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윤상 지식사회부 기자) “의리에 죽고 사는 바다의 사나이다. 풍랑이 사나우면 복수에 타는 불길. 꿈 같이 보낸 세월 손을 꼽아 몇몇 해냐 얼마나 그리웁던 내 사랑 조국이냐. 돌아온 사나이는 아~ 그 이름 마도로스 박”
1964년 가수인 오기택씨가 부른 노래 ‘마도로스박’의 가사입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에겐 ‘마도로스’ 단어는 생소할 텐데요. 마도로스는 선박에 탑승하는 갑판부 선원을 뜻합니다. 네덜란드어로 선원을 의미하는 Matroos에서 온 말입니다. 네덜란드는 17~18세기 당시 활발한 해상무역을 통해 무역 강국으로 전성기를 누렸는데요. 그 당시 네덜란드 선박에 탑승하던 다국적 선원들을 뜻하는 용어로 널리 퍼졌습니다.
한국에서도 한국판 마도로스가 1960년대부터 생기기 시작해 1970~80년대 경제 발전의 흐름을 타고 전 세계 바다를 누볐습니다. 오기택씨의 노래 가사는 그 당시 마도로스가 겪었던 애환을 가사에 잘 담아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요즘엔 마도로스가 어떤 사람들이었는지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파독 간호사나 광부가 외화 벌이를 통해 경제 발전에 도움을 준 주역으로 주목 받는 동안 마도로스는 사람들 관심 밖이었지요. 경제발전의 숨은 주역이었음에도 말이죠.
이런 차원에서 ‘외로운 사나이’ 마도로스를 다시 조명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자유경제원은 30일 오후 2시 바다의 날을 맞아 부산 영도구에 있는 한국해양대 국제교류원에서 ‘경제발전의 숨은 주역, 마도로스’ 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발제를 맡았던 곽은경 자유경제원 시장경제실장은 “마도로스를 보내는 것은 1960년대 자본이 없어 경제개발이 쉽지 않은 대한민국의 상황에서 실업해소와 외화획득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마도로스가 우리 경제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재조명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자유경제원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967년 마도로스가 벌어들인 외화는 337만 달러입니다. 8년 뒤인 1975년에는 마도로스들이 한국으로 보낸 외화가 4836만6000달러에 달했다고 자유경제원은 분석했습니다. 전체 GDP 비중에서 0.22%를 차지하는 금액이었는데요. 같은 기간 파독 근로자들이 한국으로 보낸 외화 2768만에 비해서도 훨씬 많은 금액입니다. 곽 실장은 “외화를 번 것 뿐 아니라 바다로 나서서 한국의 경제영토를 넓혔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토론회에서는 마도로스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연이어 나왔습니다. 토론을 맡은 임재택 한국해기사협회 회장은 “대한민국 해기사들은 1960년대 국가경제 활성화의 막중한 역할을 수행하며 외화벌이에 나섰지만 그동안 국민들의 인식이 파독근로자에 비해 해기사들에 대한 조명은 상대적으로 미흡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정승윤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국이 세계에서 주목받는 국가로 발돋움 한 시기는 해양으로 뻗어나갈 때 였다”며 “마도로스는 그 선봉에 서서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한 단면을 만들었다”고 치켜세웠습니다.
마도로스는 망망대해를 누비며 한국이 세계로 나가는 바닷길을 개척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경제 발전이 더뎌지는 가운데 드넓은 바다로 뻗쳐 나갔던 마도로스로부터 도전하는 기업가정신을 다시 배울 때가 아닐까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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