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⑩ "우현이 너 일베 하니?"

자유경제원 / 2015-08-04 / 조회: 4,563       미래한국

⑩ “우현이 너 일베 하니?”

[권말특집] 우린 더 푸른 대한민국을 원한다미래한국l승인2015.08.03l수정2015.08.03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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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보수, 우파라고 하면 ‘기득권’, 또는 ‘수구’라는 이미지와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연상되는 게 현실이다. 최근 이런 고정관념을 깨고 나선 젊은 우파들의 활동이 활발하다. 이들은 한국 현대사의 오해를 바로잡고 시장경제와 자유의 가치를 전파하기 위해 시민단체·학교·정당 등의 현장에서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본지는 이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확산시킨다는 취지로 청년 우파 17인의 건강한 가치관을 들어봤다. 무더운 여름, 유쾌, 상쾌한 젊은이들의 열정으로 더위를 날려보자.

나는 대한민국 사상戰의 최일선에 서서 싸우는 전사(戰士)다

▲ 조우현 자유경제원 연구원

이름만 들어도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알 수 있는 회사에 다니는 것은 기쁜 일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일에 임하는 자세, 마음가짐이다. 높은 연봉을 받고도 속으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건 본인에게도 회사에도 좋은 일이 아니다. 당장은 버틸 수 있을지 몰라도 길게 보면 바람직하지 않다. 

대학 졸업 후 2년 동안 국회의원실 보좌진으로 일했다. 당시 가장 많이 했던 말은 “정치를 제가 하나요. 의원님이 하시지”였다. 굉장히 수동적인 자세다. 그러면서도 “국민을 위해, 지역주민들의 행복을 위해”라는 말을 서슴없이 사용했다. 불특정 다수의 행복을 위해 일한다는 게 얼마나 무거운 일인지 가늠하지 못했던 것 같다. 

순전히 마음가짐의 문제였을 테지만 자극을 주는 사람이 없었다. 누군가를 보고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으련만, 국회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상황들이 내 눈을 거치면 ‘웃긴 일’이 될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없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사상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없어 보였다. 관련된 말을 하면 “우현이 너 일베 하니?”라는 대답만 돌아왔기 때문이다. 답답했다. 

이렇게 마음 한쪽에 ‘사상으로 정치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을 안은 채 사상전(戰)을 하는 자유경제원에서 일하게 됐다. 같은 이념을 지향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니 마음이 편하고 든든했다. 현진권 원장, 최승노 부원장, 권혁철 소장, 전희경 사무총장 등이 일당백(一當百) 하는 모습을 보며 “일베 하냐?”는 질문에 답답해 할 줄만 알았지, 더 공부해서 반격하거나 설득할 생각을 못했던 나의 지난날을 조용히 반성하기도 했다. 

모든 게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입사한 지 1주일도 안 됐을 때의 일이다. ‘데이비드 프리드먼 교수 초청 강연, 시장실패: 정부 개입으로 해결 가능한가’라는 토론회를 맡게 됐다. 다 낯설었지만 초청 교수인 데이비드 프리드먼이 가장 낯설었다. 태어나서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하지만 회의하는 자리에서 이 분이 누구냐고 여쭤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포털 사이트에 검색해도 나오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다른 직원에게 물었다. 대체 이 분은 누구시냐고. 밀턴 프리드먼의 아들이라고 했다. 그래서 또 물었다. 밀턴 프리드먼은 누구냐고.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확신할 수 있다.  1976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통화주의의 대부(代父) 밀턴 프리드먼을 모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었다. 모르는 걸 모른다고 말하지 못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다. 민망한 감이 없지 않았지만, 나는 이렇게 자유주의에 한 발짝 가까워졌다. 

자유주의를 바탕으로 한 시장경제 체제와 민주주의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이다. 이 지당한 말씀을 부정하는 사람들, 혼자 부정하지 않고 다른 이를 선동하는 사람들, 그들로 인해 선동 당한 사람들의 마음을 돌리고 싶다. 마냥 수동적인 태도로 일관했던 내 마음 속에 뜨거운 무언가가 생긴 것이다. 

“지금 세상은 튀지 않으면 개인도 죽고, 조직도 죽는다”며 “세상을 바꾸고 싶은 생각과 행동이 없으면, 자유경제원이 본인에게 맞지 않은 직장임을 잘 생각하기 바람”이라고 일침 하는 현진권 원장의 저돌적인 리더십 덕분이다. 게다가 자유경제원은 자유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오해와 맞서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조직원 하나하나가 자유경제원만을 일해 일하는 것이 아닌 개인의 영역을 넓혀갈 것을 권장한다. 

의욕도 중요하지만 그 의욕을 어떤 방향으로 풀어나갈 것이냐는 문제는 더 중요하다. 방향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이념에서 나온다. 이는 개인, 조직은 물론이고 국가에도 해당된다. 올바른 이념은 그만큼 중요하다. 사상으로 정치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정치 현실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아쉽지만 그만큼 자유경제원이 할 일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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