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인터뷰] 새로운 ‘보수 여전사’의 탄생?

자유경제원 / 2015-11-10 / 조회: 5,487       주간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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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0호] 2015.11.02

[인터뷰] 새로운 ‘보수 여전사’의 탄생?

자유경제원 전희경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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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흔 조선뉴스프레스 인터넷뉴스부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photo 한준호 영상미디어 차장대우
“자고 나니 유명해졌다”는 말이 있다. 요즘 이 말을 누구보다 실감하는 인물이 있다면 바로 자유경제원의 전희경(40) 사무총장일 것이다. 그는 지난 10월 13일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다룬 ‘MBC 100분 토론’ 출연, 뒤이은 ‘새누리당 의원총회 특강’을 통해 그야말로 하룻밤 사이에 ‘전국구 인사’로 떠올랐다.
   
   100분 토론에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 찬성 측 토론자로 나선 전 사무총장의 차분하면서도 논리적인 화법과 2명의 상대편 토론자를 상대하면서 한 치도 밀리지 않는 당찬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토론 다음 날 ‘전희경’이라는 이름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인물검색 1위에 올랐고, TV조선, 채널A, YTN 등 방송에서 출연 요청이 쇄도했다. 국정화 찬성 측은 전 사무총장의 ‘깜짝 등장’에 대해 “새로운 ‘보수 여전사’가 탄생했다”며 환호했다.
   
   지난 10월 16일 여의도 자유경제원 리버티홀에서 전희경 사무총장을 만났다. 이화여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전희경 사무총장은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를 취득했다. 이후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책실장(7년), 한국경제연구원 정책팀장(2년) 등을 거쳤고, 2년 전 현진권 원장이 이끄는 자유경제원에 합류했다. 다음은 전 사무총장과 일문일답.
   
   - 자유경제원이 최근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의 최전선에 서 있는 느낌이다. “자유경제원은 지난해부터 국사 교과서뿐 아니라, 고교 교과서 전반에 대한 왜곡과 좌편향 문제에 대한 분석과 토론회를 개최해 왔다. 그 결과를 전자북(e-book)과 책자 형태로 만들어 시민들에게 알려왔다. 이런 활동 와중에 최근 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가 불거진 것이고, 이 분야를 담당해 온 제가 토론에 나서게 된 것이다.”
   
   - 시장경제를 이야기하는 단체에서 국정 교과서에 찬성한다는 것이 언뜻 모순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자유경제원은 자유시장경제를 지향하는 대표적인 단체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7종의 고교 역사 교과서는 외연만 다를 뿐 사실상 하나의 교과서다. 동일하게 반(反)대한민국 관점에서 쓰여 다양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교학사 교과서 채택 방해 사태에서 보듯 현재 교과서 시장은 공급자들의 담합을 통해 다른 교과서의 시장 진입을 가로막고 있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시장 실패’ 상황인데 이때는 정부가 개입해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
   
   - 100분 토론에서 건국일도 없는 교과서, 북한을 대변하는 교과서,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에 대해 균형을 잃은 교과서라고 주장했다. 상대편에서는 교과서에서 다 제대로 기술하고 있는 내용이라고 반박하던데, 어떻게 보나. “교과서 기술이 그렇게 단순한 게 아니다. 전후 문맥에 숨은 교묘한 맥락, 덧붙인 사진, 기술 분량, 제목의 뉘앙스를 총체적으로 봐야 한다. 검정을 피하기 위해 해당 단어만 넣어 놓고 그 후 기술은 자신들의 세계관대로 장황하게 기술하면 학생들은 거기에 끌려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산업화는 경제발전에 기여하였으나…’라고 잠깐 언급하면서 그 뒤에 정경유착, 노동착취 이런 내용만 열거하면 이게 산업화를 제대로 설명하는 것인가. 북한에 대해서도 북한 논리를 있는 대로 기술하는 데 상당한 분량을 할애하고 잠깐 비판하고 넘어가는 수준이다. 학생들이 오히려 북한 논리에 이목을 집중하도록 교묘하게 기술되어 있다.”
   
   - ‘이명박 정부 때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를 놓고 이제 와서 왜 교과서 편향 문제를 제기하느냐’는 시각도 있다. “역사 교과서 좌편향 문제는 2002년 7차 교육과정에서 한국 근현대사가 검정으로 전환되면서부터 계속 불거져 나왔다. 그 심각성을 소위 우파정부 출범 이후에도 모르고 안일하게 대처한 것이다. 교과서 기술의 기본틀 자체가 대한민국에 심각하게 부정적인데 몇 줄을 검정 과정에서 고친다고 맥락이 달라지겠는가. 부실한 검정도 문제지만 근본적으로 저들(좌파진영)은 교과서를 포함해 대한민국의 역사를 자신들의 시각으로 재단하기 위한 ‘역사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이쪽(보수진영)은 아직도 실상을 잘 모르는 것 같아 답답하다. 어떤 분들은 ‘검정제도를 강화해서 해결할 수 있지 않은가’라고 하시는데 교과과정, 집필기준, 집필진에 이르는 모든 부분을 함께 개혁해야 해결될 문제지 최종단계인 검정만 가지고는 불가능하다.”
   
   - 야당과 역사학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정부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야당이 아직 나오지도 않은 교과서를 두고 친일(親日) 미화, 독재 미화라고 낙인찍는 건 난센스다. 사실 이런 프레임 전략은 오래전부터 저들의 전매특허였다. 저들은 역사 교과서를 바로잡는 것을 정치적 의도가 깔린 것이라고 몰아붙이고 있다. 꼭 해야 할 일을 시끄러운 거 피해가자고 안 하고, 역풍을 맞을까 봐 안 하는 것이야 말로 정치적인 거라고 본다. 지난 정부가 내세운 ‘중도실용’이니 ‘소통강화’ 같은 정책기조도 저들이 만든 프레임에 매몰된 결과다. 역사학계의 반발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학자적 양심의 발로라기보다 지금까지 자신들이 독점해온 사관, 교과서를 둘러싼 참고서, 부교재, 문제집, 강의와 같은 시장을 빼앗기는 데 따른 이익집단의 저항 성격이 짙다. 정부가 사태의 중심(본질)을 봐야 한다.”
   
   - 새누리당 의원총회 강연에서 ‘기계적 중립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그런 맥락에서 나온 것인가. “그렇다. 반발이 거세니 당장 ‘교과서 집필에 좌우균형을 맞추겠다’ ‘논란이 많은 부분은 빼겠다’라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나 마나다. 학자들이 역사의 정설 자리를 두고 사료와 팩트로 겨루는 장이 되어야 좋은 품질의 교과서가 나오는 것 아닌가. 자유민주주의를 택해 건국하고 발전한 나라에서 모든 이념을 가치중립적으로 가르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새로운 역사 교과서는 대한민국 헌법가치에 충실한 교과서라야 한다. 새누리당 의원들께 좌파들이 씌워놓은 기계적 중립론, 사회적 합의주의가 무조건 옳다는 미신에서 벗어나셔야 한다고 말씀드렸다.”
   
   - 새 교과서 집필 과정에 유의할 점이 있다면. “질 좋은 교과서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전문가들의 깊이 있는 학문 간 연구를 통해서 집필하는 게 좋다고 본다. 민족주의에 함몰되고 국제조류에서 동떨어진 민중사관에서 벗어나 개인, 독립, 다양성, 번영을 토대로 한 자유사관에 입각한 역사 교과서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편협성을 탈피할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이 꼭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전 사무총장은 “국사 교과서 문제는 단순히 교과서 집필 체제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간 홀대당한 대한민국의 긍정 역사를 되살리는 일임을 자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이 건국(이승만 시대), 산업화(박정희·전두환 시대)와 민주화(김영삼·김대중 시대)의 여정을 거치며 발전해 온 만큼 이 과정들을 분절적으로 이해해선 안 된다. 자유민주주의를 택한 건국이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고, 경제발전 없는 민주화는 불가능하다. 성숙한 민주주의 없는 번영도 있을 수 없다.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은 결국 대한민국 미래와 직결된 문제다. 정부와 정치권이 지금 이 문제를 시대가 자신들에게 부여한 사명이라는 소명의식을 갖고 임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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