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국회의원 배지는 흔히 금배지로 불리지만 사실 은으로 제작하고 미량의 금으로 도금한다. 개당 가격 또한 3만5000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지름 1.6cm, 무게 6g에 '국회’라는 한글이 새겨진 작은 배지의 파워는 엄청나다. 금배지가 바로 국회의원의 막강특권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자유경제원 자유기업센터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회의원 특권은 무려 200가지에 달한다. 공항 귀빈실 이용, 재외공관 영접, 무노동 수당, 보좌진 지원, 의원회관 사무실 무료 이용, 사무실 운영비나 통신요금, 소모품, 차량 유지비 등도 지원 대상이다.
가장 상징적인 게 헌법에 보장된 불체포특권과 면책특권이다. 헌법 44조 1항은 “국회의원은 현행범인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 국회의 동의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제45조에는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하여 국회 외에서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명시했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정치적 이유로 국회의원이 탄압받았던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최근 폭로성 막말 공방이나 비리 정치인들을 감싸는 도구로 변질됐기 때문에 폐지 목소리가 높다.
국민이 가장 분노하는 특권은 세비조항이다. 우선 의정활동에서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국회 본회의나 상임위에 출석하지 않아도 1년에 1억3800만원에 이르는 세비를 몽땅 받을 수 있다.
20대 총선 민의에 깜짝 놀란 여야는 모두 특권폐지를 강조한다. 김용태 전 새누리당 혁신위원장이 △불체포 특권 포기 △출판기념회 금지 입법화 △원구성 실패시 세비 지급 금지 등을 제시한 게 대표적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역시 “20대 국회가 임기 시작일인 5월 30일까지 원 구성이 안되면 원이 구성될 때까지 세비를 받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여야의 특권폐지 방침이 매번 공염불에 그쳤다는 것이다. 19대 국회 시절 여야는 특권폐지를 강조했지만 성과는 65세 이상 국회의원에게 매달 120만원씩 지급하던 의원연금을 폐지한 게 거의 유일하다. 처음에는 여론을 의식해 이번 만큼은 다르다고 강조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유야무야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실제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와 새정치민주연합 정치혁신실천위원회가 만들었던 특권폐지안 역시 무위로 돌아갔다. 불체포특권의 남용방지를 골자로 하는 국회법 개정안, 정치자금 모집의 편법통로였던 출판기념회를 금지한 공직선거법 개정안, 본회의나 상임위가 열리지 않으면 수당을 미지급하는 국회의원 수당법 개정안 등 다양한 법안들이 발의됐지만 대부분 자동폐기됐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국회의원 특권 폐지에 대해 감정적 접근보다는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한 시스템 차원의 접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광재 사무총장은 “불체포특권와 면책특권은 국민 대표를 지켜주는 장치로 개헌없이 폐지는 불가능하다. 폐지하면 행정부의 하수인으로 전락하고 검찰이 국회 위에 서게 된다”고 우려하면서 “제식구 감싸기 방탄국회 등의 문제는 국회 윤리특위를 외부 인사로 구성해 실질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진정한 의미의 국회의원 특권은 국민이 위임해준 입법권이다. 이를 공적으로 사용하고 일하는 국회의 시스템을 고민해야 한다”며 “국민의 봉사자로서 적절치 않은 각종 지원은 끊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X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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