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광, "北 장마당, 완전한 구조와 메커니즘 갖춘 시장으로 거듭나"
최근 북한전문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북한 전역의 ‘장마당’이 396개에 이르는 등 활성화 되고 있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적용되는 장마당의 활성화가 북한경제 체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또 어떠한 변화를 이끌어 낼지를 전망해 보는 토론회가 11일 서울 마포동 자유경제원 리버티홀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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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회에서 ‘시장화 진전과 북한경제 체제의 변화’를 주제로 발제한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는 북한 ‘장마당’의 현재 상황을 언급하면서 ‘붉은 자본가’(자금력, 권력과의 유착 등을 토대로 많은 돈을 벌어들인 계층)의 등장 등 시장경제로의 변화에 대해서는 신중한 견해를 펼쳤다.
김흥광 대표는 북한의 경제상황을 “시장의 불안정이 가셔지고 생산자본과 유통자본, 금융자본이 독자적인 기능을 수행하면서 초창기 장마당의 허울을 완전히 벗고 완전한 구조와 메커니즘을 갖춘 시장으로서 거듭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생산은 없고 소비만 있던 구조로부터 생산적 토대를 갖추고 중국상품에 당당히 경쟁하면서 생존능력을 키워가고 있다”며 “북한주민들의 장인기술, 지혜가 근면성이 사적 이해관계의 자극으로 촉발돼 상품을 북한의 실정에 맞게 잘 만들어 냄으로써 이제는 중국업체와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고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에는 돈이 될만한 각종 신생 서비스들이 오픈되고 있는데, 특히 안마사, 방문의료, 방문요리, 가정교사 등 맞춤형 가사도우미, 심부름집, 콜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마케팅 개념이 확산되고 있다. 과거와 달리, ‘백번 물음에 백번 웃으며 대답하자!’라고 구호를 내걸고 개인식당 등 자영업자들은 아침마다 직원들에게 배꼽인사 훈련과 스마일표정 훈련을 시키고 있다”며 “이제 시장은 과거와 달리 상품과 재화만이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까지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 대표는 “북한 시장의 운명은 북한당국, 즉 김정은이 결정한다”며 “시장 참여자들의 목소리가 아무리 커진다고 할지라도 김정은이 권력유지에 위험이 되거나 상충된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시장을 축소하거나 제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북한의 시장은 시장결정권이 시장 참여자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국가에 있으며, 더 나아가 김정은에게 쥐어져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김 대표는 “북한의 속박된 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변형된 연구의 틀을 만들고 거기에 기초해 전개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토론자로 참석한 자유통일문화원의 이애란 원장은 “북한 장마당의 시초와 발전과정을 살펴보면, 그동안 햇볕정책을 내세워 북한의 개혁과 개방을 유도하려고 했던 통일정책이 많은 오류를 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북한정권이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로 하루빨리 전환되도록 하는 방향에서 통일정책을 짜야하고 우선적으로 북한주민들이 사적소유에 대한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은 “남북경협의 큰 변환이 오더라도, 우리는 북한 주민들의 ‘아래로의 시장확대’를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 주민들의 사적 소유가 늘어나도록 중국-북한 접경에 생산 기지를 만들거나 한중 FTA를 이용해 유통기지를 만든 후, 북한 장마당 시장에 한국 제품들을 싸게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상봉 독일통일정보연구소 소장은 “동독에 서독의 존재가 개혁세력에게는 커다란 힘이 돼 주었듯이 북한은 권력 엘리트는 물론 개혁세력에게도 남한의 존재는 엄청난 의미를 제공한다”며 “장마당 세대, 돈주들과 같이 신흥세력들과의 소통의 채널을 확대하며 북한 정권의 불합리성과 부패한 모습들을 전달해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자유경제원(원장 현진권)과 자유통일문화원(원장 이애란)이 공동주최했다.(Konas)
코나스 강치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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