에 충분한 책이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에서 빨갱이는 그 이상의 의미를 담는다. 빨갱이라는 말은 ‘불온 세력’, ‘반역자’라는 낙인이다. 한국 전쟁 당시에 숱한 사람들이 빨갱이로 몰려 죽임을 당했고, 민주화된 오늘날까지도 빨갱이 딱지가 붙어서 삶을 짓밟힌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국가 보안법도 대표적인 ‘빨갱이 딱지 붙이기 법’ 중 하나다. 빨갱이는 한국 사회의 광적인 이데올로기 마녀사냥을 보여준다. 더 이상 쓰면 안 될 말이다.(33쪽) 

6.25는 북한 괴뢰도당의 김일성이 소련의 사주를 받아 적화통일을 목적으로 기습 남침한 한국전쟁이다. 숱한 사람들이 김일성과 공산당의 꼬임에 넘어가 빨갱이 짓을 했고 그로 인해 한국전쟁은 세계 그 어떤 전쟁보다 비참했다. 한국 전쟁 이전부터 빨갱이들은 자유 대한민국의 건국을 방해하고 적화통일을 꿈꾸었다. 당시 광적인 이데올로기로 자유 대한민국의 건국을 방해했던 세력은 바로 빨갱이 즉 사회주의자들이었다. 그런데 문제의 이 책은 이러한 역사적 사실들을 외면한 채 빨갱이라는 말을 쓰지 말 것을 주문하고 있다. 장차 이 책에서 주장하게 될 민노당의 강령과 정책을 따르는 자들을 빨갱이로 봐서는 안 된다는 경고이며, 사전에 미리 독자의 의문점을 제거한 노련미가 넘쳐 보이는 대목이다.

상가임대차보호법의 원래 취지는 이런 상인들을 보호해 주는 거예요. 최소 5년은 한자리에서 장사를 할 수 있게 되어 있어요. 그런데 이 법에 허점이 있어요. 우리 가게가 바로 그 구덩이에 빠지게 생겼고요. 제가 '커피콩당’문을 연 게 8개월 전이에요. 이전 직장을 그만두고 받은 퇴직금이랑 있는 돈을 다 털어서 카페를 열었죠. 빚도 얻었어요. 카페는 인테리어 비용이 많이 들어요. 그리고 우리 카페는 원두를 직접 볶아서 커피를 내리는 로스터리카페라 설비비도 많이 들고요.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다가 가게를 열었어요. 그런데 한 달 전쯤 갑자기 집주인이 오더니 가게를 비우래요. 나가래요. 이 건물을 허물고 여기에 새 건물을 지을 거래요. 이게 말이 돼요? 문 연 지 8개월밖에 안 됐다고요. 그런데 나가라니요?(53쪽) 

내가 볼 때,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다가 그렇게 무식하게 재개발 지역에 투자를 하는 자영업자는 망해도 싸다. 그런데 가만 보니 본인의 판단실수를 정치권에 전가하고 있다. 현실에서 이렇게 무지하게 사업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는 다분히 선동을 하기 위해 억지로 만든 사례에 불과하다. 임대인과 임차인이 부동산 전세계약을 하면서 중간에 공인중개사 하나만 끼어 있어도 이런 낭패는 면할 수 있다. 이런 황당한 사례를 보편적인 사례로 둔갑시킨 것은 우리나라 법체계를 깡그리 무시하는 태도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다. 다분히 고의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교묘하게 짜여 진 이 책의 구성은 어린 학생들로 하여금 쉽게 빠져들게 만든다. 그리고 국가의 법률체계가 대단히 잘못된 것으로 판단하게 한다. 일종의 속임수를 부린 것이다.

일본 역사 교과서 논란을 보면서도 같은 생각을 한다. 하기는 어디 일본뿐이랴. 친일파 후손들과 뉴라이트 계열은 친일 인사들의 행적을 두둔하고, 임시 정부의 가치를 폄하하며 항일 운동의 진정한 뜻을 희석하려 한다. 일제 강점기부터 한국 전쟁까지의 혼란한 시대에 친일에서 친미 노선으로 갈아타며 민족을 배반한 이기적인 매국노를 위인으로 등장시키기도 한다. 아직까지는 '친일파 같은 놈’이라는 말이 욕이지만, 그들이 이런 식으로 역사를 왜곡하게 둔다면 '우리 할아버지는 친일파였어.’라고 자랑하는 후손이 나올지도 모른다.(66쪽) 

빨갱이라는 말을 쓰지 말래놓고선 '뉴라이트’는 천하의 죽일 놈으로 매도하고 있다. 뉴라이트는 매우 합리적이고 좋은 의미의 단어이다. 이데올로기적 대립이 극한에 다다를 때 좌든 우든 서로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새로운 진영 즉 중도 보수와 진보 진영을 뉴라이트와 뉴레프트로 구분해서 합의를 도출해 내려는 시도에서 나온 시의 적절한 용어이다. 그런데 빨갱이는 쓰지 말라 하고 좋은 의미의 뉴라이트는 그 원 취지와 무관하게 나쁜 놈으로 매도하는 작가의 전략에는 혀를 내두를 정도의 교묘함이 숨어 있다. 

친일파 할아버지를 자랑하는 후손 이야기는 비판할 필요조차 없는 지나친 비약이다. 그런데 이런 말들이 먹힌다. 왜 그럴까. 아마도 그 이유는 합리적 사고가 아닌 감성적 사고가 앞서는 후진적 문화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 학교는 얼마나 위계적이고 억압적인가. 규칙과 규율로 아이들을 가두고 성적이라는 잣대 하나로 줄을 세운다. 1등이 아니면 다 쓸모없는 인간 취급을 받는다. 이것이 폭력이 아니고 무엇인가. 폭력적인 힘을 품고 있는 공간에서 폭력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것부터가 웃기는 일이다.(71쪽)

과연 그럴까? 교장이 군림하고 있는 학교가 있기나 할까? 천만의 말씀이다. 지금 교육계는 진보성향의 교육감과 전교조 사이에 교총은 허우적거리고 있고 교장들은 눈치 보느라 교육적 소신을 팽개친 지 오래다. 오히려 학교의 책무성은 땅에 떨어지고 전교조를 비롯한 좌파 단체들이 학교자치조례를 제정하려 들면서 학교를 장악해 가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학교폭력의 이유는 학생들 시험보고 줄세우기 때문이 아니라 학교와 학생간의 자율적 계약이 없이 평준화라는 미명하게 학생을 강제로 학교에 배정하는 그 폭력적 환경 때문이다. 만약 학생은 학교를 선택하고 학교는 학생 선발권을 가지고 있어서 상호 동의하에 계약하여 학교를 다니게 한다면 학교 폭력 같은 것은 절대 발생하지 않는다. 모든 학생은 똑 같은 교실에 똑 같은 교육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국가 독점 교육이 오늘날의 학교 폭력의 원인이다.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하는 작가는 일제고사 반대라는 전교조의 주장을 그대로 되풀이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대학 서열화를 깨부수고 평준화로 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우리 사회의 심각한 소득 불평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73쪽) 

이 책의 작가는 고교평준화에 이어 대학평준화를 주장했고, 나아가 소득 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하자는 주장은 사회주의를 실현하자는 주장과 맥을 함께 한다. 

소득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려면 일한 만큼 대접 받는 사회를 만들자고 해야 한다. 기업가가 밤 잠 안자고 평생을 노력해서 번 돈을 문제 삼을 수는 없다. 부지런한 근로자가 게으른 근로자보다 두 세배의 월급을 받는 것 역시 나무랄 일이 아니라 권장할 일이다. 문제는 동일 가치의 노동에 동일 임금을 받는 것이 아니라 정규직 귀족노조라는 기득권에 기대에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의 임금을 착취하는 작금의 모순을 제거해야 한다. 동일 가치의 노동에는 동일 임금이 주어져야 한다.

이 책의 주인공 일선이 가입한 정당은 무지개당이다. 큰 틀에서 야권이라고 볼 수 있지만 자세하게 보면 민노당임을 알 수 있다. 민노당은 해산된 통합진보당의 전신이다.

핵 발전소, 송전탑 건설, 제주 해군 기지 건설 같은 아주 구체적인 문제에 대해 조사해 보자. 또 우리가 있는 곳에서부터 이러한 문제를 알리고, 필요하면 서명도 받자고 한 건 일선이었다. 저항과 시위가 필요한 문제에 관한 정보는 무지개당에서 정기적으로 보내 주는 이메일을 통해 알고 있었다. 몇 해 전부터 일선은 무지개당 당원이었다. (94쪽) 

억지로 만든 사례인 '동네 카페의 강제철거’에 맞선 중학생 주인공들은 무지개당 당원으로서 시위에 나서고 학교를 일대 혼란에 빠트린다. 

나는 학교에서 침묵하고 방관하라는 메시지를 배웠다. 학교가, 선생님이 내게 방관자가 되라고 가르치다니…. 난 이런 천박한 생존법을 배우려고 학교에 다니나? 뇌 없는 국민, 명령대로만 움직이는 노동자를 만드는 게 교육의 목적인가? 정말 학교가 그런 곳이라면 나는 더 이상 학교에 다니지 않겠다고, 학교에 다닐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139쪽) 

중학생이 여기까지 읽어나갔다면 당장 거리로 뛰쳐나가고 싶은 생각이 들것이다. 광우병 촛불집회, 세월호 폭력집회를 정당화 시켜주는 세뇌교육이 지금 우리의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공중파 방송국 사장은 정부와 친한 사람이 낙하산으로 꽂히니, 정부를 비판하거나 잘잘못을 가리는 뉴스 따위는 아예 볼 수 없다. 시민들이 서울광장에 수만 명씩 촛불을 들고 나와도 뉴스 카메라는 그곳을 비추지 않는다.(145쪽) 

수 천 명을 수 만 명이라 우기고, 정작 수십만 아니 수백만의 사람들이 혀를 차며 광장의 촛불을 비판하는 소리에는 무관심한 언론의 행태는 지적하지 않고 있다.

이런 내용을 담은 책이 중학교 3학년 추천도서라니 정말 큰일이다. 책따세는 1998년부터 청소년 추천도서를 발표해왔다. 책따세가 처음부터 이런 불량도서를 추천하지는 않았다. 학교와 공공도서관의 신뢰를 얻기까지 상당한 기간 동안 양서를 추천하려고 노력해 왔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책따세의 추천도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책들이 끼어들기 시작했다.

책따세는 즉각 이 도서를 추천도서 목록에서 삭제해야 한다. 현직 교사들이라면 그들의 모임도 국가공무원으로서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지켜야 하고 더욱이 교육자 입장에서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밥 한 끼 잘못 먹으면 식중독에 걸리지만 책 한권 잘 못 읽으면 평생 후회하며 살아갈 지도 모른다. 만약 책따세가 반성하고 수정하지 않으면 학부모의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차라리 도서관에 보내지 않는 것이 자녀 교육에 도움이 된다고 말이다. 


조형곤 
21세기미래교육연합 대표 
자유경제원 세상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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