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하는 한 시위현장.<자료사진> |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비(非)정규직'이라는 용어가 노동시장을 왜곡시키고 있는 주범으로 지목됐다. 정규직이 아닌 모든 일자리를 한데 묶어 비정규직이라 표현함으로써 노동시장을 '정규직(정상) vs 비정규직(비정상)' 이라는 단순하고 왜곡된 형태에 갇힌 채 바라보도록 만든다는 비판이다.
남성일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20일 자유경제원 주최 토론회에서 이 같이 주장하고 같은 맥락으로 잘못 사용되고 있는 용어와 개념으로 '용역근로', '특수고용', '간접고용', '생활임금제', '체감실업률' 등을 예로 들었다.
남 교수는 "조직적으로 왜곡된 개념의 용어를 만드는 집단이 기업을 '생산의 주체가 아닌,노동을 착취하는 존재' 라는 가정 하에 노동자의 대척점에 놓음으로서 의도적으로 대립구도를 부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남 교수는 "'비정규직'이라는 잘못된 용어 아래 뭉뚱그려진 취업형태의 내부를 살펴보면 결코 하나의 개념으로 설명될 수 없다"면서 "시대에 따라 변하는 정당하고 다양한 취업형태가 존재한다고 강조하며 더 이상 '비정규직'이라는 잘못된 용어가 주는 이미지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동개혁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비정상으로 낙인찍힌 비정규직을 '없어져야 할' 취업형태가 아니라 다양한 계약의 한 종류로 인지하는 국제기준으로의 회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왜곡된 용어를 바로잡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동운 단국대 명예교수는 "16대 대선을 계기로 등장한 용어인 '비정규직'이 정치 이슈화되며 잦은 파업의 원인이 됐고 현재까지 '비정규직 차별 철폐' 정책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면서 "노동 관련 용어도 이제는 국제 표준에 맞게 사용돼야 한다. '비정규직' 용어는 '임시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희 한국산업기술대 교수는 "언론 등 매체나 사회단체에서 비정규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예가 무한대로 늘어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비정규직', '간접고용' 등 잘못된 용어가 갖는 광범위성과 그릇된 이미지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취업형태의 다양성에 대한 올바른 개념 인지와 더불어 정명(正命)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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