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13명이 집단탈북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기존의 개인탈북과
달리, 집단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이례적일 뿐 아니라 상징적인 사건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한 유명작가는 “탈북자들의 집단도주는
북한이 ‘인간지옥’임을 증명한다”고 꼬집었다. 무엇이 이들을 ‘지옥탈출’의 길로 이끌어낸 것일까.
자유통일문화원과 자유경제원은 집단탈북현상 전반을 되짚어보고, 올바른 대북정책의 방향성을 논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2일 자유경제원 리버티홀에서 열린 ‘대북제재는 단호해야 한다 : 집단탈북현상에 대한 평가와 전망’ 토론회에서 패널로 참석한
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사활을 건 북한의 핵을 중지시키기 위해서는 '단호한 대북제재'가 반드시 필요한데 이는 경제봉쇄 수준을
넘는 것이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이춘근 선임연구위원은 “국제정치의 역사상 경제제재(Economic Sanction)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는데 성공한 경우는 없다”며 “대북제재의 효과를 내려면 군사적인 압박수단도 동원되어야 가능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일 사망 1주일 후 발간된 이코노미스트지를 인용하며 “김정은 정권의 종식에 관해서는 이미 김정은 정권 출범과 동시에 국제사회가 권고했던
사안”이라며 “이 권고가 아직까지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사실은 그동안 한국의 대북 정책이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고 꼬집었다. 아래
글은 이춘근 선임연구위원의 토론문 전문이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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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
대북제재는 단호해야 한다
장진성 시인의 발제문은 시인으로서가 아니라 북한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꿰뚫고 있는 전문가의 글로서 북한문제의 본질을 이해하는데 많은
시사점과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현실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제시, 현재 유엔의 대북한 제재가 효과를 그다지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지적하고 있다.
유엔안보리대북제재 열쇠는 중국에 있으며 한국정부가 중국을 움직이려면 대북개념과 인식의 상대를 북한으로만 보지 말고 주변국의 상호관계로
다각화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동의한다.
현재 중국의 대외정책은 크게 4가지로써 첫째는 남중국해 장악, 둘째는 대만통일, 셋째는 동북지역 발전(북한 포함), 넷째는 소수민족
관리라는 주장은 재미있는 시사점을 주고 있다.
중국 정부가 대북제재 결심을 굳힌 것은 단순히 괘씸죄가 아니라 북핵이 동북지역 안정을 저해하는 것은 물론 남중국해 주변국의 군사화를
부추기는 미국의 지원병 역할을 하기 때문 이라는 주장도 재미있는 주장이다.
본 토론자는 국제정치학자로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경제 제재를 통해 막겠다는 방안이 원하는 효과를 거두어들일 수 있을 지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국제정치의 역사상 경제제재(Economic Sanction)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는데 성공한 경우는 없다. 즉
국제정치 이론에서 경제제재는 다른 나라의 국가안보 행위를 변화시키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인정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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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정권의 종식에 관해서는 이미
김정은 정권 출범과 동시에 국제사회가 강력하게 권고 했던 사안이다. 이 같은 권고가 아직까지 효과를 보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은 그동안 한국의
대북 정책이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다./자료사진=연합뉴스 |
북한이 핵을 만드는 이유는 자기 나름대로 정권의 사활을 걸고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웬만한 수단으로 이를 거스르게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목숨을 위해, 목숨을 걸고 하는 일을 타자가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잘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중국의 북한에 대한 입장은 지정학적인 데서 나오는 것이다. 중국은 강하고 안정된 북한의 존재가 좋겠지만 지금같이 골치 아픈 북한이라고
그것이 없어져 버려 대한민국으로 통일 되는 것 보다는 훨씬 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미국 외무 차관이 언급한 대로 중국은 한국의 통일에 대해 상당히 두려워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한국에 의한 통일을 물론 북한에 의한
통일조차도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통일 된 한반도는 중국에게 지정학적인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중국의 협조를 얻는다는 것은 그래서 본질적인 한계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친중 외교 노선은 지난 1월 6일 북한의
핵실험 이후 사실상 수포로 돌아갔다고 말해도 될 정도다. 구조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일이었다고 보는 것이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적인
분석이다.
북한의 핵을 중지시키기 위해서는 ‘단호한 대북제재’가 반드시 필요한데 이는 경제봉쇄 수준을 넘는 것이어야 한다. 군사적인 압박수단도
동원 되어야 가능한 상황에 이르고 있다.
북한 핵을 포기시키기 위해서는 핵을 빼앗는 방법만으로는 부족하다. 김정은 정권의 교체 혹은 종식을 염두에 둔 방안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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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핵을 만드는 이유는 자기
나름대로 정권의 사활을 걸고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웬만한 수단으로 이를 거스르게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자료사진=연합뉴스 |
김정은 정권의 종식에 관해서는 이미 김정은 정권 출범과 동시에 국제사회가 강력하게 권고 했던 사안이다. 이 같은 권고가 아직까지 효과를
보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은 그동안 한국의 대북 정책이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지는 김정일 사망 1주일 후 발간된(2011년 12월 31일자) 특집에서 김정은의 종식에 대해 이야기 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주장하고 다음과 같은 이유를 제시했다. But the Kims cannot survive for ever. The sooner a
dialogue begins about how to replace them, the better—not just for the stability
of the region, but also for North Korea’s forgotten and downtrodden people.
(김정은이 영원히 생존할 수는 없다. 어떻게 그를 교체 할 것이냐에 관한 논의는-지역의 안정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북한의 잊혀진 그리고 처절하게
살고 있는 인민들을 위해-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유엔안보리 대북제재는 물질적 제재의 의존보다 그 효과를 극대화하는 대중, 대북 심리전을 병행해야 한다는 주장에 적극 동의한다.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정은의 의지를 꺾는 일은 물론 북한체제의 생존을 오히려 희망하고 있는 중국의 의지도 꺾어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지원을 얻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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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핵을 중지시키기 위해서는
‘단호한 대북제재’가 반드시 필요한데 이는 경제봉쇄 수준을 넘는 것이어야 한다. 군사적인 압박수단도 동원 되어야 가능한 상황에 이르고
있다./자료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