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며 현 검인정 교과서의 좌편향성이 속속 제기되는 가운데, 문제가 된 교재들의 편향성을 토대로 시험문제가 출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데일리안
현재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며 현 검인정 교과서의 좌편향성이 속속 제기되는 가운데, 문제가 된 교재들의 편향성을 토대로 시험문제가 출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관련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 시험문제에서 6.25 전쟁은 우리가 독립 정부를 세우지 못해 일어난 전쟁인 것처럼 묘사됐다는 설명이다.
홍수연 한국자유연합 사무총장은 22일 자유경제원 리버티홀에서 자유경제원이 주최한 ‘국사교과서 실패-연속세미나 제5차 국사시험문제에 나타난 왜곡 실태’라는 제하의 토론회서 한 학교가 지난 2014년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출제한 국사시험문제를 제시하며 시험지 속 나타난 역사 왜곡 실태를 낱낱이 고발했다. 그는 “시험은 현 중·고등학생들이 공부를 하는 제1차 목표로 (시험문제가 왜곡된 것은) 교과서보다 더 시급하고 심각한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수연 사무총장이 제시한 자료 중 6.25 전쟁에 대한 지문을 보면 “1945년 8월 15일 우리나라는 광복을 맞이하여 독립 국가를 세우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그러나 냉전 체제의 영향으로 남과 북이 갈라져 ‘전쟁’까지 벌이는 아픔을 겪었다”고 기술됐다.
이에 홍수연 사무총장은 “지문만 보면 6.25전쟁의 원인이 우리가 독립 정부를 세우지 못해서 일어난 전쟁이라는 것”이라며 “이런 교육을 받은 많은 젊은이들이 미국의 점령으로 인해 독립 정부가 세워지지 못하고, 김구 김규식 같은 분들이 민족 독립 국가를 세우려는데 이승만 대통령의 남한 단독 정부 수립으로 반쪽자리가 됐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이에 대해 홍 사무총장은 “결국 이 문제에서는 이승만과 김일성의 개인적 야욕 때문에 우리는 독립된 정부가 아닌 미국 사대주의와 식민이 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이라 평하며 “그럼 지금 우리나라는 독립국가가 아니라는 주장이냐”고 반박했다.
이어 홍 사무총장은 해당 시험지의 제주 4.3 사건 문제를 지목하며 “방금 6.25 전쟁 문제와 같은 맥락”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문제를 보면 “남한만의 단독 정부 수립을 반대하고 통일 정부 수립을 주장하며 일어난 것으로 봉기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수만 명의 제주도 주민들이 희생되었다”라고 기술돼있다.
이에 홍 사무총장은 “이 지문을 보면 국민들이 대한민국 건국을 그토록 반대했는데도 강제로 이루어졌다고 주장한다”며 “여기서 수만 명의 제주도민들이 어느 정도 희생됐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통일정부수립을 주장하며 일어났다’는 것은 사실인지도 의심스럽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그는 “문제만 보면 제주 4.3 사건은 한 마디로 ‘대한민국은 제주도민을 무차별하게 희생시키고 건국됐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렇게 (서술하기) 시작하다보면 대한민국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잘못 태어난 국가라고 규정짓고 들어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홍 사무총장은 해당 시험지에서 오로지 투쟁에 의한 민주화만을 각인시켜 혁명만을 절대 선으로 보고, 경제발전을 이룩한 산업화에 대해서는 비중 있게 다루지도 않을뿐더러 생태를 악화시키고 독재정권을 유지하는 수단쯤으로 폄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홍 사무총장은 “박정희 대통령과 관련된 문제들을 보면 ‘새마을 운동’조차 틀린 답으로 지정해 별 것이 아니라는 식의 문제가 있고, 또 한 문제의 ‘보기’에서는 ‘조국의 근대화를 내세워 성장위주의 경제 정책을 추진하였다’라고 표현해 대한민국의 한강의 기적을 평가 절하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이어 그는 “그러면서 역사적 사실들을 시대 순으로 나열하라는 문제에는 전부 민주항쟁에 관한 내용으로 4.19 혁명, 5.18 민주화 운동, 6월 민주항쟁, 6.29 선언이 나온다. 주요 사건이 이렇게만 정리되는데 어떤 다양성과 창의성을 기대할 수 있느냐”면서 “우리 역사는 혁명의 정당성을 학생들에게 주입하며 혁명 뒤 무질서와 문제점들은 가르치지 않고 있다”고 개탄했다.
관련해 그는 지난 21일, 10대들이 차량 절도 미수 혐의로 체포된 친구들을 구하겠다며 경찰서 지구대에 들어가 난동을 부린 사건을 언급하며 “혁명은 무조건 선이라고 가르치니 10대들이 경찰 목잡고 난동부리고 하는 게 그럴 수밖에 없지 않겠나. 잘못은 어른들에게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세계사 문제를 인용해 “어린 학생들은 나폴레옹이 세계를 정복한 프랑스의 영웅정도로만 알고 있지 그에 대한 역사적 상황과 시대 흐름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라며 “프랑스 혁명, 영국 산업혁명을 가르치는 것도 보면 산업혁명은 도시빈민, 환경오염, 노인문제, 인간소외를 가져왔다고만 가르치지 산업혁명이 인류에 어떤 발전을 주었는지에 대한 설명을 찾을 수가 없는 것이 현행 교과서의 문제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여한 황인희 두루마리역사교육연구소 대표도 또 다른 학교의 국사시험지를 자료로 제시하며 “산업화 때문에 환경, 노인, 노사갈등 등의 문제가 생겼다고 강조하고 있다”며 “이러한 시험문제를 통해 급속한 산업화를 이룬 정권에 대해 비난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황인희 대표는 해당 시험지에 역대 대통령 이름이 ‘보기’로 제시된 것에 대해 “역사 왜곡뿐 아니라 대통령에 대한 존경심도 갖지 못하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황 대표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산업화로 인한 사회문제’를 고르는 문제 ‘보기’로 ‘승만’, ‘보선’, ‘정희’, ‘규하’, ‘두환’ 등의 역대 대통령의 이름이 사용됐다. 이는 역대 대통령을 희화한다는 지적이다.
이어 그는 “문제를 이렇게 내놓으니 학생들이 역대 대통령을 존경한다든가, 그들의 업적을 기린다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초등학생들까지 대통령 이름을 친구이름 부르듯 부르니 대통령에 대한 존중은커녕 비아냥거리는 사람이 더 많아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데일리안 = 박진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