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데일리경제 박기태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5.08.13 14:08:40
1945년 8월15일은 단순히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날이며 진정한 광복절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근간으로 건국한 1948년 8월15일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유경제원(원장·현진권)은 1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광복 67주년 기념 특별토론회: 1948년 8월15일 대한민국의 건국-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양 날개로 웅비하다'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자유경제원은 "정부는 물론 여러 단체에서 광복 7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들이 열리고 있으나 이는 명백한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대한민국 건국의 의미를 바로 알기 위해서라도 1948년 8월15일을 출발점으로 한 광복절을 제대로 기려야 한다는 것이다.
자유경제원은 "1945년 일본의 전쟁패배로 해방을 맞이했지만 이후 바로 미군정이 이어졌고 이 당시 우리 국민들의 여전한 염원은 독립과 국권회복, 광복이었다"며 "1948년 8월15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택해 대한민국이 건국돼서야 비로소 진정한 독립과 국권을 회복하게 됐고 이 독립기념일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광복절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대한민국 건국을 부정하고, 이승만 초대대통령의 공을 지우기 위한 과정에서 광복절을 해방에 가져다 붙이고 이로 인해 우리나라는 생일이 없는 나라가 됐다"며 특별토론회 개최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는 송복(연세대 명예교수), 복거일(작가)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1부와 2부로 나눠 건국의 역사적 의미와 시장경제를 택한 건국과 대한민국의 번영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오갔다.
1부는 이영훈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2부는 김학은 연세대 명예교수가 각각 발제를 맡았고 토론자로는 강규형 명지대 기록대한원 교수, 류석춘 연세대 이승만연구원 원장, 이명희 공주대 역사교육과 교수, 이한우 조선일보 문화부 부장, 김승욱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김용삼 미래한국 편집장, 조우석 평론가 등이 참여했다.
복거일 작가는 기조강연에서 "우리 사회의 폐쇄적, 지역적 전통이 강해 이를 멋어나 외부지향적 태도를 지니고 세계적 맥락에서 현실을 살핀 지식인은 매우 드물었다"고 전제하며 "우남 이승만의 식견과 지도력은 대한민국 탄생에서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복 작가는 또 "우남이 비슷한 시기 다른 여러 나라와 달리 대한민국의 구성원리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택했기 때문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함에도 그에 대한 편하와 왜곡이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건국의 역사적 의의와 현실'을 주제로 발제한 이영훈 교수는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의 건국 이후 1949년 8월 15일에는 제1회 독립기념일 행사가 개최됐고 '국경일 제정에 관한 법률안'에서 독립기념일이 광복절로 바뀐 후 1950년에는 제2회 광복절 기념식이, 1951년에는 제3회 광복절 기념식이 열려 광복절을 제대로 기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1945년 해방 직후 이어진 미군정 기간동안 국민들은 여전히 진정한 독립을 열망했고 당시 광복이란 말은 존재하지도 않았는데 어느 순간 해방과 동시에 독립을 이룬 것이라는 환상이 심어졌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건국의 역사적 의미로 △개인의 자유와 자유판단권이 보호되는 자유인의 나라가 성립된 것 △조선이라는 과거와 완전히 단절해 새로운 세계질서에서 우뚝선 독립국가가 탄생한 것 △자유시장경제가 성립된 것 △자유통일의 기지가 성립한 것 등을 꼽았다.
이 교수는 "건국의 진정한 의미를 망각한 세월과 민주화 시대 이후 반일, 반미의 민족주의 시대를 거치면서 대한민국 건국의 의미는 더욱 훼손됐다"며 "정부가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잇는다고 선언하고, 대한민국의 성립을 부정한 김구를 현창함에 따라 대한민국의 건국사는 이제 도덕적 매도의 대상이 되고 말았고 이 내용을 교과서에 담아 가르치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대한민국은 공화국 창건을 기념하지 않는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라며 "대한민국의 건국사는 전통 문명과 생소한 외래 이념이 도입돼 정착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긴 시간이 필요한지, 그 과정이 얼마나 순탄치 않은지, 매 위기마다 지성의 역할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보여주는 일이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나서 광복절의 주년을 빨리 바로 잡아야 하고 보다 명확하게 광복절을 당초의 원안인 독립기념일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강규형 교수는 "8.15 광복과 대한민국 건국은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시장경제를 기반으로 한 '민주공화국'의 탄생이라는 점에서 문명사적 의의를 갖는다"며 "궁극적으로 자유통일을 이루는 날 이런 광복과 대한민국의 의미는 완결성을 갖출 것"이라고 주장했다.
류석춘 원장은 "화중과 만주에서의 독립운동은 중국 공산당에 속한 조선인(한인)들의 공산당 활동으로 전개됐고, 이 계열의 독립운동은 북한의 성립으로 이어지며, 대한민국의 성립에는 적대적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성립에 적대적인 활동을 전개한 결과를 두고 오늘날 우리가 공산주의를 바탕으로 한 무장운동을 독립운동으로 기리는 것은 올바른 일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이명희 교수는 "대한민국은 탄생기부터 내부적으로는 공산주의 세력이 대한민국 자체를 부정하고 대외적으로는 공산세력의 전략의 중요대상으로 여기지는 등 그 체제를 수호하기 힘든 상황에 처해 있었다"며 "그럼에도 지속적인 반공교육 확대·재생산을 통해 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음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또 대한민국 건국 기념일을 맞아 현재 우리가 해야 할 시급한 과제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제대로 인식하고 또 자라나는 세대에게 바르게 가르치는 노력이라고 역설했다.
이한우 조선일보 문화부장은 "지금은 다소 개선되고 있지만 오랫동안 우리 역사학계와 교과서 집필진을 지배했던 일종의 허구가 김구의 현창과 임시정부 건국설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여기에는 '우리민족끼리'라는 허구와 좌파이념이 개입하면서 현재와 같은 건국절에 대한 몰이해가 온 사회에 만연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대한민국의 탄생과정에 대해 올바로 인지하고 알리는 일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2부에서는 김학은 교수가 '대한민국-시장경제를 택해 부국을 이루다'를 주제로 발제에 나서 "지난 70년 동안 한국은 세계사에 유래없는 경제성장을 했다"며 "이러한 성과는 풍부한 자연자원 덕도 아니고 더욱이 6.25전란을 겪은 상황에서는 달성하기 어려운 성취였으며 이런 불가능을 가능하게 한 힘은 자유주의 시장경제를 택한데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대한민국을 건국한 이승만은 청년기부터 기독교와 함께 자유주의를 수용한 지식인이었으며 누군가에게서 주어지는 자유인 리버티(liberty)가 아닌 천부의 자유 프리덤(freedom)을 추구한 인물"이라며 "천부적이고 개별적이며 보편적인 자유가 신장되는 곳이 시장이며, 이승만은 집권기에 국제통상과 자본재형성을 추진한 지도자였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의 발제에 대해 2부 토론을 맡은 김승욱 교수는 "대한민국이 자유시장경제를 선택했기 때문에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었다"며 "박정희 정부의 경제 개입이 주로 차별화에 반하는 재분배 위주가 아니라 기업을 지원하고 독려하는 형태로 이뤄졌기 때문에 성장을 한 것이며, 그 경제성장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정부가 아니라 기업이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했다.
김용삼 편집장은 "전후복구 기간 중 미국은 기술원조를 통해 한국의 전후복구를 도왔고 그것은 한국에 자본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시장경제의 착근을 위한 든든한 지원이 됐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기술원조가 우리 사회 전반에 다양한 영향을 줬고 특히 인재양성에 결정적인 성공을 거뒀다는 설명이다.
김 편집장은 "기술원조자금으로 수많은 엘리트 인재들을 국비 유학생으로 선발해 해외에서 공부를 시켜 선진기술과 문물, 제도, 노하우 등을 익혔고, 미국에 파견 나온 인재들에게 우리나라 관리와 기술자, 기업가들이 교육을 받고 계몽도 당하면서 산업화, 근대화에 눈을 뜨기 시작했고,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조우석 문화평론가는 "대한민국은 지금 1948년 건국 체제 아래서 움직이는 게 아니라 1392년 중세 체제"라고 개탄했다.
지금 우리는 조선왕조가 건국됐던 14세기 말 틀 지워진 성리학의 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조 평론가는 "중국에서 조차 그저 유학의 구호에 불과했던 것이 동북아의 현실 속에서 구현됐던 유일무이한 사례가 조선왕조 500년이었고, 우리 사회는 사실상의 신정(神政)체제였다"며 "조선은 모두가 가난하고 평등했으나 속으론 허위의식과 위선으로 가득했던 이중성으로 가득했다면, 21세기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도 그런 문화적 DNA가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조선조 이후 오늘까지 언론의 도덕적 명분론이 정치를 움직여온 힘이며 이 잣대를 건국을 폄하하기 위해 악의적으로 휘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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