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KBS는 범죄 집단”이라던 반 KBS 인물, ‘이사’ 되다

자유경제원 / 2015-08-28 / 조회: 4,763       미디어스
“KBS는 범죄 집단”이라던 반 KBS 인물, '이사’ 되다[공영방송, '극우’에 취하다④] KBS이사회 조우석 이사
김수정 기자  |  girlspeac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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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26  18: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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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_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 이하 방통위)는 지난 13일 KBS, MBC 두 공영방송의 새 이사회 인선을 마무리했다. 극우 성향의 부적격 인사들이 후보로 지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언론시민사회는 반대 및 철회 의사를 분명히 밝혔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방통위는 인선 기준과 원칙에 대한 협의를 전혀 거치지 않은 채, '정파 갈라먹기’ 아래 공영방송 이사진을 결정했다. 내년 총선, 내후년 대선 등 굵직한 선거를 코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문제적 인물들을 대거 앉힌 이번 인선은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디어스는 KBS와 MBC를 관리 감독하는 '이사회’에 내려온 인물 가운데 가장 주목해야 할 이사 5인의 행적을 돌아보았다.

<서울신문>, <문화일보>, <중앙일보> 등을 거친 조우석 이사는 앞서 소개된 3명과 다르게 이번에 처음으로 공영방송 이사회에 입성한 인물이다. 음악·미술·사진·문학·학술 등 문화 전반을 다뤄왔고, 오랫동안 문화 전문 기자를 해 왔기에 문화계에서는 이름이 꽤 알려져 있다. <미래의 저널리스트에게>라는 책을 번역했고 <남자는 서재에서 딴짓한다>, <굿바이 클래식>, <인생부자들> 등 다수의 책을 집필했다. 2008년 한국출판평론상, 2010년 신문칼럼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1년에는 <박정희 한국의 탄생>이라는 책을 펴냈다. 박정희를 둘러싼 극단적인 평가 속에서 저자는 맨얼굴의 박정희를 만나 '제대로 평가’하자는 취지로 쓰인 책인데, 이전 작품들과는 달리 자신의 '가치관’과 '역사관’이 보다 분명히 드러났다는 점에서 전환점이 될 만하다.

이후 출간된 <나는 보수다>에서 조우석 이사는 '리버럴 강박증’, '역사 허무주의’, '부에 대한 소모적 적대감’, '과도한 이념분쟁’, '외곬과 자폐의 슈퍼밈’ 등 5가지를 다섯 가지 한국병이라고 규정한다. '지식인은 일단 진보적이어야 한다’는 리버럴 강박증을 극복해야 할 병 가운데 가장 첫 번째로 꼽은 만큼 전면에 '보수성’을 드러낸 책이다.

  
▲ 지난 13일 KBS이사회 여당 추천 이사로 선임된 조우석 이사 (사진=정규재 TV 극강 캡처)

중앙일보 등 언론에 칼럼을 연재하면서도 그는 종종 자신의 견해를 드러냈다. 주로 '좌파’에 대한 비판과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2009년 <뒤늦게 태어나, 역사에 돌 던지는가>에서는 친일인명사전에 오른 인물을 언급하며 “언론인 장지연과 정치인 박정희가 유독 논란이지만, 박정희의 경우 광복 직전 초급장교 생활을 1년여 했다. 그 이전 군관학교 지원 때 혈서를 썼다는 설이 등장했지만, 당시 20대 젊은이가 그런 선택을 할 개연성은 없지 않았다. 그게 당시 현실이었으니까. 그렇다고 그를 '식민화된 군인’으로 싸잡아 규정해야 할까? 외려 식민지 현실 속에서 근대성에 눈을 떠가는 과정을 통해 훗날의 그가 성장했다고 보는 게 올바른 시각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2010년 <한국전쟁 60돌과 한국사회 (하) 전쟁 공포증의 덫을 벗으려면…>에서는 “우리는 열린 사회로 바뀌었다지만, 문제는 너무 많이 너그러워졌다. 1970년대 관(官)주도의 반공교육이 지긋지긋하고 억압적이었다는 이유로 갑옷을 냉큼 벗어 던진 것이다. 정치의 요체이자 사회 존립의 뼈대인 국가안보조차 독재시대의 구호로 치부된다”며 “유감스럽게도 그게 학문영역까지 스며들었다. 좌편향 역사교과서, 친일파 인명사전 소동이 '정의의 이름으로’ 거듭 등장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현대사의 분수령 한국전쟁 자체를 삐뚜름하게 보거나, 전쟁영웅 백선엽을 친일파로 규정하는 허튼 시도도 흔히 본다”고 말했다.

2010년 4월 <정서 결핍 시대의 황량한 자화상>에서는 <지식인과 자본주의> 책을 소개하며 요즘 좌파들이 '문화투쟁’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경우 주로 반미·촛불시위·4대강 반대·종북주의 등으로 표출된다. 반미운동은 효순·미선양 사태를 기점으로 운동권 구호에서 대중운동으로 방향을 잡았고, 얼마 전 촛불시위로 나타났다. 선의로 보자면 사회다원화를 반영하는 움직임이고, 해방 이후 현대사와 주류사회 흐름에 대한 있을 수 있는 문제제기다. 거기까지는 좋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젊은층을 사로잡은 지 20여 년, 문화투쟁은 우리법연구회라는 법조 내 조직, 전교조, 일부 방송·신문·포털 등 사회 각 부분에 두루 자리를 잡았다.

최선의 경우 이 세력이 사회의 균형추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상황은 그렇지 않다. 인터넷 공간을 통해 확산되며 젊은층에게 공격적 심리내지 사회적 분노를 촉발하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왕년의 좌파 논리가 주변부화되고 파편화된 형태의 대중심리로 바뀐 것이다. 이제 그게 한국인의 일상이 됐다. 각종 문화상품의 양념이라서 이를테면 영화 '웰컴 투 동막골’ '괴물’에 묻어있는 반미 정서로 나타난다. 좌파를 자처하는 개그맨의 존재도 그렇다. 그런 공격적 정서는 반기업 정서, 공권력 비판으로도 표출된다”

박근혜 정부 이후 더욱 '커진’ 목소리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이후 그는 정치 사회 전반 영역에서도 더 활발히 목소리 내기 시작했다.

조우석 이사는 2013년 11월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이 연 <박정희 대통령 탄신 96주년 기념 강연회>에서는 '혁명가의 비전과 유산’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맡았다. 이때 “박정희, 이승만 대통령을 포함해 지도자들을 나쁘게 평가하는 것을 주도하는 세력은 좌파”라며 “좌파 세력은 크게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사회에서 좌파정서에 물든 대표적 인물로는 안철수 의원과 조국 서울대 교수, 진중권 평론가, 공지영 소설가, 김제동, 김미화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주장은 “김용민 우석훈 안철수 등이 품고 있는 삐뚜룸한 심리, 정의인양 포장된 그럴싸한 반(反)기업주의, 기성체제와 현대사에 대한 부정(否定)심리를 총칭하는 집단 심리가 바로 좌파 정서”라는 2012년 데일리안 굿소사이어티 칼럼과 궤를 같이 한다.

이어, “사회를 정의롭게 지키기 위해서는 좌파정서에 물든 사람들이 전체의 20~30%정도 있어야 한다. 문제는 이 수치가 뒤집혔다는 것”이라며 “반 박정희, 반 대한민국, 종북을 이야기하는 것이 유행이자 패션, 젊은이들의 기호로 여겨지고 있다. 전통을 70%로 하고 이 같은 반대 비판 세력을 20%로 떨어뜨리는 것이 나의 목표”라고 주장했다.

조우석 이사는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과 인기를 잘 활용해야 한다. 그를 소재로 한 드라마·영화·다큐멘터리·어린이용 전기·만화책도 만들어야 한다. 박정희 대통령 배지를 만들어서 달고 다니게 하자. 이 배지를 달고 다니면 '저 사람 애국자구나’라고 알 수 있다. 젊은 사람들은 배지를 달면 취직할 때 유리할 것”이라며 “'박정희’라는 거대한 문화상품을 가지고 젊은이들의 마음을 뺏어오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남로당' 입다문 좌파 '서북청년단 때리기' 적반하장>이란 칼럼에서 서북청년단을 옹호했다. “건국과정에서 세운 혁혁한 공로, 반공과 애국의 역할에 비해 홀대 받고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던 비운의 애국단체가 서청(서북청년단)”이라며 “제주 4·3사건에 서청대원이 투입된 것을 놓고 좌파들은 맹비난하는데, 그 또한 적반하장이다. 대한민국 건국을 반대하는 민중봉기를 일으킨 남로당이 나쁘면 나쁘지, 그걸 진압했던 서청이 왜 비난을 받아야 할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청을 재건하겠다고 나선 젊은 우파의 등장이 더욱 반갑다. 서청의 정신은 이어받되 오늘의 상황에 맞는 시민운동을 펼치겠다는 게 그들의 균형감각”이라며 “무능한 정부와 공권력을 대신해 세월호 저주의 리본을 치우겠다고 나선 그들, 서청의 전투정신을 되살리려는 그들에게 사회는 깍듯한 경의를 표하는 게 우선”이라고 주문했다.

올해 4월에는 바른사회시민회의와 자유민주연구원이 주최한 <5·18기념곡 '임을 위한 행진곡’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토론회에 참여해 '임을 위한 행진곡은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헌법정신을 훼손한다’는 내용으로 주제발표를 했다. 5월에는 자유경제원이 연 <우남 이승만 찾기 프로젝트> 토론회에 참석해 “오늘날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공헌한 건국혁명가 이승만을 외면하는 것도 모자라 그의 생애를 정치적으로 왜곡하고, 누명을 씌우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라며 “대한민국을 만든 건국혁명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야말로 이승만을 분단의 원흉으로 모는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BS는 '범죄 집단’, 문창극 검증 보도는 '선동 방송’… 가장 '반 KBS적인’ 인사

조우석 이사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이번에 선임된 이사 가운데 가장 '반 KBS적’인 성향을 지녔다는 점이다. 그는 지난해 6월 11일 방송된 KBS <뉴스9>의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 검증 보도를 미디어펜 기고를 통해 수차례 비난했다. 문창극 후보자는 과거 교회 강연에서 “일본 식민지배는 하나님의 뜻”, “게으르고 자립심이 부족하고 남한테 신세 지는 것 이게 우리 민족의 DNA로 남아 있었던 것” 등의 발언을 했고, KBS의 단독보도 이후 총리 자질론이 불거지며 결국 낙마했다.

조우석 이사는 지난해 6월 <문창극에게 보내는 글>에서 “문창극이 여론의 압박에 밀려 낙마하는 나쁜 시나리오를 반복해 전하는 신문·방송 그리고 '언론 위의 언론’ 대형 포털은 '이래도 자진 사퇴 안 할래?’하고 그를 향해 윽박지르고 있다”며 “범죄 집단에 다름 아닌 KBS가 시작했던 선동방송을 사람들이 지탄하기는커녕 온 나라가 문창극 인격살인에 합세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 지난해 6월 11일 KBS <뉴스9> 보도

<문창극 왜곡 KBS 6월11일 '공영방송 수치의 날’> 칼럼에서는 공격의 수위를 한층 높여 맹공을 퍼부었다. 조우석 이사는 “세월호 참사 보도에서 드러난 것처럼 지금의 상황은 6년 전 광우병 파동 때보다 더 악화되었다고 판단된다”며 “더군다나 선동방송의 맨 앞줄에는 예전의 MBC를 대신해 훨씬 더 중요한 매체인 공영방송 KBS가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조우석 이사는 “문창극 신임 총리 후보자의 교회 동영상을 9시 뉴스에서 보도한 6월 11일은 도저히 지울 수 없는 언론사의 수치로 남을 것이다. 그날 KBS는 언론기관 역할을 포기했고, 보도국장 이하 보도국 기자 전체가 참여해 조직적 범죄행위를 저질렀다”며 “정치적 장난에도 못 미치는 악마의 편집은 심하게 부끄러운 짓이었고, 국민적 분노를 자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KBS는 적절한 절차를 거쳐 대국민 사과 성명과 함께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거듭 나야하지만, 앞으로 과연 그렇게 될지는 미지수”라고 비판했다.

조우석 이사는 이 글에서 '노영방송의 정상화’가 필요하다며 '정부의 정면돌파 의지’에 따라 KBS 사장을 뽑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이사회에서 비상한 책임감으로 노조에 휘둘리지 않을 사장을 뽑고, 편향되지 않은 보도국 간부를 임명할 경우 노영방송은 빠른 시일 내 정상화가 될 수 있다”며 “지금 항간에서는 KBS 사장으로 조갑제, 김동길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KBS 내부 인사로는 지금의 무정부상태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자유경제원 주최로 열린 <공영방송 KBS에 수신료의 가치를 묻다> 토론회에서는 '부도덕한 공기업에 국민이 뒷돈 대줘선 안 된다’는 주제발표를 통해 “부도덕할뿐더러 반사회적이고, 반국가적인 공기업인 KBS에 준조세에 해당하는 수신료를 납부할 필요는 없으며, 시청자들은 이에 저항할 권리를 갖는다”고 말했다.

조우석 이사는 “무늬만 공영방송에서 최악의 애물단지로, 공기에서 흉기내지 사회적 흉물로 변했다”며 KBS를 혹평했으며 “정부가 출연금을 지원하고, 수신료를 쥐어주고, 광고료를 챙기게 해주는 건 비유컨대 조폭에게 뒷돈을 찔러주고 보호를 요청하는 바보짓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3월에는 칼럼에서는 KBS 광복 70주년 특집 다큐 <뿌리 깊은 미래>에 대해 “대한민국 건국의 가치를 부정하는데 몰두했다. 방송 60분을 통틀어 '건국’이라는 표현이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건국 대통령 '이승만’ 언급도 없으며, '대한민국’이라는 표현도 없다”며 “반미, 반제, 반대한민국 코드가 방송 60분을 지배했다”고 평가했다.

공개 토론회나 각종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주장하는 바를 살펴보면 이번에 연임에 성공한 이인호 이사,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에서 KBS로 자리만 옮긴 차기환 이사와 닮은꼴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조우석 이사는 이인호 이사와도 친분이 있다. 문창극 전 후보자의 편향된 역사관으로 논란이 벌어졌을 때 아직 KBS 이사가 아니었던 이인호 교수와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링크)했는데, 이인호 이사가 TV조선 <시사토크 판>에서 “문 후보자가 낙마해야 한다면 이 나라를 떠나야 할 때”라고 한 것을 두고 조우석 이사는 “정말 존경할만한 원로다운 발언이라는 평가다”라고 말했다. 이인호 이사는 이 인터뷰에서 “지금 한국사회라는 공동체를 흔드는 위협은 주로 좌파에서 나온다”고 밝혔다.

지난 5월 27일 KBS 여당 추천 이사들 주최로 열린 '대화마당’ 패널에 조우석 이사가 포함됐던 것도 이인호 이사 덕분이었다는 후문이다. 조우석 이사는 “진보 노조, 이른바 좌파 노조인 그들은 명백한 정치적 편향성을 가지고 있다”며 “정치적 독선을 깔고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공정성을 이야기할 수 있느냐”면서 이날 토론회에서 대화마당에 불참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방송사의 보도와 프로그램을 문제 삼고 적극적으로 의견 개진을 하며, 현재의 방송사는 '노영방송’이라 문제가 있기 때문에 조속히 '정상화’해야 한다는 조우석 이사의 태도는 2009년 MB 정권 이후 내려온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들을 떠올리게 한다. 가장 격정적인 언어로 '반 KBS적인 사고’를 자주 표출해 온 조우석 이사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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