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자유·경쟁은 없고 반시장·반정부 가르치는 사회 교과서

자유경제원 / 2015-06-10 / 조회: 3,672       미디어펜
지난 5월 27일 자유경제원(원장 현진권)에서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교과서의 편향 문제에 대해 관련 전문가들의 토론회가 열렸다. 자유경제원의 교과서 편향 분석 토론회는 5월 22일과 27일 두 차례에 걸쳐서 이루어졌다. '교과서 심층 분석: 교과서, 어떻게 편향되어 있나'라는 주제로 열린 두 차례의 토론회에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뿐 아니라,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현직 교사 두 명도 참여해 교육 현장의 실상을 전했다.

자유경제원 현진권 원장은 “그동안 교과서의 좌편향 문제는 역사교과서를 통해 집중적으로 다루어졌지만, 두 번에 걸친 자유경제원의 연속 토론회를 통해 역사교과서 뿐 아니라 경제, 사회, 윤리, 문학, 시험문제에 이르기까지 좌편향 실태가 심각하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자유경제원 교과서 심층 분석 2차 토론회의 주요 내용 중 김소미 용화여자고등학교 교사(일반사회)의 토론문을 요약 소개한다.


 

   
▲ 김소미 용화여고 교사

고등학교 1학년 『사회』 교과서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고교 교과서의 이념 편향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만이 아니다. 역사 교과서는 물론 경제 교과서 그리고 국어 교재에 실린 문학 작품에 이르기까지 왜곡·편향이 광범위하게 퍼진 상태다.
 
내가 가르치고 있는 고등학교 1학년 『사회』 과목은 청년기 사회를 처음으로 접하는 학생들의 자아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과목이기 때문에 왜곡·편향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어 지난번 토론회(‘경제교과서가 수상하다’)에서 분석의 필요성을 말씀드린 바 있다.
 
나는 이번 토론을 위해 ‘2009 개정 교육과정’에 의해 학교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미래엔, 비상교육, 지학사, 천재교육 등 총 4종의 교과서에 대한 분석을 진행했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사유재산권, 경쟁 등 주요 핵심 개념에 대한 단원별 비교를 통해 왜곡·편향, 반시장적으로 서술된 내용을 살펴보고 개선 방안을 모색해 봤다. 
 
인간과 시장의 관계에 대한 설명 없어
 
제1단원 ‘사회를 바라보는 창’은 개인과 사회에 대한 이해를 통해 자아정체성 확립 및 국가관, 사회관 형성에 대해 배우는 단원이다. 주관식 시험문제에 자주 등장하는 ‘사회적 관계’에 대해 4종 교과서는 ‘개인과 공동체와의 상호작용’이라고 설명한다.

‘자생적 질서’로 인해 형성된 오늘날의 ‘거대 사회’의 인간관계의 특징에 대한 설명은 모든 교과서가 누락하고 있다. 소규모 집단의 우정이나 애착 또는 유대감과 같은 본능적 가치를 그저 형용사로 표현한 ‘아리스토텔레스식’ 해석에 머무는 수준으로 이런 방법으로는 학생들에게 오늘날의 거대 사회의 특징을 이해시킬 수 없다.
 
또한 교과서는 소규모 집단에 대한 본능적 향수에서 나온 애매모호한 ‘사회적’ 이라는 문제적 용어의 사용이 남발하였으며, 사회적 관계를 설명하면서도 사회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인간과 시장의 관계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었다.
 
무차별적인 사회적 약자 지정

 
다음으로 ‘공정성과 삶의 질’을 다루는 제Ⅱ단원을 분석해 보았다. 본 단원은 앞에서 가르친 사회적 관계를 확장해서 인간의 존엄성, 개인과 국가 간의 관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사회적 약자와 지역격차 등에 대해 다룬다.

첫 내용으로 등장하는 ‘개인과 공동체’ 단원과 관련해 4종 교과서의 제목을 비교해보면, 전체 교과서가 개인을 이기적 존재로만 한정하면서 ‘개인은 항상 집단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사회적 배려의 노력’을 해야 한다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기본적 개념의 문제와 더불어 더욱 큰 문제라고 생각된 것은 ‘사회적 약자’ 및 ‘지역격차’에 대한 교과서의 인식이었다.
 
교과서에서 대표적으로 ‘사회적 약자’로 내세우는 ‘장애인’ 뒤에는 항상 ‘여성’이 따라 붙고 있다. ‘장애인과 여성’이라는 식으로 말이다. 동등 비교가 불가능한 두 집단을 같은 위치에 놓고 있는 것이다. 또한 노인과 어린이까지 사회적 약자로 포함해 설명하고 있다.

논리를 설명하면 이렇다. 모든 인간은 존중 받을 가치가 있다 ⇒ 장애인 또는 경제적 차이로 사회적 약자가 차별을 받아서는 아니 된다 ⇒ 상대적 약자인 여성, 노인, 아동 등도 존재한다. 이런 식으로 사회적 약자가 아닌 사람을 찾으라면 30~40대 남성 근로자 밖에 없다.
 
특히 비상교육은 중소기업을 사회적 약자의 대표적으로 내세우기도 한다. 이는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은 사회적 약자로서 무조건 정부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처럼 사회 구성원을 강자와 약자로 이분하다보니 강자는 하나도 남지 않게 되어 결국 모두가 사회적 약자가 되는 구조가 되며, 결국에는 대기업 사용자만 사회적 강자로 남는다. 이런 교육이 자아형성 시기에 이뤄지면 치유할 수 없는 반기업 정서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마저도 ‘근로자의 권리’를 설명하는 부분에 가면 이들(근로자)도 사회적 약자로 표현 된다. 현행 교과서는 지금 무차별한 약자 지정을 행하고 있는 것이다.

   
▲ 지난 5월27일 자유경제원에서 열린 교과서 심층 분석 토론회. 왼쪽부터 조형곤 21세기미래교육연합 대표, 김소미 용화여고 교사, 신중섭 강원대 교수, 현진권 자유경제원 원장,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 황인희 두루마리역사교육연구소 대표.

자립이나 자활형 복지에 대한 설명 누락

장애인이나 독거노인 등은 절대적인 사회적 약자로 볼 수 있는 문제이지만 ‘상대적 약자의 위치’에 있다고 표현되는 여성과 노인에 대한 반복적 언급은 부적절하다.

역차별과 논란이 존재하는 여성 또는 청년 고용할당제나 기업의 성장을 옥죄는 경제력 집중 제한 정책을 마치 만병통치의 정책인양 언급하는 것은 그때그때 정치권의 입맛에 따라 삽입된 것이라고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복지정책과 관련해서는 4종 교과서 모두 ‘자발적 기부’와 ‘사회봉사’에 대한 기본적 개념을 설명하는 한편, 정책의 효과 및 지속가능성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은 비상교육 한 곳이었다. 자립이나 자활형 복지에 대한 설명은 어느 교과서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미래엔 교과서는 ‘누군가 나의 몸과 마음을 치료해 주고 도와준다면 나의 삶은 행복해질 것’이다라고 설명한다. 자신의 마음의 병까지 사회가 치유해준다면 행복해 질 것이라는 식이다. 이처럼 교과서에서 청소년들의 자아 형성기에 의존증을 심화시킬 수 있는 무책임한 서술이 등장하기도 한다.

오늘의 번영을 이끈 개인의 성장 의지(독립 및 자립정신)에 대한 설명은 찾아 볼 수 없었다.
 
개인의 독립 및 자립정신에 대한 설명이 없어

 
다음으로 제3단원인 ‘합리적 선택과 삶’ 단원은 고령화 사회 및 경제 현상에 대한 이해를 돕고 그에 따른 생애 및 진로 설계를 돕고자하는 취지의 단원이다.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교과서는 저출산 문제의 대책으로 출산장려금 지원, 보육시설 증설 등이 마땅한 것처럼 묘사하며 정부의 과도한 역할을 합리화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고령화와 생산가능 인구 감소로 인한 생산성 하락에 대처하기 위한 방법으로 소개하는 정책들에 대한 설명을 분석한 결과, 교과서들이 노동경직성을 오히려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서술되고 있다는 점도 발견되었다.

노인 복지지출 증대로 인한 재정 악화에 대한 언급은 대부분의 교과서에서 찾아 볼 수 없으며, ‘정부차원에서 무엇을 해야 한다’는 식의 서술만을 취하고 있다.

근로에 대한 설명을 하는 단원에서 ‘최저임금제’에 대한 소개는 모든 교과서가 언급하고 있다. 심지어 ‘최저임금제’를 자아실현의 수단인 것처럼 서술한 교과서도 있다. 자아 형성기에 무엇을 스스로의 힘으로 이뤄 보도록 가르치는 독립 및 자립정신에 대한 설명이 원천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은 ‘기상천외’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세계화와 경쟁에 대한 부정적인 서술
 
제3단원은 과학기술의 발달과 정보화·산업화·도시화·세계화로 인한 삶의 변화 모습을 살펴보는 단원이다.
 
일부 교과서는 개발도상국의 저렴한 노동력 활용을 통한 선진국의 부의 축적이 나쁜 것처럼 표현하고 있고, 선진 자본 투입으로 저개발국들이 이루고 있는 경제 발전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다. 또한 경쟁력 약화로 인한 기업의 도태를 부정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세계화로 인해 약소국들은 점차 부유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거꾸로 말하기도 한다. 열심히 일하는 신흥국들은 잘살게 되고 방탕하게 낭비하는 국가들은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는 설명이 없다.
 
우리 교과서는 세계화의 장점에 대한 언급은 하나도 없이 부정적인 측면을 소개하고 있다. 세계화에 대한 아무런 설명도 없이 갑자기 ‘글로벌 위험 사회’라는 개념을 설명한 교과서도 있다. 
 
반헌법적인 통일방식을 시사하는 내용 서술
 
제5단원 ‘미래를 보는 창’은 인구·식량·자원문제, 민족·종교·문화 갈등, 국가 간 영토분쟁, 지구온난화와 사막화 등의 문제가 인류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을 살펴보고, 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단원이다.
 
미래엔 교과서에 나온 학습 취지를 보면 식량에 대한 수요가 마치 인구증가에 따라 비례해서 증가해야 하는 것처럼 설명한다. 이는 식량안보론적 서술인데 산업혁명 이후 자본주의의 발달로 인구가 증가하면서도 1인당 소득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인류가 맬서스식의 함정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은 말하지 않는다.
 
각 교과서별 ‘한반도 통일’에 대한 관점을 살펴보면 먼저 천재교육은 “민족의 통일은 분단 전후의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 일, 서로 다른 두 체제의 결합”이라고 설명한다. 미래엔은 “국토분단으로 인해 발생하는 많은 문제점을 해결하고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과 우리 민족의 번영을 위해 통일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가르친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하에서의 평화적 통일을 명령하고 있는 우리 헌법에 위배되는 내용이다.

『사회』 교과서 내 ‘경제’ 교육 비중 대폭 늘여야
 
교과서 분석을 토대로 고등학교 4종 사회 교과서의 주요 문제점을 정리하자면 시장경제 원리는 물론 자유(自由)와 경쟁(競爭)이 가지는 장점에 대한 소개는 어느 교과서에도 찾아 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무차별적 약자 지정으로 인한 자아형성기 의존증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 심화로 배우게 되는 『경제』 교과서인데 많은 학생들은 선택하지 않는다. 1학년 『사회』 과목 내 ‘경제’ 단원에 대한 수업시수 역시 10시간 정도에 불과하다. 때문에 수능에서 『경제』를 선택한 학생이 『사회·문화』나 『지리』 등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는 것이다.
 
시장경제체제가 완벽하지 않지만, 다른 체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월한 체제라는 사실을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가정환경의 차이나 개인이 갖춘 능력의 차이는 자연스러운 것인데도 시장경제체제의 탓으로 돌리는 서술을 지양해야 한다. 동시에 고등학교 『사회』 교과서 내 ‘경제’에 대한 교육 비중을 대폭 늘릴 필요가 있다고 본다.

세계화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오해를 해소해야 
 
‘개인은 악(惡), 집단은 선(善)’이라는 인식이 교과서 서술 전반에 흐르고 있다. 이는 포퓰리즘적 복지 정책을 내세우는 정치인들의 정당성 확보 명분으로 작용할 소지가 크며, 나아가 학생들이 성인이 되었을 경우 정책을 보는 합리적 시각이 마비될 우려가 높다. 개인의 자립정신과 책임의식이 사회 전체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에 대한 구체적인 서술을 보완해야 할 것이다.
 
무분별한 약자 지정은 자아형성기 의존증 심화는 물론 계급주의 의식화와 반기업 정서로 직결될 위험이 크므로 반드시 시정되어야 하며 사회 전체적 관심이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이다.

또한 기업가 정신을 창업을 위한 것으로 한정시키는 데서 벗어나 기업가 정신이 지역 경제, 국가 경제, 세계 경제의 생산 주체로서 오늘날의 번영을 이끌어온 원동력이라는 사실을 보충 설명할 필요가 있다.

세계화는 외부로부터 닥쳐온 도전이 아닌 인류 생활의 기본 조건이며, 세계화로 인해 빈곤에 허덕이던 약소국들이 빈곤을 탈피하고 있다는 사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세계화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오해를 해소해야 한다.
 
특징적인 것은 각 단원 마다 무분별한 정책제안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검증되지 않은 정책의 남발은 정부 비대화 등의 후유증을 낳는다. 따라서 검증되지 않았거나 현재 논쟁에 있는 정책들에 대한 교과서 내 언급은 마땅히 배제되어야 한다고 본다.
 
인류의 역사에서 집단주의, 공산주의, 케인지안, 복지국가 등으로 대표되는 정부의 비대화가 비효율적인 것임이 드러났으며,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게 되었다는 사실에 대한 설명이 4종 교과서 전체적으로 빠져 있으니 보완되어야 한다.

교과서 전반의 반시장·계급주의적 인식부터 고쳐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설명이 누락되었음에도 4년간 동안 해당 교과서가 고쳐지지 않고 있는 것은 현행 검정 교육체제의 부실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각 교과서의 통일을 설명하는 단원에서 반헌법적 ‘연방제 통일’에 대한 환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서술은 하루 빨리 삭제되어야 한다.
 
현대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큰 부분인 ‘개인 대 개인’ 또는 ‘시장 관계 속에서의 개인’이다. 이에 대한 설명이 4종 교과서 단 한군데에서도 나타나지 않는 것은 총체적 편향이라 볼 수 있다. 동시에 정부는 전지전능한 존재가 아니라 정부의 비대화, 개입주의의 등으로 인한 정부실패 문제 해결에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음을 학생들도 알아야 한다.
 
한마디로 반시장·계급주의적 인식이 교과서 전반에 걸쳐 흐르고 있다. 더욱이 청소년기 몸에 배인 의존증에 더해진 정부만능주의는 자아실현이 아닌 개인 정체성 상실을 부르는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
 
개인과 사회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개인 인생뿐만이 아닌 국가의 미래와도 직결되어 있다. 청소년기에 개인에 대한 긍정적이고도 올바른 눈을 뜰 때 비로소 타인이나 타인으로 구성된 사회를 바라보는 정확한 눈을 뜰 수 있다. 사회교과서도 이제는 개인의 독립과 자립정신을 바탕으로 쓰여 져야 할 것이다. /김소미 용화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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