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일본어 잔재 유감? 연합뉴스의 이상한 카드뉴스

자유경제원 / 2016-03-31 / 조회: 6,788       미디어펜
■ 방송개요 


- 매체: 연합뉴스

- 기사명: <카드뉴스> 무심코 쓰는 이 말, 일본어 어투입니다 (송고일시: 2016-03-09)

- 작성: 서명덕 기자(brain.seo@yna.co.kr), 노세진 작가(playj@yna.co.kr)


■ 내용 및 비판


기사면 기사, 카드뉴스면 카드뉴스. SNS가 일상화 되면서 모바일에서 읽기 좋게 포장된 콘텐츠는 폭발적인 전파력을 갖게 된다. 비슷한 내용의 기사라 하더라도 다양한 방식으로 이전보다 더 많은 사람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잘나가는 매체 연합뉴스도 시장의 특성을 반영해 소비자가 관심을 갖게끔 기사를 잘 가공하고 있다. 하지만 질 낮은 콘텐츠가 대중에게 여과 없이 전달된다면 어떨까? 3・1절을 전후해서 SNS에 공유된 연합뉴스의 <카드뉴스>를 살펴보자.


보기 좋게 정리된 카드뉴스에 담긴 내용은 일본어에서 온 단어들이 ‘버젓이’ 우리말 사전에 등재되어 있다는 것. 해당 언론매체가 ‘친절히’ 설명해 주겠노라고 이야기 하며 지적으로 시작하고 있었다. 단품은 일본어 ‘단삥’에서 왔으니 우리말인 낱개 혹은 단벌로 순화해서 쓰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한 ‘다스’는 영어단어 ‘dozen’의 일본식 표현이므로, 가교는 일본말이어서, 모두발언도 모두(冒頭)가 일본어 ‘보토’(ぼうとう)에서 유래되었으니, 대미역시도 일본어 ‘다이비’(たいび)에서 왔으니 우리말로 순화해서서야 한다는 말이었다. 외솔 최현배 선생의 ‘한글이 목숨이다’라는 일갈과 ‘일본말 찌꺼기’를 버려야 한다는 말로 멋지게 마무리하는 카드뉴스. 적당히 감성을 자극하면서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언급해 울컥하게 만드는 결말은 진부하기 까지 하다.

   

우리말들에 남아있는 외국어의 잔재들은 비단 일본어만 남아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유독 일본어의 ‘잔재’에 민감하다. 중국과 오랜 세월 국경을 마주하고 역사의 점근선을 함께 걸어온 우리말에 한자에서 유래된 말들을 빼면 과연 무엇이 남을는지. 그러나 우리말에 남아 있는 한자의 그림자에는 관대하면서도 일본어의 잔재는 ‘찌꺼기’로 표현하여 수치심이라도 유발하는 듯한 표현을 서슴지 않고 있다. 순수 한글만으로 표현해낼 수 있는 우리말은 어디까지 가능할까. 


   
▲ 오랜 세월 속에 스며들어 남아있는 일본말의 잔재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은 안쓰러울 지경이다. 편협한 언어정체성 타령을 언제까지 들어야 하나./사진=자유경제원 언론고발 게시판(연합뉴스 카드뉴스)


일본어, 중국어, 영어 혹은 또 다른 외국어. 그러한 외국어가 섞인 말도 사람들이 뉘앙스를 표현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언어가 본래 의사소통을 위한 도구가 아니던가. 게다가 지금은 세계화 시대에 국적의 개념 없이 다양한 민족 혹은 국민들이 모여 사는 세상이다. 우리말이 있어도 그 상황의 그 분위기에 꼭 맞는 말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니 자연스레 외국어가 섞이기도 하고 외래어가 나타나기도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말이란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입과 생각을 통해 퍼져나가는 것 일게다.


우리는 우리 고유의 것을 가지고 있고 그 우수함을 누리고 있기에 필요한 부분에 외래어가 섞인 다고해서 우리 고유의 말과 글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우리의 말과 글을 가진 국민이다. 게다가 유구한 한글의 역사가 이어져 오고 있는데 외국어가 일부 섞이고 사용된다고 해서 한글이 붕괴되거나 정체성을 상실할 것처럼 이야기 한다는 것은 기우를 넘어 착각이란 생각마저 든다. 유독 일본어의 찌꺼기(?)를 막지 못한다고 해서 일어날 일만은 아닐 것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아름다운 우리글과 말의 역사를 순수하게 잘 유지하는 것은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특정 언어로부터의 순수성을 고집하는 것에 편협함은 없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민족’이라는 허위의식에 사로잡혀 구한말의 쇄국이라도 할 기세로 일본의 찌꺼기를 몰아내자고 앞장서는 매체의 선동은 아이들 표현대로 ‘오바’다. 좀 너무 나간 것이 아닐지. 일본을 정녕 세계사에서 찌그러지게(?) 만들고 싶다면 우리의 언어 속에 남은 잔재를 몰아내자고 목소리를 높일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일본보다 ‘잘사는‘ 나라가 되면 되는 것이 아닐까.


오랜 세월 속에 스며들어 남아있는 일본말의 잔재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은 마치 이제는 퇴화된 신체 기관의 흔적을 더듬으며 애써 오래전 세월의 흔적을 복원하려는 모습만큼이나 도리어 안쓰러울 지경이다. 필요하면 쓰면 되고 우리말이 더 우수하면 쓰지 말라 해도 우리말이 쓰여 질 것이다. 영어가 필요하면 영어를, 한자가 필요하면 한자를, 일본어가 필요하면 일본어를 쓰면 될 것이다. 도구로서의 언어에 우리의 기상을 가두지 말고 자유로워지길! 편협한 언어정체성 타령보다 세계로 뻗어가는 우리의 말과 글과 국력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면 친일이 되나? 에이 그까짓 것! 친일하고 말자, 그러면! /조윤희 부산 금성고 교사


   
▲ 질 낮은 콘텐츠가 대중에게 여과 없이 전달된다면 어떨까? 3・1절을 전후해서 SNS에 공유된 연합뉴스의 카드뉴스가 대표적 사례다./사진=자유경제원 언론고발 게시판(연합뉴스 카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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