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이상하다. 도서정가제는 흔들림 없이 출판계를 죽이고 있으며, 선심성 예술지원 정책만이
난무한다. 아시아 문화의 전당부터 문화예술계의 문제들이 산적해 있음에도 벌써부터 정쟁뿐이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는 좌파들의 먹잇감이 된지 오래다.
그 나라의 정신을 보여주는 문화가 과연 타협의 대상인지, 처절한 패배에도 불구하고 권력이나 지키려는 국회에 과연 한국의 문화와 교육을 생각하는
마음을 갖게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대한민국문화예술인’(이하 대문예인)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문화에 대한 개념이 없는 20대 국회에 퇴행하고
있는 절박한 문화계의 외침을 전하고자 ‘대한민국 문화 예술인, 20대 국회에 보내는 경고’ 2차 세미나를 주최했다.
24일 자유경제원 리버티홀에서 열린 대한민국문화예술인 세미나에서 패널로 나선 황인희
두루마리역사교육연구소 대표(역사칼럼니스트)는 “교육이 반국가 엘리트를 양산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경계와 대안을 강조했다. 황 대표는 “한번
교육을 받아 몸에 배면 이를 다시 바꾸기는 대단히 힘이 든다”며 “현재의 교육이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를 좀 더 좋은 나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키우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나라를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기 보다는 반국가주의자들이 다수 교육현장에 있어, 이들로 인해 반국가
엘리트들이 양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황 대표는 그 사례로 “반국가 교육은 대한민국의 건국과 현대 역사를 부정적으로만 평가하는 것,
시장의 질서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 국민의 의무보다는 권리를 앞세워 자신이 겪는 어려움을 국가의 탓으로만 돌리려는 이기적인 국민을 만들어내는 것
등을 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황 대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교육 현장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모들도 자신의 자녀가 수학 몇 단원을 선행하는지에 관심 갖는 것보다 소중한 자녀가 일부 교사들의 홍위병, 패션좌파가 되어
소모되지 않을까 지켜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래 글은 황인희 대표의 토론문 전문이다. [편집자주]
교육이 반국가 엘리트를 양산하고 있다
교육의 효과가 무섭다는 것은 몸에 배게 한다는 속성 때문이다. 한번 교육을 받아서 몸에 배면 그것을 다시 바꾸기는 대단히 힘이 든다.
일상생활 곳곳에서 교육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 가 실감할 수 있다.
하나의 사례를 들어보겠다. 지하철 에스컬레이터가 처음 생겼을 때 오른쪽에 한 줄로 서서 가고 왼쪽은 바쁜 사람들이 걸어 올라가게
비워놓으라고 교육을 받았다. 몇 년 후 두 줄로 타기가 계도되기 시작했다. 에스컬레이터의 한쪽에만 하중이 실려 고장이 잦고 사고의 위험이 생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에스컬레이터에서 걷거나 뛰는 행위도 사고를 부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도 사람들은 오른쪽으로 한 줄로 서서
에스컬레이터를 탄다. 아주 사람이 많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왼쪽에 타고 서서 가는 사람을 보기 어렵다. 몸에 배서 무심코 하는 이런 행동에서
교육의 힘을 볼 수 있다.
어릴 때부터의 교육은 더욱 무서운 힘을 가진다.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기 전에 몸에 배기 때문이다. 일본에 야스쿠니 신사에 가서
유치원 어린이들이 어머니의 손을 잡고 신사 참배를 마치고 나오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어머니들은 모두 검정색 옷으로 단정하게 차려 입었다. 그
모습을 보고 모골이 송연해졌다. 그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며 자라나서 일본의 엘리트가 될 것을 생각해서이다.
영화 <태양 아래>에서도 북한의 교육 장면이 나온다. 물론 연출된 장면이라고는 하지만 어린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을 시키는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었다. 국가를 위해 충성해야 한다는 교육을 시키면 국가에 충성하는 사람이 나올 확률이 높아진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기 때문이다. 영화 속 진미가 불쌍하다고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어린 아이들에 대한 교육 문제에 있어서는 좀 더 냉정한 시선이
필요하다. 북한에서 가장 좋은 학교에 다닌다는 진미 같은 아이들이 나중에 북한의 엘리트가 되어 의심 없이 우리 자유 진영에 총부리를 겨눌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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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에서의 반국가 교육은 대한민국의
건국과 현대 역사를 부정적으로만 평가하는 것, 시장의 질서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 국민의 의무보다는 권리를 앞세워 자신이 겪는 어려움을 국가의
탓으로만 돌리려는 이기적인 국민을 만들어내는 것 등을 들 수
있다./사진=미디어펜 |
그럼 우리의 교육은 어떤가? 과연 국가를 위해 충성할 엘리트를 키워내고 있는가? ‘국가에 대한 충성’을 왕조 시대의 발상이라고
외면해서는 안 된다. 또 국가에 대한 충성을 정권에 대한 충성으로 왜곡해서도 안 된다. 국가에 대한 충성은 국가 자체를 위하는 일이 아니다.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를 좀 더 좋은 나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뜻한다. 곧 나 자신과 나의 자손들이 좋은 나라에서 살아가게 하기 위한 노력을
말한다. 노력을 위해서는 애정과 자부심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라를 사랑하는,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의 엘리트는 대부분 반국가주의자들에 의해 키워지고 있다. 나는 여기서 ‘좌파’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겠다. 얼마 전 어느 교수님이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날지만 한 방향으로 날아간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좌파든 우파든 대한민국의 발전과 활기찬 미래라는 한 방향을
지향한다면 별 문제는 없으리라 본다.
그러나 대한민국을 망치려드는 반국가주의자들이 교육 현장에 파고드는 것은 묵과할 수 없다. 그들에게서 교육받은 아이들이 대한민국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뻔히 보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의 반국가 교육은 대한민국의 건국과 현대 역사를 부정적으로만 평가하는 것, 시장의 질서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 국민의
의무보다는 권리를 앞세워 자신이 겪는 어려움을 국가의 탓으로만 돌리려는 이기적인 국민을 만들어내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교육 현장(학교는 물론, 학원, 온라인 강의 등과 같은 사교육까지 포함)에서는 검인정 교과서를 비롯하여 개인 제작 교재, 영화, 교양
도서, 교사의 발언 등이 반국가 교육에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검인정 교과서의 문제는 역사 과목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 수차례 각종
토론회 등을 통해 지적된 것처럼 사회, 문학, 영어 교과서 등을 통해서도 반국가적 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개인 제작 교재는 검인정 교과서를 무시하고 교사 자신이 만든 교재이다. 교사의 자신이 원하는 대로 내용을 넣고 뺄 수 있다. 교사가
만든 교재가 부교재로 사용되는 경우는 상관이 없다. 그런데 개인 제작 교재를 제공하는 교사들 중 상당수는 검인정 교과서가 잘못되었기 때문에
자신이 새로운 교재를 만들었다고 학생들에게 말한다. 교과서라는 제도권 교육 도구를 무시하는 것부터 교육을 시작하는 것이다. 시험 공부할 때
절대로 교과서를 보지 말라고 학생들에게 말하기도 한다. 사교육 현장에서 만들어지는 교재의 경우 그 내용을 통제할 길도 없다.
그런데 문제는 주어진 교과서로 가르치는 교사보다 스스로 그런 교재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나누어주는 교사가 뭔가 더 부지런하고 학생들을
위해 더 노력한다는 인상을 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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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태양 아래>에서도
북한의 교육 장면이 나온다. 물론 연출된 장면이라고는 하지만 어린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을 시키는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었다./사진=다큐영화
'태양 아래' 스틸컷 |
영화는 학생들에게 충격에 가까울 정도의 깊은 인상을 남긴다. ‘웰컴투 동막골’ 같은 영화를 보고나면 인민군이 왠지 우리 편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 적인 국군에게는 적개심이 들기도 한다. 교사가 되겠다는 고3학생이 영화 ‘변호인’을 보고 국가 권력에 굴하지 않는 교육자가
되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한다.
학교에서 상영하는 영화의 또 다른 문제점 중 하나는 불법 다운로드한 영화를 교사가 임의로 틀어주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몇 해 전
<세 얼간이>라는 인도 영화가 개봉관에서 상영되기 전에 학교에서 많은 학생에게 공개되어 문제가 된 적도 있다. 저작권 보호에 대해
교육을 해야 하는 학교에서 이런 비교육적인 처사가 행해지고 있다.
도서의 경우 추천 도서 형태로 학생들에게 권장된다. 학생들이 교과서 외의 책을 읽는 이유는 거의 숙제나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서이다.
그때 과제로 주어지는 도서는 대부분 추천 ‧ 권장 도서이다. 그런데 이 추천 도서에도 반국가적인 도서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 심지어 문화부 추천
도서인 세종 도서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교사가 직접 말로 반국가 교육을 행하는 경우는 온라인 교육이나 학원 교육처럼 강사의 인기를 유지해야 하는 경우에 많이 자행된다.
자극적인 말과 시국 비판적인 발언이 그 강사를 ‘뭔가 있어’ 보이게, ‘재미있는 강사’로 보이게 하기 때문이다.
더 나쁜 상황은 이른바 성실하여 공부 잘하는 학생이 ‘반국가적 엘리트’가 되기 쉽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성실한 학생일수록 학교
선생님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책을 열심히 읽으며 영화를 열심히 보고 깊은 생각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연히 그런 도구들의 영향을
더 많이 받게 된다는 것이다.
이상에서 거론한 이야기들은 이미 수차례 밝혀졌던 내용들이다. 나는 여기서 교육자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왜 반국가적 교육을 하는 것인가 그
이유를 따져보고자 한다. 그 이유에 따라 대처 방법이 달라질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첫째는 자신의 제자들을 홍위병으로 만들려는 것이다. 학생들을 시위 현장에 내몰고 광화문 네거리에서 피켓 들고 1인 시위하도록 만드는
경우이다. 그런데 중국 문화혁명에서 본 것처럼 홍위병은 소모품이었다. 제자를 홍위병으로 만들려는 교강사는 교육자라고 부를 수도 없는 사람이다.
제자를 소모품으로 만들어 자신은 손해 안보고 목적을 달성하려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둘째 이유는 멋있어 보이려고, 뭔가 있어 보이려고 반국가적 언사를 내뱉는 경우이다. 사교육이나 온라인 강사가 튀어보고자, 인기를 얻어
보고자 하는 행위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언행이 ‘멋있어 보이는’ 그런 세태이다. 이른바 패션 좌파가 판치는 현실이 교육 현장에까지 이어져
새로운 패션 좌파를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는 교강사 자신도 제대로 몰라서 사실과 다른 내용을 가르치는 경우이다. 잘못 배운 세대가 교강사가 되어 자신이 배운 대로 또 다시
잘못 가르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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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을 망치려드는 반국가주의자들이
교육 현장에 파고드는 것은 묵과할 수 없다. 그들에게서 교육받은 아이들이 대한민국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뻔히 보이기
때문이다./자료사진=연합뉴스 |
이런 상황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교육 현장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부모들도 자신의 자녀가
수학 몇 단원을 선행하는지에 관심 갖는 것보다 소중한 자녀가 홍위병이 되어 소모되지 않을까 지켜봐야 한다.
또 자신의 자녀가 주어진 것에 감사할 줄 모르고 사회에 불만만 갖는 패션 좌파로 자라고 있지 않나 눈여겨봐야 한다. 뭔가 잘못 배우고
있다면 그것을 바로 잡아줄 양식도 가져야 한다. 교사들에 대한 재교육도 보다 철저하게 실시되어야 한다.
조세희의 연작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중 ‘뫼비우스의 띠’라는 소설이 있다. 안과 밖이 불분명한 뫼비우스의
띠처럼 가해자와 피해자가 불분명한 상황을 다룬 소설이다. 만일 지금 나와 별 상관이 없다고 우리의 교육 현장을 이대로 방치하면 그 여파는 교육
외적인 문제로 번져 우리 모두를 공격하게 될 것이다. 그때 우리는 스스로를 피해자라고 부를 것이다. 하지만 사실은 우리 모두 교육을 방치하여
사회에 악영향을 미치는 아이들을 키워낸 가해자이다.
교육 문제를 개선하려는 노력은 나 자신과 내 자녀들을 ‘나쁜 교육의 결과’라는 역습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끝이 없는, 폭넓은 투쟁이
되어야 한다. /황인희 두루마리역사교육연구소 대표, 역사칼럼니스트
[황인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