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포퓰리즘 판치는 약탈의 정치와 타락한 민주주의

자유경제원 / 2016-05-04 / 조회: 6,420       미디어펜
지난 4월 13일 있었던 20대 총선에서도 여전히 각 정당들은 퍼주기식 포퓰리즘 공약들을 내세웠다. 그렇게 당선된 20대 국회는 과연 어떻게 움직일까. 반시장 반기업, 복지 포퓰리즘으로 흘러갈 것이며 결국 우리나라의 장기적인 경제성장 저해를 가져올 것이다. 지난 20대 총선 이후 또 다시 대한민국의 정치는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프리드리히 A. 하이에크는 “입법을 통하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무제한적 민주주의(Unlimited Democracy)를 제한적 민주주의(Limited Democracy)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무제한적 권력을 제한하고 ‘법다운 법’만을 제정하도록 함으로써 자유로운 사회를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것이 하이에크가 제시한 해법이며 대한민국에 주는 교훈이다. 이에 자유경제원은 하이에크 탄신 117주년을 맞이하여 그의 사상을 되짚으며 한국에 주는 시사점에 대해 논의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2일 열린 자유경제원의 ‘하이에크의 정치불신과 한국에 주는 교훈’에서 패널로 나선 김이석 시장경제제도연구소 소장은 “복지국가, 무상시리즈나 각종 보조금의 경제적 제시가 이루어지는 지난 대선과 총선을 보면 우리 사회가 점차 동의와 자발적 거래에 의한 재산권의 이전이 아니라 약탈적으로 행해지는 부분이 커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우리가 정부”라는 명분으로 정치인과 관료들이 약탈을 일삼는 ‘타락한 민주주의’라는 설명이다.


김 소장은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차이는 사회주의에 얼마나 더 빨리 도달하는가의 차이일 뿐”이라며 “국가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겠다는 것은 달콤한 약속이며,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소장은 “정치인들로부터 무상 포퓰리즘 경쟁, 소위 복지국가를 향한 경주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며 “의회의 권력이 법의 지배 사상에 의해 제한되어야 민주주의가 타락하지 않고 작동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래 글은 김이석 소장의 토론문 전문이다. [편집자주]



   
▲ 김이석 시장경제제도연구소 소장
무제한 민주주의에 대한 하이에크의 진단과 처방 


1. 하이에크 탄신일에 던져야할 질문


20대 국회가 시작되는 시점에 하이에크 탄신 117주년을 맞아 민주주의에 대한 하이에크의 진단과 처방에 대해 후학으로서 다시 생각해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오늘 이 자리에서 그의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그가 제시한 처방에 대해 고심해보는 것은 그를 명예롭게 하는 일이기도 하거니와 우리 자신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2. 무제한적 민주주의의 문제점들


하이에크 탄신 기념일에 권혁철 박사는 지금 우리에게 나타나고 있는 정치가 우리의 기대와는 너무나 멀어지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의 차이는 사회주의가 얼마나 더 빨리 도달하는가의 차이일 뿐이라고까지 말하면서 자유민주주의로부터 도망가면서 오십보를 도망간 친구가 백보를 도망간 친구를 보고 비웃는 셈이라고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다. 


국민의 세금으로 메워야하는 국가재정이 거덜나기는 마찬가진데 약간 더 늦게 거덜난다는 점을 애써 부각하고 있는데 그 사실을 정작 당사자들이 알고 있는지 묻고 있다. 결국 서로 다른 듯이 말하고 있지만 “민주주의 제도 하에서 선거는 인기영합적 선심정책을 표와 맞바꾸는” 유권자와의 흥정을 두 당이 모두 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권혁철 박사의 말처럼 하이에크는 이를 ‘흥정 민주주의’(Bargaining Democracy)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런 흥정 민주주의 속에는 “약탈”이 들어오게 됨으로써 이런 선거제도는 자유주의를 지키지 못하게 한다. 다수가 되기 위한 경쟁이 유권자들의 재산권과 자유를 빼앗는 결과가 나타나게 된다. 말하자면 민주주의의 타락이다. 이런 자유주의와 다수결 민주주의가 갈등관계는 간단한 가상적 사례만 생각해도 분명해진다.


다수의 검은 머리들이 다수결로 소수의 붉은 머리들의 재산을 박탈해서 자기들끼리 나눠 가지기로 했다고 해보자. 이제 소수의 붉은 머리들이 자신의 재산을 수단으로 해서 누릴 자유는 그 수단이 다수결 민주주의에 의해 박탈당함으로써 함께 박탈당했다. 즉 “다른 사람의 자유를 물리적으로 침해하지 않는 한, 자신의 신체와 재산을 자신의 의사대로 처분할 수 있는” 붉은 머리들의 자유는 박탈되었다. 


만약 붉은 머리들의 재산에 대해 그 전부가 아니라 10%만 박탈하기로 다수결로 결정했다고 해서 이런 자유주의와 다수결 민주주의의 갈등관계의 본질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다수결로 무엇이든 결정해도 된다는 다수결 무제한 민주주의가 가져올 폐해는 이처럼 조금만 생각해봐도 어렵지 않게 깨달을 수 있다. 


   
▲ 인기영합적 선심정책으로 표를 사려는 정치문화가 지금과 같이 계속되는 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차이는 사회주의에 얼마나 더 빨리 도달하는가의 차이일 뿐이다./자료사진=연합뉴스


복지국가, 무상시리즈나 각종 보조금의 경쟁적 제시가 이루어지는 지난 대선과 총선을 보면 권혁철 박사가 설명하듯이 우리 사회가 점차 동의와 자발적 거래에 의한 재산권의 이전이 아니라 약탈적으로 행해지는 부분이 점차 커지고 있다. 


사적 재산권과 가격을 폐기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리고 정부가 시장에서의 교환과 그 결과에 간섭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것들이 폐기된 시스템에서와는 달리 동기부여의 문제와 지식(정보)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은 면하겠지만 이런 간섭주의 사회가 동기부여가 약화되고 가격의 지식(정보)적 기능이 왜곡되어 저생산성에 시달릴 것이다. 각종 혜택을 선거에서 약속 받은 유권자 자신들로서도 미리 초래할 결과를 알았더라면 이런 선거제도 자체를 반대했을지 모른다. 


사실 재산권과 가격을 철폐한 사회주의는 쉽게 작동을 멈추지만, 재산권과 가격에 대한 간섭은 금방 작동이 멈추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 생명력이 오히려 덜 질길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런 간섭주의가 횡행하는 경제가 보기에 따라서는 원래 의미의 사회주의보다 더 비극적인 상황일 수도 있다.   


권혁철 박사가 인용했듯이, 뢰프케와 같은 자유주의 선각자들이 “현대국가의 과도한 사회보장제도와 정부의 경제개입 등 집단주의적 행태가 사회주의나 공산주의보다 더 위험하다”고 했다. 권박사의 비유처럼 “서서히 온도를 올릴 때 죽는 개구리”가 죽는 줄 모르면서 죽듯이 그 전체주의적 독성의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작동불가능성의 측면에서도 과도한 복지국가와 정부개입이 사회주의나 공산주의처럼 명백하게 드러내지 않고 서서히 진행되어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무제한 민주주의에 필요한 고삐를 매지 못하다보니 현재 선거를 통해 자발적 동의와 거래에 의해서가 아니라 공약과 입법을 통한 “약탈”이 광범위하게 자행되고 있으며, 오십보를 도망간 친구가 백보를 도망간 친구를 향해 국가재정을 걱정하지 않는다고 비웃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사태가 왜 빚어진 것일까?



3. 민주주의 타락의 원인


권혁철 박사가 인용했듯이, “하이에크는 민주주의가 제한적(limited) 민주주의에서 출발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무제한적(unlimited) 민주주의로 변질되는 것이 민주주의의 전형적인 과정인 것 같다고 하면서 “민주주의가....보다 높은 상위규범에 의해 제약받으면서 개인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초기의 명예스러운 기간이 지나고 나면, 조만간 어떤 형식이든 불문하고 그저 다수파가 원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처리하려고 하게 된다”고 말한다.1) 


Vanberg가 설명하고 있듯이 하이에크는 초기의 제한적 민주주의는 자유주의와 양립가능하며 서로 보완적 관계를 가질 수 있다고 본 것 같다. 당시 부족했던 인식은 “우리가 정부이므로” 다수파가 과거 왕에 대해 가하고자 하는 제약에 버금가는 제약들을 다수의 의사에 대해서도 만들어두어야 한다는 사실을 망각했던 게 민주주의를 타락시킨 중요한 원인이었다. 이런 분석에 있어서는 하이에크나 로스버드나 의견이 일치한다. 국민이라고 하지만 다수파와 소수파가 있을 수 있는데 마치 내부적 갈등이 존재하지 않는 하나의 존재로 오인한 것이다.


왕에게 가하고자 했던 제약에 비해서는 삼권분립과 같은 느슨한 제약이 가해졌고, 왕이 법의 지배를 받아야 하듯이 다수파의 결정도 법의 지배를 받아야 한다는, 즉 정의의 규칙에 따라야 한다는 의식이 따르지 못했다. “다수의 폭정”이 전제군주의 폭정에 못잖은 폭정이 될 수 있음을 간과한 것이다.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고 하는 것으로 끝나며 그 주권조차도 제약되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한 것은 정말 큰 실수였다. 


   
▲ 새누리당, 더민주, 국민의당 등 각 정당의 포퓰리즘 입법 경쟁 의미는 다음과 같다. 국민의 세금으로 메워야하는 국가재정이 거덜나기는 마찬가진데 약간 더 늦게 거덜나는 차이다./자료사진=미디어펜


다음으로 권혁철 박사는 민주주의의 타락의 이유를 하이에크의 분석에 따라 구성주의적 합리주의를 들고 있다. 초기의 민주주의에서는 “위대한 자유주의 원칙들”에 의한 제약이 있었는데 그 자리를 점차 구성주의적 합리주의가 차지했으며 이에 따라 “모든 법과 사회제도들은 이 다수의 의지에 의해 고안되어야 하고 또 고안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고안된 것들은 정의롭고 정당한 것으로 간주”되었다는 것이다.”2)


사실 구성주의적 합리성과 같은 개념은 “사회주의의 계획”에 대한 설명으로는 호소력이 있는데 이런 구성주의적 합리성이라는 요소가 민주주의를 타락하게 하는 결정적 요소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우리가 정부”라는 생각에서 “다수의 폭정”에 대한 제약을 가할 생각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다수로부터의 득표를 위한 경쟁은, 정당들이 구성주의적 이성을 전혀 사용하지 않으면서 ‘잔머리’만 굴린다고 하더라도, 소위 포퓰리즘적 선동을 통해 집권에 성공하고자 노력하게 할 수 있고 이에 따라 권혁철 박사가 묘사하는 오십보-백보 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국가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겠다는 달콤한 약속은 반드시 그 재원의 마련을 위해 개인의 재산권과 자유를 침해하지 않을 수 없지만 그런 침해가 일어날 수 있다는 인식의 부재와 이에 따른 다수파 권력에 대한 제약을 만들지 못했다면 소위 복지국가를 향한 경주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지난 대선에 각종 복지약속이 등장한 것은 구성주의적 합리주의의 결과로 설명할 필요 없이 대선에서 이기기 위한 ‘정치공학적 전략’의 산물로 본다면, 이에 대한 권박사의 의견이 궁금하다. 



4. 하이에크의 의회 권력의 분립(입법의회와 정부의회로의 분권화) 아이디어


사실 권혁철 박사가 잘 제시했고 하이에크가 강조한 바 있는 무제한적 민주주의가 가진 문제점에 대해서는 그래도 비교적 다수의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는 편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 이런 무제한적 민주주의의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해나갈 것인지는 많은 사람들에게 그렇게 명백하지 않는 것 같다. 그냥 제한적 민주주의가 해결책이라고만 말해서는 비록 틀린 말이 아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어떤 방식으로 제한하면 민주주의를 지금의 문제로부터 구할 수 있는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에 고삐를 단다는 것은 비록 정부 예산의 사용처라든가와 같은 문제에 다수결주의를 적용한다고 하더라도, 다수결로도 결정할 수 없는 것들을 두는 것을 의미한다. Vanberg가 강조하고 권혁철 박사도 지적하고 있듯이 하이에크는 무제한적 민주주의에 대한 대안을 여기에 고삐를 단다는 데서 찾았으며 다른 대안은 고려하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 “민주주의 그 자체가 자유를 뜻하지 않으나 자유를 수호해주는 가장 중요한 안전판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정치권력의 평화적 변화를 가능하게 해주는 유일한 체제로서 민주주의는 비록 소극적(negative)이기는 하나 엄청나게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3) 이 점에 있어 그는 미제스와 의견이 일치한다. 


그래서 그는 현재의 민주주의에 민주주의 정치가 “모델 헌법”에 의해 정의의 규칙에 의해 제약을 받도록 하여 법적 약탈이 가능하지 않도록 고삐를 매는 한편, 의회의 권력도 입법의회와 정부의회로 분립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권박사의 설명처럼 “정의의 원칙을 만드는 일과 특수목적을 위해 행정부의 특정행동을 지휘, 감독하는 일”을 분리하고, 그 각각을 각기 다른 독립적인 기관에 의해 수행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하이에크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 입법의회와 정부의회를 분리 구성하여, 입법의회에는 헌법에 따라 “정의의 원칙을 만드는 일”, 즉 실질적 의미의 법(Law)을 제정하고 개발하는 과제를 부여하고, 반면에 정부의회에는 “특수목적을 위해 행정부의 특정행동을 지휘, 감독하는 일”, 즉 “집행기관인 행정부로서의 정부를 조직하고, 정부의 목적을 심의·결정하며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들을 결정”하는 과제를 부여한다.4) 이 때 입법의회의 권한은 실질적 의미의 법이 갖추어야 할 조건들을 명시한 헌법에 의해서 제한되며, 다른 한편 정부의회의 권한은 헌법과 입법의회에서 정한 정의로운 행동규칙에 의해 제한된다. 


   
▲ 흥정 민주주의 속에는 “약탈”이 들어오게 됨으로써 이런 선거제도는 자유주의를 지키지 못하게 한다. 다수가 되기 위한 경쟁이 유권자들의 재산권과 자유를 빼앗는 결과가 나타나게 된다. 말하자면 민주주의의 타락이다./자료사진=연합뉴스


하이에크의 아이디어는 결국 보편적인 규칙으로서의 법의 위상을 되찾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법이라는 것이 단순히 특정 목적, 예를 들어 국민연금공단설립법이나 사설 보육원에 정부재정을 지원하는 것을 “합법화”시키는 입법과 같은 차원이 아니라 모두가 지켜야 할 보편성을 지닌 정의의 규칙으로서의 차원은 매우 다르다. 


현재는 이런 구분이 의미 없게 되었다. 국회가 다수결로 통과시킨 모든 법은 동등한 법적 요건을 갖춘다. 하이에크에 있어 이런 구분이 없어져버린 것 자체가 민주주의 타락의 징표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지금도 헌법재판소에서 국회에서 만들어진 법률에 대해 위헌소송이 가능하고 그런 점에서 헌법재판소가 하이에크가 말한 입법의회의 역할을 어느 정도 할 수도 있겠지만 현실을 그렇지 않다. 우리의 헌법 자체가 보편성을 잃은 법률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은 정치권이 임명한다. 루즈벨트 대통령이 뉴딜의 농업조정법(Agricultural Adjustment Act)가 위헌판결을 받자 대법원 판사들을 자신과 정치적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로 교체한 후 기어이 합헌 판결을 받아낸 것은 이와 관련된 유명한 사례이다. 


민경국 교수에게 하이에크에 있어 이 입법의회가 할 역할이 보통법 체계에서 사법부의 재판관들이 판결을 내리면서 하게 되는 역할과 어떻게 다른지 문의해본 결과, 재판관들이 발견하는 법들 혹은 그런 판례를 통해 축적되는 관습법들에도 일관성이 부족하거나 현실의 변화를 미처 따라오지 못하는 경우 등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이런 부분을 더 다듬고 체계화하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하이에크는 입법의회의 구성에 대해 식견을 가진, 정치권력과 독립적인, 인물들로 구성되도록 하려는 의도에서 구체적 조건까지 제시하고 있다. 사실 판사들 사이의 경쟁이 없는 상태에서 누가 어떻게 누구를 선별할 것인지도 매우 어려운 문제다. 아무튼 그가 매우 구체적으로 자격요건과 뽑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은 평소 구성주의적 합리주의에 대한 비판을 강조하면서 경쟁을 통한 발견의 필요성을 중시했던 사람으로서는 의외라는 느낌까지 준다. 



5. 다른 대안들까지 연구할 필요


하이에크에 익숙하지 않은 많은 독자들에게 권혁철 소장은 하이에크가 현대의 무제한적 민주주의의 타락과 관련해서 어떻게 비판했으며, 그렇게 타락하게 된 원인은 무엇이며, 민주주의에 고삐를 달아 제한하기 위해 제안한 부분까지 그림을 그려주었다. 결론적으로 의회의 권력이 법의 지배 사상에 의해 제한되어야 민주주의가 타락하지 않고 작동할 수 있다고 결론적으로 강조했다. 이는 그 자체로 많은 독자들에게 훌륭한 서비스다. 


다만 후학들로서는 민주주의에 고삐를 다는 것 이외의 대안적 해결책들, 예를 들어 로스버드, Hoppe, Block, Holcombe, Vanberg, Buchanan 등 여러 학자들이 제시한 것들에 대해 비판적으로 검토해 갈 필요가 있다. 민주주의의 타락에서 보았듯이 “우리가 정부”라는 생각에서 당시 민주주의자 혹은 자유주의자들이 간과했던 부분들이 나중에는 엄청난 파괴력으로 하이에크의 말처럼 자기-파괴적이었다. 그렇다면 이런 대안에 대한 철저한 검토가 그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할 것이다. 최근 민경국 교수가 “아나코 리버테리안이즘: 비판적 분석”이란 제목의 논문에서 이 문제를 다루기 시작했는데 지속적으로 비판적인 후속 연구가 이루어지면 좋겠다. /김이석 시장경제제도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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