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여야 공약 모두 실효성은 글쎄?…시장은 `냉랭`

자유경제원 / 2016-03-29 / 조회: 5,914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송광호 김연정 박초롱 기자 = 새누리당이 29일 발표한 '기업투자 활성화를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공약은 기업 투자를 활성화시켜 청년들의 일자리를 늘리는 데 방점을 두고 있는 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구조조정보다는 직접적인 지원책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그러나 세 정당의 일자리 정책 모두 선심성 공약이고 그나마도 예전 공약의 '재탕'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시장의 반응은 차가운 편이다.

새누리당은 19대 국회에서 통과된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과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을 가동해 기업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걸 주요 경제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는 부실기업을 정리해 기업 경쟁력을 높여 고용창출을 이뤄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과 같은 국책은행이 구조조정에 앞장선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STX 조선, 현대상선, 한진중공업, 동부제철 등 위기에 봉착한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에 이미 들어간 상태다.

그러나 부실 상태가 워낙 심해 은행 대출이자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어 국책은행만으로는 구조조정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따르면 외부 감사 대상 2만7천995개 기업중 '만성적 한계기업'의 비중이 2009년 8.2%(1천851개)에서 2014년 10.6%(2천561개)로 늘었다.

작년 상반기 전체 상장기업 1천722개 가운데서는 14%에 가까운 240개가 한계기업으로 평가됐다. 한계기업이 우리 경제의 시한폭탄이 되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이런 기업들에 대한 기업 구조조정을 추진한 후 이를 발판으로 고용 창출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도 어렵지만 한계 기업 회생이 고용창출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홍익대 경제학과 전성인 교수는 "해고를 진행하고 기업 고용을 늘리겠다는 취지인데, 그게 가능한 일인지 모르겠다"며 "기업이 고용을 늘리지 않으면 그만"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재계와 노동계의 반응도 차갑다.

재계는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인 기업 환경에는 관심이 없는 점과 정부 주도의 일자리 공약 뿐이어서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새누리당 일자리 공약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상위 10% 기득권 중심의 노동시장을 보다 공정하고 유연하게 만들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할 획기적인 경영 활동 지원 공약이 다소 부족하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의 정문주 정책본부장은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중장년 일자리가 대거 사라진 후 청년 일자리가 만들어지면 이는 결국 '제로섬 게임'에 지나지 않는다"며 "파견 허용범위 확대 등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 자체가 비정규직 양산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기업구조조정보다는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더민주는 공공부문 일자리를 포함해 70만개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취업 청년 구직활동 시 6개월간 60만원의 취업활동지원금 지급 같은 세부정책 등을 계획했다.

국민의당도 공공부문의 청년고용할당제를 기존 3%에서 5%로 상향 조정하고 5년간 민간기업에도 청년고용할당제를 적용하겠다고 공약했다.

노동계는 야당의 '청년고용의무 할당제'와 '노동회의소' 설립 약속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그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시했다.

한노총의 강훈중 대변인은 "청년고용의무 할당제와 노동회의소 모두 한노총이 제시했던 정책들"이라며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청년 고용에 나서도록 강제하고, 비정규직을 대변할 조직을 만든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다소 다른 입장을 내놓았다.

대기업의 장애인 고용을 의무화한 장애인 의무고용 제도가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고 부담금 납부로 대신하려는 기업들이 적지 않은 것처럼, 청년고용할당제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재계는 야당의 경우는 일자리 공약이 규제 중심이고, 민간 기업의 자율적인 일자리 창출을 독려하기보다 기업에 고용을 강제하는 공약이 많은 점을 주로 지적했다.

자유경제원 권혁철 소장은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과 관련, "결국 세금으로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뜻"이라며 "공공부문에서 세금으로 만든 일자리, 민간기업의 팔을 비틀어 억지로 만든 일자리가 더 좋은 일자리일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는 새누리당의 공약이 일자리의 질에 관한 내용보다 일자리 숫자를 늘리겠다는 내용이 주가 됐다고 평가했다.

새누리당은 U턴 경제특구를 설치해 매년 일자리 50만개를 창출하고, 2017∼2020년 어르신 일자리를 매년 10만 개씩 늘리겠다고 공약했는데 이 두 가지 정책으로 늘어나는 일자리가 연간 60만개다.

'고용 서프라이즈'라고 불렸을 정도로 호조를 보인 2014년 취업자 수 증가 규모가 53만3천명인 점을 고려하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안전, 사회복지, 보건의료 등 지속가능한 분야의 공공부문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더민주는 새누리당과 일자리 창출을 꾀하는 분야가 다를 뿐 총 7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목표는 비슷하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동시에 내놓은 청년 고용의무 할당제의 경우 기업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어려워 현실 가능성이 작다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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