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와 삼성물산[000830]이 삼성물산-제일모직[028260] 합병을 놓고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해외 투기자본으로부터 국내 기업의 경영권을 보호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유경제원(원장 현진권)이 14일 개최한 토론회에서 김선정 동국대 교수는 "앞으로 투기자본의 상륙이 더 빈번해질 것"이라면서 "주주의 애국심에 호소하는 감성적 대응이 아닌 제도적, 법적 장치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구글과 같은 해외 대기업은 복수 의결권으로 기업 경영의 안정을 꾀할 수 있는데 반해 한국 기업은 국민의 반기업 정서 등으로 인해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는 것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연강흠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영권 방어수단이 부족하다면서 기업 경영권 방어행위가 자원을 낭비하고 기업 역량을 분산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경영권 방어수단으로 '포이즌 필'과 차등의결권 도입을 제안했다.
그는 포이즌 필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해치고 주주평등의 원칙에 반한다는 문제에 대해 일정 기간의 장기 투자자에게만 권한을 부여하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포이즌 필은 기존 주주들에게 회사의 신주 또는 자기주식을 저렴한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부여하고 적대적 인수합병 또는 경영권 변경 때 이를 행사하도록 하는 제도다.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은 2004년 삼성물산과 헤르메스 매니지먼트의 경영권 분쟁 사례를 예로 들면서 "헤르메스나 이번 엘리엇 사태는 모두 기업의 경영권이 쉽게 공격받을 수 있는 제도적 허점과 대기업에 대한 반감에 기인한다"면서 "하루빨리 경영권 방어제도가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kimy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5/07/14 11:4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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