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환경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은 전태일 덕분에 노동자의 임금상승과 처우 개선이 이루어지고 노동자들이 보다 나는 환경에서 일할 수 있게 됐지만, 이것이 이미 실패가 입증된 사회주의 철학과 계급투쟁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삼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세미나가 열렸다.
자유경제원은 25일 오전 마포구 자유경제원 리버티홀에서 ‘누가 전태일을 이용하는가’를 주제로 ‘생각의 틀 깨기 4차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조동근 명지대 교수는 ‘「전태일 평전」전태일 생애 오독(誤讀)하지 말아야’ 발제에서, “자신이 결코 앉아 쉴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 나무그늘을 만들기 위해 나무를 심는 지혜로운 노인이 많을수록 그 사회는 번영된다”는 그리스 격언을 인용해 누구는 보상없는 희생을 하고 누구는 대가없이 무임승차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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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전태일의 헌신이 제대로 평가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2014년 3조 2495억, 2015년 1조 540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최악의 경영난에도 불구하고 지난 4일 4천억원의 추가비용을 요구한 현대중공업 노조는 “죽음으로 노동운동의 길을 연 전태일이 닦아 놓은 길을 유유자적 가고 있는 ‘무임승차자’라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이어 초·중·고 학생들에게 추천하는 도서 중 압도적 1위인 「전태일 평전」이 자서전이 아닌 타자(他者)의 시각에서 기록된 ‘평전’이기 때문에 ‘또 다른 타자’를 불러들일 수 있다며, 전태일이 놓였던 상황에 대한 새로운 해석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전태일의 분신이 노동운동의 기폭제가 됐지만 봉제노조가 그 열매를 따지 못하고 대형사업장의 노조가 그 과실을 따갔다”며, 귀족노조로 불릴만큼 이기적인 대형노조를 지적하고, “지금의 노조에 ‘전태일의 정신’은 살아있는지 자신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조 교수는 「전태일 평전」이 혹여 전태일의 시대상황과 고귀한 정신을 오독하고 있지는 않은지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토론자로 나선 조영길 변호사는 “전태일 평전 근저에 있는 편향된 철학과 사상의 부당성을 타당한 관점에서 검토, 분석해 바로 잡아야 한다”면서 4가지 측면에서 부당한 부분을 지적했다.
그는 그것을, 비인간적 참상의 원인을 우리가 살고 있는 전체 사회질서와 구조에 있다고 보았다는 점, 비인간적 제반 문제 해결 방식을 오로지 투쟁 즉 물리적 실력행사의 방법으로만 가능하다고 보았다는 점, 정의로운 법률과 도덕(원칙)에 대해 철저히 불신하고 배격했다는 점, 자살이라는 문제 해결을 정당화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하면서, 전태일이 가진 기본적 동기인 정의롭고 타당한 정신을 바르게 계승하기 위해서는 「전태일 평전」의 내용을 보편타당한 원칙에 비추어 우리가 수용하고 따라야 할 내용들과 극복하고 보강해야 할 내용들을 분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진권 자유경제원장은 “전태일의 공헌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정신이 계급투쟁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며 세미나 개최 이유를 밝혔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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