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 김기수 칼럼 > 포퓰리즘에 물든 교육감선거가 법치주의를 퇴색시키고 있다

자유경제원 / 2015-05-15 / 조회: 3,173       업코리아
   
▲ 김기수 변호사

근대 입헌민주주의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성립된 법치주의는 개인의 자의나 폭력을 배제하고 객관적 규범에 의하여 국가권력이 작동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법치주의는 입헌군주국에서부터 오늘의 각국의 헌정사의 역사적 경험을 반영하여 발전하여 오고 있으며 우리 헌법상의 법치주의는 자유민주주의와 함께 헌법질서의 양대 축의 하나이다. 

법치주의는 영국에서 '법의 지배’ 즉 왕권에 대한 법의 우위를 의미하였으며 독일에서는 행정권력을 제한하는 이론으로 '행정의 법률적합성’을 의미하였다. 즉 국가권력은 의회가 제정한 법률에 무조건 기속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되다가 2차 세계대전이후 국가의 작용은 법률에 의하여야 할 뿐 아니라 그 법률의 내용이 '자유' ’평등' ’정의'로워야 한다는 실질적 법치국가이론으로 대체되었다.

우리나라 헌법상의 법치주의는 1) 국가권력의 형성의 정당성의 기초로서의 기능 2) 국가기능과 조직, 절차와 가치가 실질적법치주의의 원리에 부합하도록 유동적인 정치과정을 안정화하는 기능 3) 국가구조를 집권세력의 교체로부터 독립시켜 국가의 계속성을 보장하는 기능 4) 국가작용의 합리성, 예측가능성, 법적 안정성을 보장하는 기능 5) 국가권력을 제한하여 국민의 천부의 권리를 보장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이러한 법치주의는 위와 같은 기능을 하기 위하여 우리 헌법은 1) 기본권을 보장 2) 권력분립 3) 입법작용의 헌법기속 4) 중요사항법정주의(교육법정주의) 및 포괄적위임입법금지 6) 법치행정과 적법절차를 그 주된 요소로 하고 있다.  

한편 우리 헌법상의 민주주의는 '정치적 자유와 평등’을 내용으로 하는 정치질서이자 통치의 형태이다. 헌법재판소가 정의한 민주주의는 '모든 자의적 지배와 폭력적 지배를 배제하고 그때 그때의 다수의사에 의한 국민의 자기결정과 자유평등의 통치질서’라는 것이다.

이러한 민주주의질서는 국가의 의사결정은 대표자 또는 다수결에 의하는 것은 인정되나, 대표자나 다수가 교체될 수 있도록 잠재적 다수자인 소수자의 기본적인권이침해되지 않도록 국가권력을 기본권에 기속시켜 국민의 자유와 평등을 보장하는 질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민주주의 원리는 1) 다수결의원리 2) 소수자의 기회균등과 그 보호를 핵심원리로 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정치과정을 객관적규범에 따라 진행되게 하여 합리적 정치과정이 되도록 하고 다수의 폭력적 지배를 배제할 수 있어야 하며 대표자의 권력을 제한할 수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이러한 국가형성의 기본원리가 최근 지방교육자체를 실현하기 위한 교육감선거를 통하여 무너지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광역시, 도단위의 교육감선거가 주민직선제로 선출되는 제도가 도입되었지만 교육자치의 길은 요원하기만 하다. 

무상급식만 해도 그 근거법률이 되는 학교급식법의 개정이 필요하였지만 학교급식법의 개정없이 정치공약을 내건 당선자들이 법률적 근거 없이 다른 예산을 전용하여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상급식이 법률적근거를 가지지 않고 실행되는 바람에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차원의 예산확보부족과 법률의 개정과정에서 대의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국회가 충분한 이성적 검토가 결여된 채 무작위로 시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소수자의 보호라는 법치주의의 기본가치는 철저히 무시되고 파괴되었다.

무상급식을 위하여 예산을 전용하다 보니 기존에 교육예산으로 혜택을 받던 일부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일부 시혜적 정책들이 모두 폐지되었던 점은 얼마나 소수자보호에 역행하는 무법천지의 정치절차가 되어가고 있는지늘 잘 보여준다고 할 것이다. 

작년에 조희연교육감은 '자사고폐지’를 1순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되었다. 자사고는 학교별로 다양하고 특색 있는 교육과정 및 프로그램 운영을 통한 창의적 인재 육성, 학생·학부모의 다양한 교육 욕구 충족, 사학의 건학 이념에 부합하는 자율성 확대를 통한 창의적 인재 육성, 학생·학부모의 학교 선택권 확대를 통한 수요자 중심 교육의 활성화 등을 목적으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이 2009. 3. 27. 대통령령 제21375호로 개정되면서 신설된 제도로 이러한 자사고 제도는 대통령이 전국적으로 도입한 제도이므로 일개 교육감이 그 제도를 폐지할 수는 없는 것이며 제도의 도입과 폐지는 대통령의 권한에 속하는 것이다. 

서울특별시교육청자율학교등지정운영위원회가 2014년에 자사고 재지정 평가대상학교에 대한 자체평가와 현장평가를 실시한 결과 평가대상학교 전부가 지정취소기준점수인 70점을 상회하는 평가결과가 나왔고 이에 따라 동위원회는 2014. 6. 27. “14 자율형사립고등학교운영성과평가결과보고서”를 원안대로 가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조희연 교육감은 2014. 7. 1. 취임하자마자 이미 평가가 종결되어“재평가”의 아무런 법적근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2014. 7. 10. “서울특별시교육청자율학교등지정운영위원회”를 다시 개최하였음은 물론, “공교육영향평가자료”를 근거로 “2014년 자율형사립고 종합평가 기본계획안”을 수정하는 결의를 하도록 했다. 

결국 원고는 당선이후 이미 평가가 종료되어 자사고 지정취소협의대상학교가 전무함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자신의 공약인 자사고제도의 폐지를 목적으로 “서울특별시교육청자율학교등지정운영위원회”의결을 무시한 채 다시 재평가를 한 것은 물론 자사고지정에 대한 교육부와의 협의도 거치지 아니한 채 법령을 무시하고 자사고 지정을 취소하였던 것이다.

이제 이러한 행위는 결국 직선제 선거로 당선된 교육감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할 것입니다. 수백만 유권자의 선택을 받은 직선제 교육감이 아니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행위를 한 것이다.

조희연교육감의 행위로 말미암아 무상급식으로 표방되는 포플리즘이 정치과정을 변색하여 퇴영시킨 것을 넘어서 심각한 법치주의에 대한 도전이 아닐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교육자치의 차원을 넘어서서 우리 헌법질서의 양대 축인 법치주의가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는 인식을 함께 해야 할 시기다. 교육감의 선출방식으로서의 직선제는 이제 더 이상 방치해야 두어야 할 문제가 아니다. 선출비용이 얼마가 드는지 여부를 떠나 직선제교육감은 또 하나의 우리 사회의 권력으로 자리잡고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질서를 훼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과잉민주주의적인 절차로 우리 교육이 정치과정의 회오리에 휩싸이게 되었다. 우리 헌법이 예정하고 있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교육법정주의 원칙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김기수 변호사 
바른교육실천행동 대표 
자유경제원 현안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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