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편향된 한국지성계 뒤흔든 벼락같은 축복
깜짝스타 김철홍·전희경·김진의 글 책으로 담겨나왔다
조우석 | media@mediapen.com
14일 역사교과서 편찬 지침 발표 앞두고 복병 역할 기대
한국 지식사회를 강타한 벼락같은 축복! 두 달 전 등장했던 장신대 김철홍 교수의 글
‘신앙인, 학자, 국민으로서 내가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찬성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의 등장이
내 눈에는 꼭 그렇게 비춰졌다. 영상과 이미지가 대세인 지금도 글 한 꼭지로 사람 마음을 흔들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계기였다.
신학교수 김철홍(54), 사회적으로는 거의 무명이던 그가 쓴 글은 쇼크였다.
창조적 지성이 숨 쉴 수 없는 전체주의적 지식사회의 풍토를 뚫고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위선-허위의식과 깨끗이 작별한 진솔함이 우릴 시원하게 만들어줬고, 가슴을 뚫어줬다.
글도 명문이었다. 문장을 매만지는 작은 솜씨를 말하는 게 아니다.
큰 씨름꾼에겐 잔기술 따위가 필요 없는데, 김철홍이 그러했다. 삽시간에 교과서 문제의 핵심에 육박하는 전투력, 옛 운동권 전력에 대한 고백을 포함해 자신의 삶을 담보로 한 진솔한 태도란 결코 흔한 게 아니었다.
그런 장점은 이어진 제2,3편에서도 거푸 확인됐는데, 문제의 그의 글이 단행본이란 그릇 안에 담겨 다시 선보였다. 신간 <교과서를 배회하는 마르크스의 유령들>(기파랑 펴냄)이 문제의 책인데, 되읽으니 또 새롭다. 인터넷과 SNS로 접하던 토막글이 아니라 긴 호흡으로 읽어 내리니 이렇게 유쾌 상쾌 통괘할 수가 없다.
김철홍 같은 큰 씨름꾼에겐 잔기술 따위가 필요 없다
문학이건 미술이건 진정한 문제작이란 당대의 최대 이슈를 회피하지 않고 정면승부를 과정에서 나오는데, 김철홍의 글이 바로 그러하다. 그의 글이 다소 비대중적인 게 사실인데, 그럼에도 진실에 육박하는 힘은 근래 최고 수준이다.
문학-비문학의 장르 구분을 떠나 그렇다. 오래 전 언론인 손세일은 전5권짜리의 <한국논쟁사>란 자료집을 펴냈는데, 그 책이 나온 게 1978년이다. 그 책에는 함석헌과 윤형중 신부 사이의 1950년대 말 그 유명한 논쟁이 서두를 장식한다.
그리고 소설가 김동리과 문학평론가 이어령 논쟁 등이 69건 197명의 갑론을박이 담겼는데,
김철홍의 글도 그에 못지 않다. 아니다. 김철홍의 글은 ‘논쟁사’로 정리하기엔 너무 뜨겁고, 앞으로 어떻게 뻗어나갈지 가늠 못하는 현재진행형의 화두다.
얼마 전 ‘좋은역사교과서만들기시민연대’(대표 양동안)가 김철홍의 제1탄 글을 조선일보 전면광고로 제작해(11월17일) 뿌린 것만해도 그렇다.
이번에 다시 책으로 담긴 것만 봐도 글의 파괴력은 심상치 않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건국 이후 병들어온 이 나라 문화계-언론계-교육계의 좌편향, 종북좌파 정서에 물든 상황을 총정리해낸 점에서 세 편의 글에 대한 반향은 앞으로가 더 주목거리다.
무엇보다 좌편향됐으면서도 그걸 부끄러워하지 않는 교수사회를 되받아치는 담대함은 가히 최강의 무기였다.
“언제부터 이 나라가 좌파이념을 버리면 변절자-배신자-부끄러운 자가 되는가? 도대체 이 나라에는 내가 나의 사상을 마음대로 선택할 자유도 없는 것인가?”
본디 김철홍의 이 글은 장신대 역사신학자 7명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성명서에 대한 반론 형태였다.
이 글을 보고 차정식이란 교수가 김철홍을 배신자 내지 변절자로 다시 내몰았다. 좌파에서 우파로 돌아선 것을 용서받지 못할 죄를 지은 이로 규정한 것이다.
헌법적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를 부르짖으면 바로 ‘극우’로 내모는 지금의 몹쓸 분위기가 한국의 지식사회다. 이런 분위기에서 김철홍의 글은 대반격의 신호탄이다. 때문에 김철홍 글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제3편이다.
▲ 서울중등교장평생동지회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서울중등교장평생동지회 회원들은 정부의 중학교 역사 과목, 고등학교 한국사 과목의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사진=미디어펜
이런 책이 100만 부 기록해야 좋은 대한민국 된다
즉 이념전쟁의 낙동강 전선까지 밀린 지금, 어떻게 인천상륙작전을 펼칠 것인가? 그래서 10여일 뒤인 14일 교과서 편찬 지침이 공식발표되면 또 한 번 논쟁이 불을 뿜을텐데, 이 교과서전쟁을 최종 승리로 이끌 것인가에 대한 절절한 인식이 빛나는 대목이다.
“나의 아버지는 당시 고등학교 2학년 학도병으로 제대로 훈련도 받지 못한 채 동네의 친구들과 함께 낙동강 전선에 투입되었다. 65년이 지난 지금 나는 역서교과서 전선에 서있다. 나의 아버지는 총을 들고 싸웠지만, 나는 펜을 들고 싸운다. 애국세력은 이미 수도 서울을 빼앗겼고, 교과서도 이미 빼앗겼다. 낙동강 전선까지 밀린 애국세력들에게는 이제 더 후퇴할 곳도 없다.”
당신의 판단은 어떠신지. 내 눈에 새로 나온 책 <교과서를 배회하는 마르크스의 유령들>은 톰 페인의 <상식론>(1776년)을 연상시킨다. 미국 독립운동 시기 그는 47쪽의 소책자를 펴냈다.
“영국의 왕은 왕관을 쓴 동물”이며, “전제군주제라는 사상 자체가 인간의 존엄을 해치는 것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인 역사적 팜플렛이었다.
이 글이 미국인의 마음을 움직였다. 펴내자마자 수십 만 부 팔려나가면서 당대 미국시민의 표준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렇다. 좌편향이 고질화된 이 나라의 기형적 구조를 바로 잡으려면 <교과서를 배회하는 마르크스의 유령들> 같은 책이 무지막지한 속도로 팔려 가아야 옳다.
이번 교과서 전쟁에서 스타가 된 전희경 자유경제원 사무총장, 확실한 우파 기자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의 글과 합쳐져 이 책은 176쪽밖에 안된다. 판형도 작아 쥐고 읽어 내리기 좋은 이게 요즘 말로 대박 나갈 기대한다. 쉽게 말해 이 책이 삽시간 밀리언셀러로 기록된다면 교과서 전쟁은 대한민국의 승리로 쉽게 귀결될 것임을 나는 감히 장담할 수 있다. 참고로 이 책의 부제가 이렇다. “보수 아이콘 세 지성의 ‘역사전쟁’ 긴급발언”
/조우석 주필 [미디어펜 칼럼=뉴데일리 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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