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구글 `알파고` 신드롬…인류의 미래가 암울하다?

자유경제원 / 2016-04-09 / 조회: 6,223       미디어펜
바둑을 알지 못하는 자가 본 알파고 현상


필자는 바둑을 둘 줄 모른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같이 태권도학원 다니던 친구가 태권도를 그만 두고 바둑학원에 갔던 일이 있었다. 지금까지 기억나는 것은 학원에 따로 교재라는 것이 있었고, 호기심에 책을 펴보니 바둑판 모양의 종이에 연필로 색칠한 흑돌과 동그라미만 친 백돌로 집을 그린 것이었다. 


그 당시에는 그저 '아, 얘가 바둑을 배우는 구나. 태권도 그만두고 저기 다니는 구나.’ 내게 바둑판이란 그저 오목을 두기위한 판이었지 바둑은 TV에서 우연히 경기하는 것을 보면, 참을성이 없던 어릴 때라 뭔가 뚜렷한, 이를테면 구기종목의 화끈한 한 방 그런 것이 눈에 띄지 않아 답답하기만 했었다.


물론 이창호나 이세돌 그리고 과거 조훈현, 조치훈 이 분들도 알고 있었다. 인지도가 높고, 간혹 예능에 출연한 것을 본 적이 있다. 이창호 9단이 중국에서 인정받는 바둑기사라는 얘기나 그의 뒤를 이세돌 9단이 이었다는 얘기 그리고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바둑, 체스 등의 보드게임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어 바둑 단체전에 나와서 우승했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그러다 지난해 말 몽백합배에서 이세돌과 중국의 세계랭킹 1위 커제의 경기가 있었다. 커제는 세계랭킹 1위답게 우승을 차지했는데, 마지막 대국인 제5국까지 가는 접전 끝에 반집 차로 승리했다. 얼마 뒤 구글이 상금을 걸고 인간과 기계의 대결이라는 쇼가 알려지게 되었다.


기계를 간과했다


알파고랑 경기를 하기 한 달 전인 지난 2월 하세배에서 커제와 다시 만났지만 또 패했었다. 이런 하강기류의 상황에서 알파고와 붙게 되었지만, 국내에서는 언론, 바둑계는 알파고 정도는 충분히 잡는다고 예상했다. 알파고의 전적이 2단을 이긴 것 밖에 없으니 수준이 배로 차이나는 이세돌과는 다르다고 생각한 것이다. 전적이 없는 것은 맞지만 역으로 보면 알파고에 대한 정보도 없었다. 이런 문제를 지적한 곳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저 알파고의 수준은 프로 5단 수준이라는 얘기만 있었다. 이미 과거에 체스, 장기를 넘었지만 그 놈의 바둑은 수가 많아서 다르다고 기계를 폄하했다.


   
▲ 이세돌이 AI알파고를 상대로 힘겨운 1승을 거두었다는 사실은 물론 대단한 일이다. 그러나 인류의 진보를 생각해본다면 AI의 엄청난 발전이 더욱 축하할 일이다. 미디어에서 이세돌 찬양으로 기우는 듯한 행태를 보이는 것은 어딘가 번지수를 잘못 짚은 것 아닐까./사진=연합뉴스

 

이성적인 기계한테서 깨달음이라는 느낌을 얻다


그렇게 국내에서 폄하당한 기계 알파고는 이세돌을 이겼다. 5번 중에 4번을 이겼는데, 첫 대국을 보고 느낀 것은, '우리나라는 당장 과학 기술이 문제가 아니라, 과학 기술에 대한 생각부터가 잘못되었다.’고 느꼈다. 대표적으로 흔한 反기계정서가 있다. 제1국 당시 알파고가 승리한 후 인터넷에 쏟아진 반응들 다수는 충격 및 공포였다. 


영화 터미네이터처럼 스카이넷이 재현될 것이라느니, 과거 산업혁명 시기 영국에서 노동자들이 일으킨 러다이트 운동(기계파괴 운동)을 다시 일으켜야한다는 선동 아닌 선동들이 있었다. 이 분들이 착각을 하는 것이 알파고 자체는 기계이지만, 이것을 만든 것은 사람이다. 만든 사람도 무슨 UFO타고 나타난 외계인과 결탁한 것이 아니라 바둑기사가 대국 중 사용하는 두뇌를 써서 만든 것이었다. 기계가 이겨도 기계를 만든 사람의 승리이지, 마지 모 게임 캐릭터의 대사로도 유명한 '인간시대의 끝이 도래했다.’처럼 인류의 위기감을 심하게 가질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기술을 보고 감탄을 해야 될 상황에 이렇듯 기계에 대한 혐오감과 공포심으로 두려움을 표현한 사람들을 보니까, 마치 과거 동학농민군이 등에다가 궁을(弓乙)이라는 글자가 담긴 부적을 붙여 일본군의 총알을 피할 수 있다는 미신이 생각났다. 모든 대국을 보고 나서 느꼈던 것이 하나 있었다. 왜 이세돌 9단이 한 번 이긴 것은 대단하다고 띄워주고, 나머지 대국에서 승리한 알파고 또는 프로그래머에 대한 칭찬은 별로 없는가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아직 기계는 안 된다며 평가 절하한 것은 잊고 언제부터 알파고가 국내에서 진작부터 신의 대접을 받고 있었는가? 물론 이세돌 선수의 승리를 비하할 의도는 없다. 하지만 사람은 본래 앞뒤가 맞아야 하는데, 대국 전에는 기계무시, 인간의 압승 예상하더니 대국 5국 중에 1국만 했을 뿐인데 인간의 기적에 대한 관심으로 바뀌었다. 기계를 찬양한다면 이해하겠지만 반드시 꺾어야 할 적으로만 본 것이었다.


알파고 효과에 대한 생각


알파고가 유행을 타고난 뒤에 생각난 첫 수혜자는 알파고를 보유한 구글이다. 단순히 이세돌 선수에게 상금을 주지 않아서 이득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기업 홍보효과이다. 그리고 한국기원은 뜻하지 않은 이득을 얻은 셈이다. 한동안 바둑이라는 종목이 홍보가 되지 않았는데 이번 이벤트로 인해 확실히 홍보가 되었다. 


한국기원과 이세돌의 일화를 안다면 세상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세돌 선수가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승격심사가 있는 대회에는 참가하지 않고 상금이 걸린 대회만 계속 출전해서 우승하자 논란이 되었다. 전성기 시절에는 불화로 인해 바둑대회를 그만 두기도 했었다. 결국 한국기원이 규정을 바꾸고, 대화를 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긴 했지만 그들 입장에서는 다루기 어려운 악동이 결과적으로 기원을 도와준 셈이다.

 

알파고라는 기계를 통해 출산율 문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냐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지금까지 정부에서 출산율을 높이겠다고 보조금을 주거나 이민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정책들을 시도했다. 우선 보조금은 어찌 보면 정부의 아이에 대한 인권침해일 수도 있다. 아이를 낳는 것이 병역처럼 의무는 아니지 않는가? 


정부에서 준다는 것은 세금인데, 이미 다 자라서 혜택 받지 못한 사람들 그리고 딩크족이 되긴 커녕 결혼할 생각조차 없는 독신들의 세금이 그쪽으로 쓰이는 것이다. 정말 보조금을 준다고 해서 아이를 낳을 지도 의문이다. 세상에 어느 부모가 '정부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 아이를 낳아야지.’ 이런 부모가 있을까? 아이를 낳고 보조금을 받으면 그 다음 대책이 없다. 


또 이런 식으로 출산율이 획기적으로 늘어도 아이를 보조금이라는 돈값으로 침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민자는 뭐 정책부터가 논란이 아닌가? 우리는 미국처럼 도래인이 원주민들을 몰아낸 것이 아니라서 다인종 국가가 되려하면 지금 유럽처럼 엄청난 혼란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자신들의 문화 중에 안 맞는 예를 들어 일부다처제, 육식 혐오와 같은 것을 버리고 온다면 이해하겠지만, 그럴 사람은 소수이다. 출산율 문제는 국가에서 해결을 하기 힘든 상황인데, 괜한 정책을 폈다가 지출이 늘어나 세금이 올라가서 출산을 더 하지 않는 악순환이 생기는 것이다. 


   
▲ 알파고와 이세돌과의 대국 결과를 두고 갖은 억측이 난무했다. 가장 무의미한 지적은 인간의 정신과 불평등 문제, 자본 및 하이테크 기술의 결합을 운운하며 두려움을 표하는 생각들이다./사진=구글 간담회 유투브

 

이런 상황에서 알파고처럼 기계가 줄어드는 노동력을 해결하는 것이 어떨까 싶었다. 근력이 많이 소모되는 일들을 기계가 할 수 있게 발전시킨다면 인류는 새로운 차원으로 올라갈 수 있는 것이다. 과거 맬서스의 인구론이 있었다. 이 당시 식량 증가량에 비해 인류의 성장 속도가 빨라서 결국 공급이 부족해지고 수요가 넘쳐나는 위험한 상황을 예언한 것이다. 


하지만 이후 어떻게 되었는가? 단순히 식량과 인구라는 그래프 하나에 고민이 매몰된 사이 기술이 발전하여 식량이 획기적으로 늘게 된 것이다. 결국 그 우려의 유언은 이뤄지지 않았다. 자꾸 사람들에게 아이만 낳게 해준다면 국가가 뭐든지 다해주겠다는 어딘가 매몰된 생각을 버리고, 바둑처럼 잠시 손을 뗀 다음 상대가 예측하지 못한 곳에 수를 두는 정책을 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암울한 인류의 미래를 예언하는 사람들에게 얘기를 한다. 여러분이 이동할 때 다니는 대중교통이나 자가용은 기계가 아닌가? 아직도 조선시대의 가마가 그리운가? 지금의 필자처럼 키보드로 편하게 글을 쓰다가 갑자기 종이를 대고 긴 글을 쓴다면 얼마나 불편할까? 기계가 무서우면 당장 기계 없이 살아보면 된다. 너무 극단적인가? 더 이상 발전은 안 해도 된다는 의견도 있다. 발전을 해도 되고 안 해도 되고 그런 것은 결국 더욱 편리함을 원하는 수요자가 정하는 것이다. 후대에 불행한 일이 올 것 같다면 창조물을 원망하기 전에 수요자라는 같은 인류부터 원망을 해라. /최성환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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