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의 교육을 위한 교과서의 좌편향성이 심각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시험문제의 좌편향성도 심각하다는 전문가들의 분석결과가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역사 교과에 대한 좌편향성은 오랫동안 제기돼 온 것과 달리, 시험문제을 포함한 사회, 문화, 문학, 경제, 윤리 교과에도 좌편향적 이념이 포함돼 있다는 지적은 사실상 처음나왔다는 점에서 파장이 만만치 않은 전망이다.
자유경제원은 22일 오후 자유경제원 회의실에서, '교과서 심층 분석 제1차 : 교과서 어떻게 편향되어 있나'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실제 학교에서 쓰이는 교과서와 시험문제의 좌편향 실태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토론회 사회를 맡은 현진권 자유경제원장은, "그 동안 수 차례의 교과서 좌편향 문제에 대한 토론회를 진행했는데, 항상 추상적이고 원론적인 분석만 있었다"며, "좀 더 구체적이고 세부적으로 분석하고자, 사회·문화와 문학 교과 분야를 분석하고, 교과서만큼 학생들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시험문제도 함께 분석하고자 한다"고 토론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교과서 좌편향을 둘러싼 수 많은 문제 제기가 있어, 여러 차례 토론회를 벌였다. 그러나 지금와서 보니 아주 추상적이고 원론적인 내용들만 강조했던 것 같다. 역사 교과에 대한 좌편향성은 수 차례 제기됐지만, 기타 교과에 대한 좌편향성을 분석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번 20차 교육쟁점연속토론회에서 '사회·문화'와 '문학' 두 교과를 분석하고, 교과서는 아니지만 교과서만큼 학생들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시험문제'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시험문제의 좌편향성을 분석하는 것은 아마도 최초가 아닐까 생각한다. 실제 학생들은 교과서 보다는 시험문제에 열중하는 경향이 있다. 시험문제에 담긴 내용들은 무조건 정답이라고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교과서와는 또 다른 방법으로 학생들에게 영향력을 미친다.
그래서 자유경제원은 교사와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교과서는 물론 시험문제를 분석하는 토론회를 마련했다. 이번 토론회에는 사회문화와 문학, 시험문제에 대한 좌편향성을 분석해서 어떻게 교과서가 이념에 물들어 있는지를 분석하고자 한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조윤희 부산 금성고등학교 교사는 고교생들이 보는 '사회·문화' 교과를 분석했다. 그는 "여러 토론회를 통해 우리 공교육은 전방위적인 이념 공격을 당하고 있으며, 교육계 안팎의 환경이 열악하다는 사실을 확일할 수 있었다"며, "교육이라는 돋보기를 통해, 사회 구석구석을 탐색한 결과, 교육이 이대로 가다가는 대한민국 사회 전체가 위험할 수 있다는 심각한 위기의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조윤희 교사는 공교육을 흔드는 문제로 '사람과 책의 오염'을 꼽았다. 조윤희 교사는 "사람을 바꾸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울 만큼 힘들다. 그런 이유로 책(교과서)을 분석하고, 문제의식을 갖는 작업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며, "일선 현장과 교실을 지키는 의식있는 교사들이 훌륭한 백신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고, 교과서가 바뀔 때마다 내용을 꼼꼼히 따져 학생들을 옳바른 길로 인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교육은 전방위적 공격을 당하고 있다. 공교육을 흔드는 문제로는 첫 번째가 '사람'이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학교 교육 담당 관청의 수장들을 비롯, 학교 내의 관리자부터 교사, 학교운영위원회에 이르기까지 '사람의 좌편향'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두 번째 문제는 '책'이다. 그 중 교과서의 문제는 심각하다. 학생들이 단지 수업시간에 수업 내용에 충실했을 뿐인데, 자신들도 모르게 좌편향된 생각을 주입당하는 것은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모르겠다.
우리 학생들이 좌편향된 교과서 내용들로 인해 생각의 자유라는 가치조차 누리지 못한 채, 철저히 세뇌 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교과서의 문제는 두 가지 방법으로 확인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이미 제작된 교과서 내용에 대한 검토로서, 교과서 집필 과정에 특정 가치를 편향되게 주입하지는 않았는가를 확인하는 것이다.
특히 정치적·외교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을 담고 있거나, 특정 기업이나 상품의 소개가 포함돼 있지는 않는지, 꼼꼼히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두 번째는 중요한 내용이 경도(傾倒), 왜곡 혹은 누락되지는 않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시민단체나 학부모단체와 같이 감시자 역할을 하는 이들이, 교과서 집필이나 검정과정을 들여다보기 어려운 만큼, 어떤 내용으로 교과서를 구성할 것인지의 프레임을 미리 정한 뒤, 적절한 내용을 채워 넣는 방식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다른 교과서에 비해 사회·문화 교과서에서 나타난 두드러진 문제점은 ▲자유 혹은 자유주의에 대한 편견 ▲경쟁에 대한 오해 ▲사회변동과 노동문제 혹은 복지와 관련돼, 과도한 정부의 역할을 당연하게 여기는 서술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이렇다. '자유 혹은 자유주의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 왜곡되고 뒤틀린 자유의 개념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교과와 연계시켜 자유의 가치를 올바르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
'경쟁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우리가 사회에서 말하는 경쟁은 남을 제거하고 자리를 차지하는 'zero-sum game'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가르치기 위한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쟁의 최종목적이 'positive-sum game'이라는 사실을, 즉 다른 구성원들이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 있다는 점을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사회변동과 노동문제 혹은 복지와 관련돼 과도한 정부의 역할을 당연시여기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임금격차, 실업, 노사대립, 최저임금제 등 사회복지 분야를 바라보는 기존의 시각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이어진 두 번째 발제에서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를 분석한 황인희 두루마리역사교육연구소 대표는, "문학 교과는 청소년들의 인생관과 가치관을 결정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아주 중요한 교과"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다른 과목에 비해 왜곡의 위험성이 훨씬 높다"고 지적했다.
황인희 대표는 문학 교과의 왜곡 위험이 높은 이유를 특유의 '상징성'에서 찾았다.
황 대표는 "작품에 실린 상징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것은 학생들의 몫"이라며, "교사는 그 과정에 도움을 주는 역할 만을 해야하는데, 일선 학교에서의 문학 수업은 주로 교사가 문학 작품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좌편향적인 내용들이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주입된다는 문제가 있다"고 분석했다.
문학 교육은 국어와는 달리 언어적 현상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그것을 얼마나 잘 감상하고 그 감상이 우리 삶의 질적 향상에 기여하게 하는가에 역점을 둬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문학 교육은 철저히 수용자인 학생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 작품에 대해 학생들이 받는 각기 다른 감동에 집중해, 살아 있는 감동이 학생의 가치관이나 미래의 삶까지 이어지도록 유도해야 한다.
문학 교과는 청소년들의 인생관과 가치관을 결정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아주 중요한 과목임에도 불구하고, 그 왜곡의 위험성은 다른 과목에 비해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문학 작품이 갖는 상징성 때문이다. 전국에 퍼져 있는 문학 교사들의 성향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교사들을 어떤 한 방향으로 교육하도록 이끌어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편향된 해설로 이끌어갈 수 있는 작품을 교과서에서 애초에 배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왜곡은 특히 소설에서 심하게 나타난다. 소설의 감동이 클수록 학생들은 "선생님, 이거 진짜로 있었던 일이예요?" 라고 질문하며,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학생들은 허구의 세계인 소설 속 세계와 현실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소설 속 세계를 사실로 믿게 된다. 자신들이 겪어보지 못한 시대가 리얼하게 그려진 소설일수록, 그런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나는데,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교사가 어떻게 답변을 하는가가 학생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를 결정한다.
더불어 문학 교과서 자체가 더 올바른 감동을 줄 수 있는 작품으로 채워져야 한다.작품에 대한 해설도 획일적인 것이 아닌, 독자 개인의 감동에 의존하도록 평가 방법의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
그러기 위해 ▲시련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담긴 내용 ▲장애인, 외국인 등 우리 사회의 소수자들도 차별 없이 융합돼 살아가는 내용 ▲이념적 편견을 주지 않을 수 있는 내용 ▲전통 문화와 장인 정신 계승에 대한 긍정적인 내용 ▲국가나 사회, 공동체에 대한 감사나 희망을 담은 내용 ▲문학사적으로 확실한 가치를 지닌 작품 ▲사상적 편향성이나 도덕적 문제를 지니지 않은 작가의 작품 ▲자살 등 극단적 해결 방법을 내놓지 않는 작품 ▲학생 스스로에게 창작의 의욕과 기회를 제공하는 작품 이란 기준으로 문학 교과서 수록 작품을 선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홍수연 한국자유연합 사무총장은, '시험문제를 통해 자신들의 신념을 주입시키려는 교사들'이란 주제로 '시험문제'의 영향력과 편향적 위험성을 분석했다.
홍수연 사무총장은 "우리나라처럼 교육의 현실적 목표가 입시에 집중돼 있는 경우, 학교 시험문제는 청소년들의 지식 형성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기출문제를 모아 놓고 분석해 본 결과, 교사의 특정한 의견이 아닌 교육의 전체적인 방향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한국 사회의 부조리를 강조하는 쪽으로 흐르고 있음을 확인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과거 80년대 대학가에서는 반미와 반정부 투쟁이 극렬했다. 대학생들은 개별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백범 김구를 찬양했다. 그런데 기성세대가 된 그들이 80년대 대학가에서 유행하던 논조가 반영된 교육 콘텐츠를 그대로 생성해, 현재 교육현장과 내신 평가 시험문제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본주의란 단어 자체가 악을 상징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청소년들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란 작품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예시 문제를 보자.
1.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서 아버지는 '난쟁이'로 표현되는데, 우리 사회의 '난쟁이'로 가장 거리가 먼 것은?
①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며 삶을 살아가는 아버지
②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승진에 불이익을 받은 여성
③ 다리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취업을 하지 못한 장애우
④ 임금을 낮게 받으면서도 차별을 받고 일하는 이주 노동자
⑤ 자본주의 사회에서 착취를 당하며 가난하게 살아가는 도시 빈민
위 문제의 정답은 1번이다. 그러나 5번의 예문을 보면 자본주의 사회이기 때문에 착취를 당한다는 듯한 인상을 주는 답안이 포함돼 있다. 이런 답안은 학생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아직 가치관이 형성되지 않은 학생들은 이런 답안을 보면서 자본주의 때문에 부조리가 생긴다는 주장을 은연 중에 주입받는다.
예시의 내용은 극히 일부다. 시험문제 답안 하나를 통해서도 학생들은 영향을 받는데, 시험문제 지문은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겠는가. 이런 이유로 교과서 내용 뿐 만이 아니라, 학생들이 매일같이 노출되는 시험문제도 제대로 검열돼야 한다"
이어진 토론에서 조형곤 21세기 미래교육연합 대표는, '사회, 문학 교과서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제로, "교육이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능동적으로 미래사회를 개척하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조형곤 대표는 "교과서를 통해 도전과 패기를 가르치지 않고, 의타성만을 심어주는 교육과정 자체가 문제"라며, "경쟁은 피하고 복지는 전적으로 국가가 책임져야 할 것처럼 호도하는 지금의 교과서로 공부한 학생들에게, 도전 정신과 패기를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기대와 무리는 아닐지 생각한다"고 밝혔다.
단적인 예로 우리나라 산업화를 들어 설명하겠다. 우리나라 산업화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성공적이었는데, 2015년 현재 너무 과소평가를 받고 있다. 그 이유는 교육의 성공과 실패에서 찾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 건국초기의 의무교육제도 도입과 소위 '교육입국'은 산업화를 성공적으로 이끄는데 기여했지만, 우리나라가 산업화를 선도하지 못하는 이유는 산업화를 부정적으로 가르치는 중·고등학교 교육과정에 그 원인이 있다.
고등학교 사회문화 교과서의 대단원 '현대사회와 사회변동'에는, '산업화'와 '도시화'를 설명하는 소단원이 있는데, 둘 다 부정적인 설명뿐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 등과 같은 전문기관들이 각 교과서의 시래를 파악하고 그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청소년들의 지적감수성을 고양하는 문학 교과서 속 작품들을 긴급 점검해, 청소년들이 꿈과 희망을 갖는 문학 작품을 접하도록 조치해야 한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전희경 자유경제원 사무총장은, '교과서 좌편향, 배우면 배울수록 비뚤어지는 아이들'이란 주제로, "교육에 불어닥친 잘못된 민주화와 정치화의 산물들이 교과서 곳곳에 박혀 있다"고 분석했다.
전희경 사무총장은 "경쟁은 악으로 묘사되고 개인의 자유와 선택할 자유보다, 공동체가 강조되고 있다"면서, "좌편향된 교육은 어린 학생들에게 평등주의 사고방식을 주입하는데, 이런 의식은 지금의 사회를 학생들이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만드는데 주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현재 사회문화 교과서의 문제는 복지는 늘릴수록 정부가 역할을 잘하는 것이고, 권리는 가르치되 의무는 가르치지 않는 아이러니에 있다.
문학 교과서는 자본주의 대한민국에 대한 왜곡을 자연스럽게 포함해, 가진 자와 못가진 자로 세상을 나눠, 이 사회를 비인간적인 공간으로 묘사하고 있다. 북한과 공산주의, 사회주의 경제체제에 대한 미화도 이뤄지고 있다.
화룡점정은 시험문제다. 좌편향된 교과서로 공부한 학생들은 그 내용을 그대로 배워 익혀 시험문제를 풀어야 한다. 특히, 학생들이 외면할 수 없는 EBS 방송 등은 대놓고 대한민국과 시장경제 체제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는다.
이런 거대한 구조 안에서 학생들이 온전한 사고를 하는게 신기할 지경이다.
좌편향 이념을 생산·전파·소비하는 이들의 영향력은 가히 상상할 수 없는 견고함과 팽창력을 갖고 있다. 그런 이유로 자유주의 진영은 좌편향 이념세력의 투쟁전략을 눈여겨 지켜봐야 한다.
벌집 건드리는 일회성 대응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결국 자유주의 진영도 독자적인 교육 생태계를 만들어, 배우면 배울수록 비뚤어지는 우리 아이들을 구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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