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브렉시트의 두 얼굴…영국은 왜 EU를 탈퇴했나

자유경제원 / 2016-06-30 / 조회: 7,368       미디어펜
브렉시트, 왜 다른 유럽 국가들에게도 좋은 소식일까

영국 국민들은 투표를 통해 유럽연합( EU ) 탈퇴를 결정했다. 영국독립당( UKIP )의 당대표 Nigel Farage는 브렉시트가 결정된 금요일을 영국의 '독립일’이라고 지칭했다. 독립일이라는 표현은 영국 역사를 볼 때 의미심장하다. 약 220여 년 전 미국이 대영제국이라는 강대국으로부터 독립하여 첫 '독립일’을 맞이하지 않았는가.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미국의 독립혁명은 이제 영국의 독립으로 반복되었다. 사실 EU는 여러 측면에서 미국의 패권 유지에 기여했다. 영국은 워싱턴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EU를 탈퇴함으로써 미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했다.

독립은 고립이 아니다

주지할 점은 독립은 고립이 아니라는 것이다. 독립과 고립은 엄연히 다름에도, EU 잔류 국가들은 단순히 '뭉치면 좋다’는 표현으로 그 경계를 흐릿하게 만들고 있다. 잔류 국가들이 영국의 '유럽 탈출’이라고 떠드는 것도 영국이 스스로 서구 문명의 일원이길 포기했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미국 주도의 동맹으로서 '서양’은 서구 문명과는 다르다. 다시 말해 유럽연합은 유럽 자체와 다른 것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거대한 동맹에서 나오는 것이 서구 문명이길 포기한 것은 아니다. 사실, 이런 탈출은 서구 문명과 시민 사회에 더 좋은 일이다.

  
▲ 영국의 유럽 경제·정치 권역(EU)으로부터 독립은 실제적으로 다른 국가와의 더 자유로운 교역과 노동 이동을 가져올 것이다. 브렉시트는 EU에게 있어 종말의 신호일지 모르나, 유럽 시민들에게는 구원의 은총이다./사진=이코노미스트지 페이스북 페이지


작은 것이 아름답다

국제적 연합 및 초월 국가를 옹호하는 이들은 국가들이 하나로 뭉치면 교역 증대와 평화 유지의 측면에서 더 좋다고 주장한다. 관세 동맹으로써 무역 장벽을 무너뜨리는 한편, 국가를 초월한 하나의 국제 정부를 설립함으로써 전쟁을 막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초월 국가가 보호 무역주의와 전쟁을 조장한다. 무역 블록( trade bloc )이 커질수록 해당 무역 블록은 경제적 고립에 더 잘 대처할 수 있기에, 자유로운 무역을 위해 그다지 노력하지 않는다. 또한 군사 권역(military bloc)이 커질수록, 전쟁을 일으킬 소지가 있는 국가가 권역 내 국가들을 전쟁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자국의 전쟁 비용을 분산시키기도 쉽다. 전쟁 비용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초월 국가가 아니라 하나의 국가 같은 상대적으로 작은 정치 단위는 어떨까? 작은 정치 단위는 필요한 자원을 스스로 조달할 수 없기에, 경제적 고립을 견디기 힘들다. 영국독립당의 표현을 빌리면, 영국의 유럽 경제·정치 권역(EU)으로부터 독립은 실제적으로 다른 국가와의 더 자유로운 교역과 노동 이동을 가져올 것이다. 정치적 독립은 국가 간의 경제적 상호 의존을 촉진시킨다. 그리고 경제적 상호 의존은 전쟁의 기회비용을 증가시키고 동시에 평화 유지의 가치를 높여준다.

탈출이 가진 힘

초월 국가는 국가 간의 정책 통합을 유도하기도 한다. 이는 어떤 결과를 의미하는가? EU라는 초월 국가 내의 시민들은, EU로부터 계속 쏟아져 나오는 부담스러운 법·규제로부터 도망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초월 국가가 아닌 정치적으로 분산된 상태라면, 시민 개개인은 자신에게 덜 부담스러운 제도를 찾아 다른 국가로 자유롭게 떠날 수 있다. 시민들이 떠나버리면 세수 확보가 어려워진다. 때문에 정부는 시민의 '탈출’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시민들의 탈출을 막아 세수 확보를 하고자 규제 완화를 하게 된다. 이것이 '탈출이 가진 힘(power of exit)’이다. 영국의 국민 투표 결과는 브렉시트의 승리이자 탈출이 가진 힘의 승리였다. 유럽의 '자유( liberty )’ 측면에서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산업 혁명 당시, 영국은 자유와 경제 성장의 상징으로서 유럽 대륙의 자유주의적 개혁을 자극했다. 21세기 현재 독립을 이뤄낸 영국은 산업 혁명 당시의 역할을 다시금 해낼 수 있다. 영국은 이러한 역할을 통해, EU 소속일 때보다 유럽 국가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브렉시트는 EU에게 있어 종말의 신호일지 모르나, 유럽 시민들에게는 구원의 은총이다. /댄 산체스

  
▲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미국의 독립혁명은 이제 영국의 독립으로 반복되었다. 사실 EU는 여러 측면에서 미국의 패권 유지에 기여했다. 영국은 워싱턴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EU를 탈퇴함으로써 미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했다./사진=데이비드 캐머런 페이스북 페이지


(이 글은 미국 경제교육재단[www.fee.org]에 게재된 댄 산체스의 칼럼 'Brexit Wins: Why That’s Great News for Europe, Too'[Dan Sanchez, June 24, 2016]을 자유경제원 용주현 인턴이 번역한 것입니다. 자유경제원 '해외칼럼' 게시판에서 볼 수 있습니다.)

[댄 산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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