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아르헨티나 먹었던 엘리엇, 삼성 경영권을 위협, 왜?

자유경제원 / 2015-07-08 / 조회: 3,787       뉴데일리

참여연대등 반재벌 공세 업은 헤지 펀드들의 공세...기업 보호장치 도입 시급

아르헨티나 먹었던 엘리엇, 삼성 경영권을 위협, 왜?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 | 최종편집 2015.07.08 09:27:42
삼성 경영권을 위협하는 엘리엇
.
헤지 펀드의 ‘먹이’가 된 한국 기업들
국내 기업 경영권 보호 위한 차등 의결권, 포이즌 필 제도 도입해야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

미국계 헤지 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과의 힘겨루기를 시작했다. 
6월 4일 엘리엇은 삼성물산 지분을 추가 매입하여 7.12%를 확보하면서 
공개적으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했다. 
지분 5% 이하의 단순 투자자 입장에서 갑자기 3대 주주로 올라서며
 경영권 다툼을 시작한 것이다.

엘리엇은 어떤 자금일까. 
엘리엇은 1977년 설립 이후 연평균 14.6%의 높은 수익률을 꾸준히 내면서 
운용자산이 약 260억 달러에 이르는 거대 헤지 펀드다. 
자산규모가 삼성 그룹과 비슷한 수준으로, 국제금융시장의 큰 손이다.

엘리엇의 가장 유명한 투자 사례는 2014년 7월에 있었던 아르헨티나의 디폴트 사태다. 
라틴 아메리카 3위의 경제대국이었던 아르헨티나가 엘리엇과의 소송 끝에 15억 달러라는 채무를 안고 디폴트 사태를 맞은 사건이다.

당시 93%의 대다수 채권단은 아르헨티나와 채무 재조정에 합의하여 71~75%의 빚 탕감을 해주는 합의안에 동의했다. 하지만 엘리엇은 합의에 불응했고, 미국 법원에 소송을 낸 결과 법원에서는 엘리엇의 손을 들어줬다. 그로 인해 아르헨티나가 액면가의 전액인 13억3000만 달러를 모두 지급하게 되었고, 합의를 했던 나머지 채권단에게도 전액을 상환해야 했다. 
엘리엇의 위력에 세계가 놀란 순간이었다.
엘리엇 매니지먼트 폴 싱어 회장.
▲ 엘리엇 매니지먼트 폴 싱어 회장.

장기전 돌입한 엘리엇의 공세

엘리엇은 표면적으로는 주주가치를 내세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했다. 
속셈은 시세차익이다. 삼성 주식을 사서 이런 저런 이슈를 통해 붐을 조성하거나 
법률 다툼을 불사하면서 비싸게 팔고 나가려는 것이다.

더욱이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 중 4.1%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물산의 경영권은 곧 삼성전자의 지배를 의미한다. 엘리엇이 경영권 공격에 성공할 경우, 삼성전자의 경영권까지 노릴 수 있다는 말이다.

삼성물산 합병이 무산 될 경우에도 합병 비율 재산정의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엘리엇은 어떤 경우에도 큰 이익을 남길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엘리엇은 삼성물산의 KCC로의 자사주 처분에 대한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면서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 엘리엇은 소송이 계속되고 장기전으로 갈 경우 경제적 손해를 입는 것은 자신들이 아닌 기업 쪽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속셈인 듯하다.

이미 우리 금융시장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개방된 상태다. 
실제로 여러 차례 외국계 헤지 펀드의 투자 성공 사례가 있었다. 
대규모 지분 매입 후 다시 매각하여 큰 차익을 남긴 사례들이다.

지분참여로 큰 수익을 낸 해외 자본의 대표적인 사례는 소버린 자산운용이다.
SK의 주식을 대거 매입하여 경영권을 빼앗으려다 실패했지만, 경영권 대신 1조 원에 가까운 차익을 남겼다. 이밖에도 KT&G와 칼 아이칸의 사례, 삼성물산과 헤르메스 매니지먼트의 사례가 있다.

2003년 SK는 최태원 회장으로 경영권이 넘어가는 과정에서 소버린의 공격을 받았다. 
지금의 삼성과 비슷한 처지였다. SK는 영국의 소버린 자산운용의 공격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었다. 당시 소버린 자산운용도 겉으로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웠다.

SK를 상대로 투명 경영을 요구하며 경영진 퇴진을 추진함과 동시에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다.
결국 소송 끝에 경영권을 손에 넣지는 못했지만 약 1조 원이라는 시체차익을 얻을 수 있었다.

소버린이 1조 원의 시체차익을 얻어갈 수 있었던 데에는 참여연대 같은 시민단체의 기여가 컸다. 국내 경영권 제도의 미비함을 교묘하게 파고든 소버린과, 그 뒤를 지원해준 참여연대의 반(反)재벌 투쟁이 헤지 펀드의 엄청난 수익을 가능케 했다.

KT&G의 칼 아이칸의 사례와 삼성물산의 헤르메스 매니지먼트의 사례도 다를 바 없다. 
2006년 당시 칼 아이칸은 KT&G의 주식을 공개 매수하고 주주 자격으로 사외이사 1명을 확보했다. 사외이사는 이사회에서 자회사 매각 등 적극적으로 경영에 개입한 후 지분을 매각하여 1500억 원의 시세차익을 냈다.

헤르메스는 2004년 삼성물산의 경영 간섭에 나섰고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다. 
경영권 분쟁은 삼성물산의 주가가 급등하게 된 계기가 되었고, 헤르메스는 약 380억 원의 시세차익을 거두고 떠났다. 이 두 사례 또한 기업의 경영권이 쉽게 공격 받을 수 있는 제도상의 허점과 대기업에 대한 반감이 만든 기업 지배 구조의 허술함에 기인한 것이었다.

외국계 헤지 펀드 공격에 쉽게 흔들리는 경영권

외국계 헤지 펀드가 공격할 경우, 우리 기업들은 자신들의 경영권을 지키기가 쉽지 않다. 
어째서 기업들은 그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경영권 보호 장치가 취약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헤지 펀드 같은 투기세력으로부터 경영권을 보호하는 제도가 미약한 상태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기업의 경영권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황금주, 지배 주주의 권리를 일반 주주보다 더 보장하는 황금낙하산 제도, 
그리고 차등 의결권 등의 제도가 도입되어 활성화 되고 있다.

황금주란 1주 만으로도 주주총회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하고, 
차등 의결권은 일반 주식보다 의결권이 몇 배 높은 주식으로 최대 주주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제도다. 차등의결권 제도와 포이즌 필 제도의 도입도 필요하다. 
이러한 제도 개선과 함께 반기업 정서를 앞세운 시민단체의 공세나 반기업 여론몰이도 
자제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대기업에 대한 반감이 높다보니 기업의 경영권을 위협하는 각종 규제가 중첩되어 있다. 게다가 경영권을 보호하는 제도가 미흡하여 기업들이 외국계 헤지 펀드의 손쉬운 먹잇감이 
되고 있다. 하루빨리 경영권 방어제도들이 도입되고 활성화되어야 기업의 손실도 막으면서 우리 기업계의 경쟁력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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