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개성공단 중단, 안전보장 위한 최선의 선택

자유경제원 / 2016-02-16 / 조회: 5,570       미디어펜
자유경제원은 15일 자유경제원 리버티홀에서 ‘개성공단 전면중단’과 관련하여 긴급좌담회를 개최하였다. 이번 긴급좌담회의 주제는 ‘개성공단폐쇄, 대북정책은 어디로 가야 하나’로 최근 정부의 결정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패널로는 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이 참석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개성공단은 한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볼모가 되기를 자초한, 시작하지 말았어야 할 사업”이라며 “어린아이처럼 순진하고 낙관적인 발상”이라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이어 “햇볕정책은 전혀 신뢰할 수 없는 상대방에게 잘못된 정책을 적용한 예”라며 “햇볕정책이라는 이름으로 지원되는 막대한 물자는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는데 쓰였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늘 뺨을 맞으면서도 항상 더 못주어 난리였다”며 “지난 정권은 무원칙의 교류우선, 지원우선 정책으로 퍼준 실적을 자랑하기에 바빴다”고 설명했다. 안보 상황은 고려치 않고 대북정책 성과를 내는 데 급급했다는 지적이다. 아래 글은 최준선 교수의 토론문 전문이다. [편집자주]



   
▲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개성공단 철수 - 안전보장 없으면 국제조약도, 경제적 번영도 무의미


1. 평화를 지키는 방법


평화를 지키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하는 조약을 체결하고 돈으로 평화를 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힘으로 제압하는 것이다.


2. 스스로를 지킬 힘이 없으면 조약도 무의미한 것이다.


Treaty, agreement, protocol, charter, memorandum, convention, statute 등이 모두 조약이다. 헌법에 의하여 체결, 공포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한국 헌법 제6조 제1항에 따라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 즉, 국내법인 것이다.


기록으로 남아 있는 세계 최초의 평화조약은 기원전 1274년 경 히타이트-이집트 조약 이다.1) 인류 역사상 수도 없는 조약이 체결되었으며 그 조약으로 인하여 역사의 흐름을 바꾸기도 했다. 조약은 대체로 당사국 간의 대화와 타협의 산물이지만, 아주 고약한 조약은 당사국은 배제한 채 타국들이 멋대로 당사국을 요리한다. 대한제국 정부와 필리핀정부가 전혀 알지 못하는 동안 가쓰라-테프트협정에 따라 한국과 필리핀의 운명이 결정되었으며, 난징조약과 강화도조약은 폭력과 강압에 의한 조약이다. 헛된 약속에 불과한 조약도 많았다. 1996년 포괄핵실험 금지조약, 1997년 지구온난화억제를 위한 교토의정서 등은 있으나마나한 조약이 되었다. 강대국은 속셈은 따로 둔 채 체면치레를 하기 위해 마지못해 조약을 체결하였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조약이 일방적으로 파기된 사례는 헤아릴 수도 없다 많다. 제1차 세계대전 후 체결된 베르사이유 조약은 히틀러에 의해 1935년 3월 16일 일방적으로 파기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도 전승 열강들은 독일에 아무런 책임도 묻지 못하였다. 이듬해에는 로키르노 조약(The Locarno Pact)도 폐기되었지만, 그에 대한 응징은 없었다. 1939년 독소불가침조약은 2년 후 독일의 러시아침공으로 깨졌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중국의 역사에서도 송(北宋)과 거란족 요나라 간 평화조약에도 불구하고 여진족 금나라가 요를 침략할 때 송나라는 평화조약을 파기하고 요의 뒤통수를 쳤지만, 결국에는 금나라에게 망했다. 고려도 송을 배신하고 요가 송을 칠 때에 서희의 활약으로 요로부터 ‘강동 6주’를 얻었다. 중국과 한국의 역사 속에서도 부족 간의 협정이 일반적으로 파기된 예는 수도 없이 많다. 상대방 국가가 허약해졌을 때는 조약파기를 유도하고 그 조약파기를 핑계로 집어삼키는 예도 허다하였다.


   
▲ 햇볕정책은 전혀 신뢰할 수 없는 상대방에게 잘못된 정책을 적용한 예이다. 우선 북한은 아무리 더워도 옷을 벗을 나그네가 아니다. 북한의 경우에 옷을 벗는다는 것은 북한정권의 붕괴를 의미한다./사진=연합뉴스


이와 같이 조약이 유명무실해지는 것은 조약은 법률이지만 이를 집행할 수 있는 강력한 집행기구가 없기 때문이다. UN이라는 것이 있고, 한국전쟁 때에는 강력한 힘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UN은 풍성한 잔치나 하는 gentlemen's club이라는 것이 솔직한 느낌이다. 풍성한 말잔치 말이다. 


국가 간의 의무를 정한 조약은 지키든 말든 자유이다. 힘 있는 자의 법이 우선한다는 의미이다. 힘에는 힘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국제관계의 명백한 현실이다. 국제사회에서는 힘이 없으면 존재의미가 없다. 아랍분쟁, 북아일랜드분쟁, 남북한의 대립에서 수많은 협약과 협정에도 불구하고 분쟁은 계속되고 있고, 이 분쟁을 종식시킬 방법은 힘의 우위 밖에는 없다. 2월 7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사건에서 보듯이 UN도 결의안이나 통과시켰을 뿐, 실질적인 제재는 각국에 맡겨두고 있다. 스스로를 지킬 힘이 없으면 국제조약도 무의미한 것이다.


3. 시작하지 말았어야 할 개성공단사업

    

개성공단사업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의 첫 남북 정상회담 이후 추진되어 2004년 첫 제품을 생산하였다. 김 대통령의 이른바 햇볕정책이라는 것의 일환이다. 그간의 곡절도 많았지만 12년간 유지되었다. 그러나 지난 2월 10일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에 대응해 북한은 2월 11일 개성공단을 군사통제구역으로 선포하면서 남측 인원을 전원 추방하고 자산을 동결하는 조치를 취했다. 공단을 추진했던 과거 정부는 개성공단이 새로운 남북 경제협력 모델로 북한에 자본주의를 퍼뜨려 북한의 체제 변화를 유도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그러한 목적은 결국 달성하지 못했으며, 오히려 한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볼모가 되기를 자초한 모양세가 되었다.


햇볕정책은 ‘해와 바람’이라는 이솝 우화의 하나로, 강한 바람은 나그네의 옷깃을 더욱 여미게 할 뿐이지만 따뜻한 햇볕은 나그네의 옷을 벗긴다는 이야기를 빗댄 정책이다. 협력과 지원을 통하여 북한의 체제변화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우화에서 나온 것처럼 이 정책의 탄생배경부터가 상당히 낭만적이다. 옛날 이야기에서 나온 어린아이처럼 순진하고 낙관적인 발상이다. 햇볕정책이 성공하려면 바람과 해 두 가지 요소 외에도 수많은 다른 요인은 고려할 필요가 없었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첫째로, 때가 아니었다.

햇볕정책이 성공하려면 한여름이어야 한다. 그러나 북한의 사정은 모든 것이 얼어있는 한겨울이다. 햇볕을 아무리 쬔다 한들 옷을 벗을 일이 없다. 한겨울에 옷을 벗기기에는 햇볕으로는 어림없다. 옷을 벗기자면 한국의 재정을 다 쏟아 부어도 어렵다.    


둘째로, 상대방을 잘못 골랐다.

햇볕정책은 전혀 신뢰할 수 없는 상대방에게 잘못된 정책을 적용한 예이다. 우선 북한은 아무리 더워도 옷을 벗을 나그네가 아니다. 북한의 경우에 옷을 벗는다는 것은 북한정권의 붕괴를 의미한다. 미지근한 지원을 받고 붕괴될 북한이 아니다. 오히려 햇볕정책이라는 이름으로 지원되는 막대한 물자는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는데 쓰였다. 완전히 실패한 것이다.


셋째로, 지원은 목적이 아닌 수단이 되어야 했다.

북한에 대한 지원은 한국 헌법 제4조가 표방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통일정책을 달성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 때만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과거 정권에게는 지원 그 자체가 목적이 되었다. 국제관계에서 가장 기본원칙인 상호주의는 폐기된 지 오래다. 2008년 3월에는 북핵진전이 없으면 공단확대는 어렵다는 통일부 장관의 말을 빌미로 북한은 남측 당국자를 추방하더니, 그해 12월에는 공단 상주인원을 800명으로 제한하였다. 북한은 2009년 3월에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을 핑계로 세 차례나 통행을 제한하였고, 같은 해 5월에는 핵실험을 단행했으며, 11월에는 연평도를 폭격하였다. 북한은 2013년 4월에는 한미군사훈련을 이유로 공단 근로자를 철수시켰고, 2014년에는 노동규정을 일방적으로 개정하여 임금을 인상시켰다. 드디어 2016년 1월 6일에는 핵실험을 하였고, 2월 7일에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였다.


북한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세의 영향을 받음이 없이 공단의 정상적 운영을 보장한다.”고 했음에도 한국은 늘 일방적으로 끌려 다녔다. 북한은 변할 생각이 전혀 없음에도 맹목적인 퍼주기나 다름없는 바보짓을 10년 이상 계속했다. 일방적인 대북 쌀 지원도 10년 가까이 계속했다. 더욱 더 기가 막힌 것은 정부에 식량과 원자재 차관 등으로 2조5189억원을 빌려 주었으며, 관련 이자까지 더하면 3조원을 훌쩍 넘는 돈을 언제 받을 수 있을지 감감하다는 것이다.


내역을 보면 2000~2007년 북한에 차관 형식으로 쌀 204만t과 옥수수 20만t, 7억2004만달러치(약 8717억원), 2002~2005년 남북 철도·도로 연결사업을 위해 1억3289만달러(약 1609억원)의 각종 자재와 장비 지원, 2007년에도 섬유·신발·비누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8000만달러, 북한 경수로 건설사업에 대출해준 11억5000만달러(약 1조3477억원) 등이다.


그러나 그 댓가는 천안함 폭침과 지뢰매설, 관광객 사살, 금강산 관광을 위하여 투자한 재산 몰수였다. 비전향장기수 63명을 북송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명의 납북자도 돌아오지 못했다. 이보다 무원칙하고 무능한 정부가 있을 수 있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 현시점에서 남남갈등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번 사태는 경제적 논리보다는 한국의 안전보장 문제로 접근하여야 한다. 안전보장이 없으면 국제조약도 경제적 번영도 무의미한 것이다./사진=연합뉴스


참으로 불가사의한 일이다. 늘 뺨을 맞으면서도 항상 더 못주어 난리이다. 정권은 무원칙의 교류우선, 지원우선 정책으로 퍼준 실적을 자랑하기에 바빴다. 안보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대북정책 성과를 내는 데 급급하였다. 한국 내부에 만연한 포퓰리즘이 북한에 대하여도 똑같이 작동한 것이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안보불감증을 낳았다. 핵실험을 해도 놀라지 않으며, 미사일을 쏘아도 덤덤해졌다.


과거 정부는 국민을 이렇게 길들였다. 한국 스스로가 수용적 태도에서 더 나아가 추파를 던질 적당한 구실을 찾기에 바빴다. 더 많이 얻어터질수록 더 많이 퍼주는 행태를 동맹국은 이해할 수 없었으므로 결국은 대북 국제공조는 이완될 수밖에 없었다. 퍼주고도 뺨맞기, 더 세게 맞을 수록 더 퍼주는 행태가 체질화됨으로써 한국 내에서의 끊임없는 남남갈등과 보혁(保革)갈등의 단초를 제공했다. 그 부작용으로 동맹국들과의 관계만 불편해졌다. 햇볕정책은 처음부터 잘못된 정책이다. 이제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돈을 주고 산 평화는 오래가지 못한다.


4. 돈을 주고 산 평화는 오래가지 못한다.


햇볕정책은 돈을 주고 평화를 샀다. 그러나 돈을 주고 산 평화는 오래가지 못한다. 960년, 무신 조광윤이 송나라를 건국했고, 그의 동생 조광의(태종)가 뒤를 이어 중국 통일을 이루고, 과거제도를 도입했다. 과거제도의 확립으로 인해 관직 진출의 기회는 많아졌지만, 지나친 문관우대와 무관홀대로 군사력의 쇠퇴를 가져왔다. 송이 문관우대정책을 펼치게 된 이유는 과거 당나라가 무신들의 반란이 잦아 국가가 망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1004년 이래 거란족의 요가 송을 침범하자 송은 요에 매년 하사품을 내리는 형식으로 평화협정을 맺었다. 동시대에 서쪽의 탕구트족은 ‘서하’를 건국하고 송에 반기를 들었지만, 송은 1044년 역시 재물을 보내는 것으로 화의를 맺었다. 


돈을 주고 산 평화 덕에 송은 경제발전을 이루어 고려와의 무역도 매우 활발하였다. 그러나 국방에는 여전히 소홀했으며, 무관들에 대한 낮은 대우로 무관들의 불만은 점차 쌓여갔고, 송의 국력은 점점 약해져만 갔다. 그 후 송은 여진족의 금과 손을 잡고 요를 멸망시켰으나 과거 송과 요가 금을 공격하기 위해 밀약을 맺었던 게 들통 나 금이 송을 침공하였다. 송은 13세기 초 징기스칸의 몽골과 손을 잡고 결국은 금을 멸망시켰으나, 곧 몽골은 송마저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때도 송은 돈과 화친정책으로 몽골과 평화를 유지하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1279년 송은 몽골에게 망하였다. 화려했던 남송문화와 풍부한 물산을 자랑하던, 100만 대군을 가진 송은 허무하게 멸망하였다. 안전보장이 없으면 경제적 번영도 무의미한 것이다. 돈을 주고 산 평화는 모래성과 같다.


5. 공단입주기업에 대한 대책


개성공단의 중단으로 입주기업의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는 과거 정권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하여 이번 조치를 단행했다. 그렇다면 정부의 정책을 신뢰하고 막대한 투자를 감행한 입주기업에 대한 피해가 없도록 최대한의 지원을 하여야 한다. 정부에 대한 신뢰가 분노로 바뀌지 않도록 근로자들의 일자리 보장 등 모든 가능한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6. 법리논쟁

  

올초 핵(核)실험에 이은 장거리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잇단 도발에 따른 대북 제재조치로 정부가 지난 11일부터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한 가운데 정부조치의 법률적 근거가 논란이 되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은 11일 청와대와 통일부를 상대로 정부조치의 법적 근거를 밝힐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개성공단 전면중단금지 가처분 신청과 헌법소원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민변 등이 어떤 점에 의문이 있어 문제를 삼는 것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민변 소속 변호사의 칼럼을 보니 ‘헌법’ 제76조 제1항과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4항을 근거로 이런 주장을 하고 있다.


먼저 헌법 제76조 제1항은 ‘대통령은 내우·외환·천재·지변 또는 중대한 재정·경제상의 위기에 있어서 국가의 안전보장 또는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고 국회의 집회를 기다릴 여유가 없을 때에 한하여 최소한으로 필요한 재정·경제상의 처분을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민변 변호사는 이번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내우·외환·천재·지변 또는 중대한 재정·경제상의 위기’로 본 것 같다. 그리고 이에 따라 대통령이 긴급한 조치를 해야 하는데 국회의 승인을 받을 수 있었음에도 이를 받지 않고 독단적으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는 것 같다. 


그러나 민변 변호사의 중대한 오류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내우·외환·천재·지변에 상당하는 위기’라고 본 점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위협적이기는 하지만 이것이 내우·외환·천재·지변에 상당하는 위기라고 하기는 어렵다. 미사일 발사를 ‘내우·외환·천재·지변으로 볼 때에만 헌법 제76조 제1항이 적용될 수 있는데, 이번 사안은 그러한 사안이 아니므로 헌법 제76조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러므로 민변 변호사의 헌법 제76조 논쟁은 근거가 없다. 대통령이 재정·경제상의 처분을 한 것은 맞다. 그러나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대통령의 통치행위 중 ‘외교적’ 통치행위에 불과하다. 국제공조를 위한 대통령의 외교적 통치행위는 소송대상도 아니다. 야당이 헌법소원을 검토한다고 하는데, 대통령의 통치행위는 정치적 책임을 질 뿐,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도 없다. 국회가 장거리 미사일 발사 규탄 결의안까지 통과시킨 마당에 대통령에게 정치적 책임(탄핵)을 묻기는 어려워 보인다. 


   
▲ 평화를 지키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하는 조약을 체결하고 돈으로 평화를 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힘으로 제압하는 것이다. 스스로를 지킬 힘이 없으면 조약도 무의미한 것이다. 개성공단은 한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볼모가 되기를 자초한, 시작하지 말았어야 할 사업이었다./사진=연합뉴스


다음으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제17조(협력사업의 승인 등) 제4항은, ‘통일부장관은 협력사업의 승인을 받은 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협력사업의 정지를 명하거나 그 승인을 취소할 수 있다’고 돼 있고, 제11호에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해칠 명백한 우려가 있는 경우’라고 돼 있다. 그런데 이 규정은 ‘개성공단 사업자’가 국가안전보장 등을 해칠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한 경우에 그 문제를 일으킨 ‘사업자’에 대해 장관이 사업 승인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이번 사건은 개성공단 사업자가 문제를 일으킨 것이 아니고 북한 당국이 문제를 일으켰다. 법률 제17조는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쏜 것하고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번지수가 완전히 틀렸다. 개성공단의 중단으로 입주 기업의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우려되는 터라 야권에서는 운영 중단 조치를 비난하고, “개성공단 폐쇄 방침은 실효성 없는 자해적 제재”라는 국민의당 통일위원장의 비판도 이해는 간다. 피해 기업에 대해서는 충분한 보상이 이뤄져야 하고 이 점은 정부도 최선을 다할 것으로 믿는다. 미국 의회가 이미 신속하고 강력한 대북제재법률을 통과시켰고 이어서 중국을 움직여야 하는 터에, 막상 당사국인 한국만은 손 놓고 앉아서 누군가 무언가 해 주기를 바라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현시점에서 엉뚱한 주장으로 국내에서 갈등이나 부추기는 것은 국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7. 결론


개성공단의 중단으로 입주 기업의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우려되면서 야권에서는 운영 중단 조치를 비난하고 나섰다. 국민의당 통일위원장은 10일 “개성공단 폐쇄 방침은 실효성 없는 자해적 제재”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남남갈등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번 사태는 경제적 논리보다는 한국의 안전보장 문제로 접근하여야 한다. 안전보장이 없으면 국제조약도 경제적 번영도 무의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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