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20대 총선에 도전하는 여성들

자유경제원 / 2015-12-14 / 조회: 5,306       여성조선

총선이 5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여의도 입성을 노리는 이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현재까지 추산으로만 80명이 넘는 여성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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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희 / 나경원 / 추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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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 이미경

수도권, 여성 후보 약 40명 추산 


국내 여성 국회의원의 비율은 여타 1백90개 국가와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일까. 답부터 말하면 ‘하위권’이다. 그만큼 적다는 얘기다. 지난 8월 1일 기준, 3백 명의 국회의원 중 여성의원은 49명으로 집계됐다. 16.3%다. 이는 국제의회연맹에서 조사한 대상국가 전체의 여성의원(상·하원 종합) 비율인 22.3%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게다가 아시아 국가의 평균치(19.0%)보다도 낮은 수치이다.
여성 입장에서 고무적인 건, 이 비율이 그래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거다. 12대 때 2.9%에 불과했던 것이 16대 5.9%로 증폭했으며, 17대 13.3%, 18대 13.7%, 19대 때 16.3%가 된 것.
20대 땐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여성 후보들이 범상치 않게 꿈틀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정계 관계자는 “17대 때 여성의원들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두 자릿수가 됐다”면서 “그때 인프라가 어느 정도 갖춰지면서 내년 총선에서 여의도 입성을 꿈꾸는 여성 출마자들의 발판이 마련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예전 같았으면 정가 동향을 보느라 출마 여부를 밝히기 꺼렸을 상황에도 속속 출마 의지를 드러낼 만큼 적극적인 양상”이라고 덧붙였다.
그도 그럴 것이 수도권에서만 벌써 40명이 넘는 후보자가 출사표를 던졌다.
이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지역은 ‘신정치 1번지’로 불리는 강남 3구다. 강남구가 분구되는 데다 ‘우선추천지역’으로 지정될 전망이라 여성의원이 몇 명이나 탄생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현재 강남 3구에 배정된 의석수는 7석이다. 분구가 된다면 8석으로 늘어난다.

여-여 대결구도, 승자는? 

이 중 분구가 확실시되는 ‘강남병’에선 비례대표 류지영 의원과 이은재 전 한국행정연구원장이 경쟁구도를 형성했다. 여-여 대결인 셈이다. 숙명여대 생활미술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새누리당 여성가족정책조정위원장을 지내고 있는 류 의원은 강남지역에서 30년을 넘게 살았다. 류 의원은 “강남이 제2의 고향”이라며 주민들을 공략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건국대 행정학과를 나와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행정대학원장, 한나라당 중앙여성위원회 위원장 등을 거친 이은재 전 한국행정연구원장도 최근 대치동에 사무실을 냈다는 후문이다.
여성 후보가 많다 보니 실제로 여-여 대결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서초갑에서는 새누리당 후보로 조윤선 전 정무수석과 이혜훈 전 의원이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조윤선 전 정무수석은 최초의 여성 정무수석이자 최연소 장관을 지낸 인물로 서울대 외교학과를 나와 변호사, 부행장, 여당 대변인을 거쳤다. 그는 “서초에서 40년 이상 살았고 지역 내 학교(세화여고)를 다녔다”면서 “연고가 있고 애정을 갖고 일할 수 있는 곳에 가서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연구위원이었던 이혜훈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서초갑의 17~18대 국회의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을 지냈다. 이 전 위원은 언론을 통해 “서초지역은 아무나 올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면서 “초선이 왔다가는 4년 내내 지역구 현안만 파악하다 끝나는 사례가 많다”고 자신했다. 조 전 정무수석과의 사전 단일화 협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송파병에서는 김을동 최고위원이 지역기반을 다지고 있는 가운데, 여성운동가 출신의 남인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은 중앙대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새누리당 국회의원, 최고위원을 역임하고 있다. ‘삼둥이’ 할머니로 잘 알려진 그는 최초 부녀 국회의원이기도 하다. 김 위원은 지난 18대 출마 당시 송파병 선택에 대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어차피 안 될 거, 장렬하게 전사한다는 생각으로 택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이어 “구로와 송파병 두 지역이 20여 년간 민주당 텃밭이었더라”면서 “사즉생, 생즉사의 심정으로 택했는데 서민적이고 훈훈한 느낌이 마음에 와 닿았다. ‘이 지역이 나와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남인순 의원 또한 일찍부터 송파병에서 출마 준비를 해왔다. ‘남윤인순’이라는 이름에서 법적 이름인 남인순으로 바꾼 뒤 지난해부터 지역사무실을 내고 활동하고 있다. 남 의원은 19대 국회 비례대표 의원들 가운데 의정활동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그의 대표법안은 여성운동가로서의 전문성을 살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다. 남 의원은 세종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한 후 인천여성노동자회 부회장, 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총장,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부대표 등을 지냈다. 현재는 새정치민주연합 보육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여-여 대결 지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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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경기 수원을에서도 정미경 새누리당 의원과 백혜련 새정치민주연합 지역위원장이 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한편 서초을에서는 19대 당시 강동을에서 출마했던 정옥임 전 의원이 지역을 바꿔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송파갑에서는 당협위원장인 박인숙 의원이 재선 고지를 다지고 있으며, 송파을에서는 김영순 전 송파구청장이 출마 채비를 마쳤다.
양천갑은 비례대표 신의진 의원이, 마포을은 비례대표 황인자 의원이 각각 출사표를 던졌다. 성동갑에선 진수희 전 의원이 나섰다. 강동갑에서는 진선미 의원이, 강서을에서는 한정애 의원이, 노원갑에서는 장하나 의원이 비례대표에서 지역구로 가기 위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경기·인천지역은 유권자 수만 1천만 명에 달한다. 게다가 여야가 팽팽하게 균형을 맞추고 있어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지역이기도 하다.

지방은 아직 여성의원 불모지 

하지만 일부 지역에선 아직 여성 정치인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강원, 충청, 제주 등의 지역으로 갈수록 더 그렇다. 거의 모든 여성의원이 수도권에 집중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수도권 지역을 제외한 모든 곳의 출마 예정자의 합이 수도권 후보자보다 적다.
그나마 부산지역은 8명(김명미(진구갑), 한선심(중동구), 배재정(사상구), 손수조(사상구), 송숙희(사상구), 김희정(연제구), 김정희(수영구), 권혁란(중동구))으로 추산돼 지방 중에서는 가장 많은 편이다. 이 중 손수조(31) 위원은 20대 총선 출마 예상 여성 중 최연소다. 손수조는 한 인터뷰에서 “지역구 활동할 때 어리다고 무시를 많이 당했다. ‘어린 게 뭘 알겠느냐’, ‘애는 과자나 먹어라’ 이러면서 무안도 많이 받았다. 결혼하고 애 낳아서 그렇게 보이는 것을 극복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화여대 국문학과 방송영상학과를 졸업하고 부산광역시당 사상구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년특별위원회 위원을 거쳐 현재 제2기 청년위원회 복지통일분과위원회 위원인 손 위원은 12월에 출산을 앞두고 있는데, 출산 후 본격적인 지역구 활동에 나선다는 전언이다.
김희정 장관의 출마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 7월 취임 1주년을 맞아 열린 출입기자간담회에서 “내년에 당연히 출마한다”고 말했다가 논란이 됐다. 이후 현재까지 출마 의사를 명확히 하지 않고 있다. 김 장관은 현재 부산 연제구 재선 의원이기도 하다. 해당 지역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리부터 표밭다지기에 들어갔다는 전언이다. 

여-여 대결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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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 의원,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번 여성 후보들 중에서 다선 중진 의원이 얼마나 나오느냐도 초미의 관심사다. 현재 최다선인 이미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은평갑에서 당선되면 최초로 6선 고지에 오르게 된다. 만일 야당이 원내 1당이 되면 헌정 사상 첫 여성 국회의장도 기대해볼 만하다.
이 의원은 15대 은평갑에 첫 출마해 19대까지 내리 당선됐다. 이 의원은 한 인터뷰를 통해 “의원들로부터 초선같이 일하는 5선이라는 얘기를 가끔 듣는다”면서 “당의 국정감사 평가에서도 매번 우수위원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광진을에서는 추미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5선 고지를 위해 뛰고 있다. 추 의원은 10년간 판사로 재직하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1995년 정치에 입문했다. ‘법의 양심을 심어보겠다’면서. 당시 야당 총재였던 김 전 대통령은 추 의원에게 “호남 사람인 제가 대구 며느리를 얻었습니다”라고 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추 의원은 15대부터 19대까지 4선 의원으로 정치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구로을에서는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4선을 향해 골몰하고 있다.
박 의원은 지난 2004년 정동영 전 의장이 대변인을 맡아달라고 하면서 언론인에서 정치인으로 전향하게 됐다. 이후 첫 여성 정책위의장, 첫 여성 법사위원장, 첫 여성 원내대표를 역임했다.
나경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새누리당)은 동작을 지역에서 4선에 도전한다. 나 의원은 “지난해 중구에서 동작으로 (지역구를) 옮긴 만큼, 이곳에 잘 뿌리를 내려야겠다고 했다. 동작이라는 지역구가 할 일이 많고, 그간 야세가 강했던 지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선이 됐다는 것은 이 지역구에서 여당 의원으로서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유승희 국회 여성가족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이 성북갑에서 3선 반열에 오를지도 주목된다. 1995년 광명 시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유승희 의원은 민주당 여성국장과 열린우리당 총괄조직실장을 지냈다. 지난 2004년에는 17대 총선에서 여성 당료 몫으로 비례대표 의원이 됐다. 종로에서 4년간 활동하다 성북에서 당선되며 국회에 다시 입성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지역구인 고양갑에서 당선되면 3선에 오른다. 진보정당 여성의원으로는 최초다. 15년 정치생활 후 최근 당대표로 선출되었다. 서울대 역사학과를 졸업하고 전국노동조합협의회 쟁의부장, 민주노동당 대의원, 통진당 대표, 정의당 원내대표를 지냈다.
한 정계 관계자는 “이처럼 여성 중진이 대거 등장한다면 남성 중심적인 여의도 정치 지형에도 큰 변화가 뒤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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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혜 /  권선주

본인 의사는 물음표, 출마설은 솔솔 

출사표를 공개적으로 던지지 않았는데, 출마설이 나오는 이들도 있다. 우선 권선주 행장이다. 금융권 내에서는 총선 차출 1위로 꼽히고 있는 권 행장은 지난 2013년 12월 기업은행 수장으로 취임하면서 ‘최초의 여성 은행장’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물론 취임 당시 ‘박근혜 라인’이라는 꼬리표가 붙긴 했지만, 뛰어난 경영실적으로 이 같은 논란을 일축했다. 올 초 열린 경제부처 협업 업무보고에서 박 대통령은 “권선주 행장을 본받으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 또한 그중 하나다. 입각설과 출마설에 끊임없이 이름을 올려왔는데, 최근 들어 사퇴가 임박하지 않았느냐는 관측이 좀 더 짙어지고 있다. 최 사장은 첫 여성 공기업 사장으로 취임해 만성적자에 시달려온 코레일을 9년 만에 흑자로 돌렸다. 최 사장 또한 취임 당시 낙하산 논란에 휩싸였으나 리더십과 경영 능력을 인정받으며 주가를 회복해왔다. 지난 11월 11일에는 교통 분야 유일의 국제상인 황금마차상 시상식(오스트리아)에서 최고의 CEO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 새누리당에서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인물을 둘러싸고도 출마설이 불거지고 있다. 바로 전희경 자유경제원 사무총장이다. 전 사무총장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과 관련해 공방을 벌이면서 ‘보수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김무성 대표 또한 “전희경은 이 시대의 영웅”이라면서 국회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새누리포럼에서 강단에 선 전 사무총장을 연신 추켜세웠다. 김 대표는 “전희경 사무총장은 내가 국민의 이름으로 요구하는데, 밤잠 자지 말고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강의해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 사무총장은 이화여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경제연구원 사회통합센터 정책팀장과 바른시민회의 정책실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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