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돈을 연관 짓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우리 사회에서 어색한 풍경이다. 예술도 경제가 될 수 있고, 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저급한 생각’으로 취급되기도 한다.
이런 환경에선 예술 산업이 발전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자유경제원은 자유주의 사상을 기반으로 하는 예술인들을 모아 ‘시장경제로 본 예술’ 워크숍을 개최했다.
예술을 보는 사회적 인식이 보다 높아졌으면 하는 취지로 개최된 25일 워크숍에서 참석자들은 다양한 고견을 나누었다.
워크숍은 3부에 걸쳐 진행됐다. 1부 '시장경제로 본 예술'은 곽은경 자유경제원 시장경제실장과 남정욱 숭실대 문예창작학과 겸임교수가 발제를 맡았고, 김승욱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신중섭 강원대 윤리교육과 교수가 토론자로 참석했다.
세션 1 ‘시장경제로 본 예술’ 발표자로 참석한 곽은경 자유경제원 시장경제실장은 “시장이 저급문화를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시장은 원하는 것을 반영할 뿐”이라면서 “오히려 시장은 다양성을 인정하며, 예술의 독점화를 막는다”고 지적했다.
남정욱 교수는 발제를 통해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예술에서도 혁신이 존재한다”면서 “인물화 시장을 개척한 에이크의 유화 혁명은 가난한 화가들에게 일거리를, 물감을 비롯한 화구 제작자에겐 더 많은 생산과 이익을 주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남 교수는 “예술 역시 경제”라며 “고급문화로만 생각하면 이런 혁신을 이뤄낼 수 없다”고 말했다.
세션 2 ‘예술도 산업이다’ 발표자로 참석한 윤서인 만화가(조이라이드 웹툰 작가)는 “우리가 아는 순수 예술작품 중에는 금전적 동기로 인해 생겨난 것들이 이미 많다”면서 “예술과 돈은 알고 보면 인간 욕망의 정점에 서 있는, 매우 공통점이 많은 요소”라고 지적했다.
세션 2부 패널로 참석한 이근미 소설가는 토론 자리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탄생한 '웹소설' 시장을 대부분의 작가가 외면하지만 이는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라면서 “새로운 시장을 저급문화로 취급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변화 앞에 어떤 경쟁력을 갖출지 고민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근미 소설가는 “어떤 예술분야든 경제성이 없으면 사라지고 만다”며 “시대에 맞게 예술도 옷을 갈아입어야 하며, 웹 소설 시장이라는 새 시대 앞에 작가 개인이 어떤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자유경제원이 25일 주최한 ‘시장경제로 본 예술’ 워크숍에서 세션 1 ‘시장경제로 본 예술’ 발표자로 참석한 곽은경 자유경제원 시장경제실장은 “시장이 저급문화를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시장은 원하는 것을 반영할 뿐”이라면서 “오히려 시장은 다양성을 인정하며, 예술의 독점화를 막는다”고 지적했다./사진=자유경제원 |
‘예술, 다양성으로 보자’를 주제로 개최된 세션 3은 이문원 미디어워치 편집장과 최공재 영화감독이 발제했으며, 권혁철 자유경제원 자유기업센터 소장, 조우석 KBS이사(미디어펜 주필)가 토론자로 참석했다.
세션 3 발제를 맡은 이문원 편집장은 “문화예술 발전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은 콘텐츠의 다양성이 확보돼있느냐의 여부로 따질 수 있다”며 “이 다양성은 경제성장에서 나온다”고 밝혔다.
열악한 상황에서 예술의 꽃이 피어나고 부유해지면 문화가 퇴폐해진다는 생각은 지극히 보수적이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는 설명이다.
최공재 영화감독은 발표를 통해 “민족주의에서 파생된 우리 문화는 '우리 것'이 아닌 '우리 것만' 소중한 것이 되어버렸다”고 비판했다.
최 감독은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며 “무조건 우리 것이 좋은 게 아니라 세계에서 인정받은 우리 문화가 좋은 문화”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 감독은 “싸이 강남스타일을 비롯한 우리 대중문화가 세계에서 인기가 있는 이유는 한국적이라서가 아니라 세계의 문화를 받아들여 또 다른 문화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라며 “우리 것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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