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엘리엇’ 예방…경영권 보호장치 필요
[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반대하며 삼성물산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나선 가운데 해외 투기자본으로부터 국내 기업의 경영권을 보호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14일 자유경제원(원장 현진권)이 개최한 토론회에서 동국대학교 김선정 교수는 “앞으로 투기자본의 상륙이 더 빈번해질 것”이라며 “주주의 애국심에 호소하는 감성적 대응이 아닌 제도적, 법적 장치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구글 등 해외 대기업은 복수의결권으로 기업 경영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한국 기업은 국민의 반기업 정서 등으로 인해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연세대학교 연강흠 교수는 “경영권 방어수단이 부족하다”며 “기업 경영권 방어행위가 자원을 낭비하고 기업 역량을 분산시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영권 방어수단으로 ‘포이즌 필’과 차등의결권을 도입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포이즌 필은 기존 주주들에게 회사의 신주 또는 자기주식을 저렴한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주고 적대적 인수합병, 경영권 변경 위험 발생시에 이를 행사하도록 하는 제도다.
연 교수는 포이즌 필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해치고 주주평등의 원칙에 반한다는 문제에 대해 “일정 기간의 장기 투자자에게만 권한을 부여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유경제원 최승노 부원장은 2004년 삼성물산과 헤르메스 매니지먼트의 경영권 분쟁 사례를 예로 들며 “헤르메스나 엘리엇 사태는 모두 기업의 경영권이 쉽게 공격받을 수 있는 제도적 허점과 대기업에 대한 반감에 기인한다”며 “하루빨리 경영권 방어제도가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