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캐머런과 오스본, 영국 보수당을 생각하다
우물 안 개구리인 한국 정치권의 4.13 총선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 하지만 정당 간 정책 선거는 실종되고 오로지 표를 얻기 위한
이전투구식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정말 한심한 상황이다. 정당들은 각 당이 추구하는 이념과 정강정책, 목표를 명확히 하고, 국민들에게 선택받기
위한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하는 것이 정상적인 행태이다. 한국 정치권은 선거에서 오로지 표를 얻기 위한 행태를 보인다. 그저 국민들에게 돈을
뿌리는 포퓰리즘 정책만 내면 표를 얻을 수 있다는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다. 이에 2014년 영국 총선의 결과가 한국에 주는 시사점에 대해
고찰해보자.
우직한 캐머런의 영국 보수당
2015년 총선에서 집권 보수당 캐머런 총리의 개혁으로 보수당의 단독 집권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였다. 캐머런 총리는 당시 국민들이
꺼려하는 정책을 과감하게 실행하였다. 정부지출 축소, 복지예산 삭감, 의료보험 개혁, 공무원 연금개혁, 대학등록금 상한제 폐지, 법인세율 인하
등 정통 보수주의에 입각한 정책이 대표적이다.
특히, 복지 관련 예산과 대학등록금 상한제 폐지는 학생과 많은 국민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대학등록금이 3배로 인상되자 대학생들은
과격 시위에 나섰고, 복지예산 감축에 대해 국민들은 캐머런 총리와 오스본 재무장관을 비판하며 재무장관의 사퇴를 압박하였다. 하지만 캐머런 총리는
오스본 재무장관을 유임, 신뢰를 표하였다. 캐머런은 오스본과 정책을 공유하며 함께 나아갈 것이라며 오스본을 중심으로 한 작은 정부, 시장
개혁정책을 밀고 나갔다. 이에 대응하여 노동당은 보수당과 극명히 반대되는 정강 정책을 내세웠다.
영국의 정치 상황은 새누리당과 더불어 민주당, 국민의당이 서로 경제 민주화와 무차별적 복지공약을 앞세우며 표를 구걸하기 위한 정치를
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영국의 보수당과 노동당은 명확히 반대되는 정당 정책과 목표를 가지고 치열한 토론과 경쟁을 통해 국민의 선택을 받는다.
정말 아름다운 선거의 과정이 아닐 수 없다.
정치 분위기 또한 개혁적이고 당차다. 하원의회 선거 당시 48세였던 캐머런은 차기 총리후보가 되는 자리인 재무장관에 45세인 오스본을
유임시키며 정통보수정당의 길을 명확히 하였다. 한국 정치권은 다선(多選)과 60세 이상의 의원들이 대부분 행정부의 장관에 임명되는 상황과
비교하면 영국은 젊고 개혁적인 분위기를 내뿜으며 영국 정치를 이끌고 있다. 또한, 영국은 선배 정치인들이 대학교에 강연을 다니며 영국을 이끌
정치인을 양성하기 위해 인재들을 찾으러 다닌다고 한다. 그렇기에 영국의 정치 분위기는 상당히 밝고 당찬 기세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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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4.13 총선이 다가오면서
포퓰리즘 공약들이 난무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은 인지하기 시작하였다. 터무니없는 포퓰리즘 공약으로 인해 갈등을 빚은 무상보육, 기초연금 등
무차별 복지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사진=연합뉴스 |
영국과 대비되는 표리부동의 한국 정치권
한국 정치권은 지역구에 재선을 위해 당 지도부에 눈치를 보며 정당의 정책에 대한 비전도 없다. 오로지 일신의 안위와 재선이 목표인 것이
한국 정치권의 민낯이다. 영국 보수당 내각 지도부들은 개혁정책으로 여론이 나빠지는 상황에서도 명확한 비전과 목표를 끊임없이 강조하며 정책의
불확실성을 제거해나갔다. 그 결과 영국의 실업률, 고용률, 경제 성장률 등 경제지표는 EU평균보다 개선된 상황이다.
정치인들은 본질적으로 유권자들의 표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 한국 정치권은 이에 굴복하여 정당의 정책 따윈 안중에도 없이 복지와 포퓰리즘
공약으로 표를 구걸 중이다. 하지만 캐머런과 영국의 보수당은 국가 전체의 이익을 위해 정통 보수정당의 정책을 추진하였다. 그리고 선거에서 정책이
정반대인 노동당을 상대로 압승을 거두었다. 이것이 한국 정치권과 사회에 주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영국 의회내부의 모습 또한 한국 정치권에 많은 교훈을 준다. 한국의 국회는 정원에 맞는 각자의 자리, 컴퓨터, 편안한 의자가 배치되어
있다. 반면 영국의 하원 내부는 의원들 수에 맞는 좌석이 배치되어 있지 않다. 먼저 온 순서대로 앉으며, 자리가 없으면 주변에 서서 의정활동을
지켜본다. 그들에게 한국 국회에 있는 컴퓨터는 보이지 않는다. 오로지 중앙에 있는 단상에서 정부의 정책상황을 듣고, 보수당과 노동당은 각자의
정당 정책에 따른 의견을 개진하며 합리적인 토론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한국 국회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장면이다.
한국 정치인들은 언제나 국민을 위해, 국가를 위해서라는 말을 밥 먹듯이 한다. 하지만 그들의 행동을 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을 위해 경제 활성화 법안 통과를 호소하였지만, 총선을 앞두고 잿밥에 관심이 많은 국회는 전혀 응답하지 않고 있다. 국회
의정활동기간에는 자리에 앉아서 졸거나 컴퓨터에 이상한 것들을 보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총선이 다가오면 계파간의 갈등으로 분열하고, 공천을 얻기
위해 밥그릇에 밥을 부어놓고 주인이 먹을 것을 지시할 때까지 기다리는 강아지처럼 꼬리를 흔든다.
승승장구 영국 vs 길을 잃은 한국
영국처럼 정치 문화가 합리적이고 선진적인 곳은 경제 정책의 불확실성이 줄어들어 저성장이 자리 잡은 세계 경제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반면 한국은 국회 선진화법으로 인해 과반의석을 확보한 새누리당이 법안하나 제대로 통과시키지 못하고 정당 간 법안을 거래하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입법의 불확실성이 제거되어야 경제성장의 안정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인데 그렇지 못하다.
대통령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주요 경제 활성화 입법이 또한 국회의 총선이슈에 밀려 결국 19대 국회에서는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4.13 총선과 그리고 20대 국회가 개원하여 상임위가 구성되는 그 시간은 한국에게 “잃어버린 시간”이 될 수 있다. 또한 4.13 총선에
대비하여 마련된 각 정당의 법안들은 포퓰리즘 공약 일색이다. 재원에 대한 정확한 추계도 없이 국민연금과 부자증세를 통해서 실행 가능하다는 빈약한
주장만 한다. 답답한 형국이다.
반면, 영국의 하원선거에서 보수당은 압승을 통해 안정적인 정치 환경이 조성되었다. 특히 보수당의 선거 승리는 작은 정부, 복지 축소,
세금 감면, 노조 파업 요건 엄격화 등 전형적인 정통 보수주의 정책을 내걸며 승리를 하였다. 포퓰리즘 일색인 한국 정치권에 의미를 주는 결과라
할 수 있다. 뚝심 있는 개혁정책과 안정적인 의석수 확보로 영국은 경제지표에서도 EU평균에 비해 획기적으로 개선된 상황을 <그림
1>에서 볼 수 있다. 노동개혁에 분열하고 높은 청년실업률과 고비용 저효율 구조로 시름하는 한국과 대비된다. 승승장구하는 영국의 경제
상황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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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물 안 개구리인 한국 정치권의
4.13 총선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 하지만 정당 간 정책 선거는 실종되고 오로지 표를 얻기 위한 이전투구식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정말
한심한 상황이다./사진=미디어펜 |
국민은 결국 바른길을 찾을 것이다
국가 지도층이나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여론에 일희일비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유권자의 표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캐머런 총리는
“정부가 저소득층에서 세금을 걷은 다음 이 돈을 복지혜택이라며 돌려주는 ‘터무니없는 회전목마’를 끝내겠다.”며 복지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스본 재무장관 또한 “그리스의 위기를 보라며 국가가 빚을 통제하지 못하면 빚이 국가를 통제한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재정지출감축과 작은 정부를
추구하고 있다. 국민에게 인기 없는 개혁정책들을 뚝심 있게 밀고 나아갔다.
지도자들이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며 만든 큰 틀의 정책이 한 시점에서는 욕을 먹고 비판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국민들은 어떠한 것이
나라와 경제, 본인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 알게 된다. 영국 총선에서 언론들은 보수당의 개혁정책을 비판적으로 보고 여론을 호도하였다.
출구조사 또한 보수당과 노동당이 비슷한 의석을 얻을 것이라 전망하였다. 하지만 영국 국민들은 노동당의 포퓰리즘 정책에 흔들리지 않았다. 고통의
시간이 잠시 있었지만, 실업률, 고용률, 경제 성장률이 개선되면서 보수당의 길이 옳다는 것을 인지하였기 때문이다. 열심히 일하며 생계를 꾸려가는
개인이 존중을 받는 사회를 이루기 위한 보수당의 개혁정책은 결국 영국 경제 그리고 국민들의 자신감도 되살렸다.
한국은 4.13 총선이 다가오면서 포퓰리즘 공약들이 난무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은 인지하기 시작하였다. 터무니없는 포퓰리즘 공약으로
인해 갈등을 빚은 무상보육, 기초연금 등 무차별 복지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 국회 선진화 법으로 식물국회라는 오명을 얻은 19대
국회는 이제 역사 속으로 저물고 있다. 국민들은 4.13 총선에서 자신의 이익이 아닌 국가의 미래를 위해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일꾼을 뽑을
수 있길 바란다. 영국 총선의 결과는 그런 점에서 한국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정영동 자유경제원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