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현대사 전쟁, 젊은이들이 나서야

자유경제원 / 2016-08-12 / 조회: 8,212       미래한국

황정민 자유경제원 연구원  webmaster@futurekorea.co.kr

광화문 광장에 이승만·박정희 대통령의 동상 건립이 추진되는 순간,  대한민국에서는 현대사를 둘러싼 전쟁 벌어질 것 

오늘날 이 땅의 청년들은 대한민국을 알지 못한다. 제대로 배운 기억이 없어서다. 어른들은 대한민국 건국일이 1948년인지 1919년인지 논쟁했고, 대한민국의 시작과 함께 한 이승만이 분단의 원흉이자 친일파라고 말했다. 

▲ 황정민 자유경제원 연구원

우리가 걷는 거리는 세종로이며, 광화문 광장에 가도 조선시대 인물들만 세워져 있다. 매일 보는 지폐에는 율곡 이이와 퇴계 이황뿐이다. 그래서 우리 책꽂이에 꽂혀 있는 위인전은 세종대왕과 이순신, 신사임당일 수밖에 없었다.

아, 끝까지 대한민국 단독 정부 수립을 반대하고 ‘민족 제일’을 외쳤던 백범 김구도 있다. 정작 대한민국의 역사와는 무관한 인물들만 주구장창 보고, 배웠던 청소년기였다. 

베일에 싸여 있던 ‘진짜’ 대한민국을 마주할 수 있었던 건 대학생 때다. 지인의 권유로 <대한민국 역사(이영훈, 2013)>를 접했다. ‘국민이 공유하는 역사가 없다’라는 문제 제기와 함께 ‘좌우합작의 유혹을 물리치고 자유 이념에 입각하여 새로운 나라를 세운 것은 훌륭한 선택’이라는 너무나 당연하지만 청소년기엔 듣지 못했던 진실을 드디어 알게 된 것이다. 

덕분에 내가 사랑할 자격이 충분한 ‘대한민국 정신’을 비로소 마주할 수 있었다. 수십 년 전, 이 땅의 청년들이 전쟁에서 피로 지켜내고, 땀으로 일군 한강의 기적을 더 이상 헛된 피와 땀으로 불쌍해하지 않게 된 순간이기도 하다. 

조선에 머물러 있는 대한민국 

우리는 언제까지 대한민국 이념을 담아내지 못하는 세종대왕과 이순신 동상을 광화문 광장에서 봐야 하는 걸까. 어느 국가든 중앙광장이 품고 있는 상징성은 매우 크다. 나라의 정기(spirit)를 압축적으로 담고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중심은 링컨이, 영국의 중심은 처칠이 지키고 있는 이유다. 

대한민국 심장부에 위치한 광화문 광장은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도 대한민국의 숨결을 느끼기 위해 즐겨 방문하는 명소다. 서울시 공식 홈페이지에 실린 <광화문광장 백서>도 광화문 광장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상징 축’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광화문 광장 그 어디에서도 대한민국의 건국정신을 느끼긴 어렵다. 아니 느낄 수 없다.  

광화문 광장에 잇대어 있는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을 가 봐도 1948년 정부 수립만 존재할 뿐 ‘대한민국 건국’은 존재하지 않는다. 일부에서는 1919년 상해 임시정부를 건국이라고 주장하질 않나, 또 일부는 단국 개국이 건국이라고 우겨댄다.

대한민국 건국을 부정하는 세력들이 도처에서 소요를 일으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들 이 문제를 피하기만 한다. 그러다보니 어느 새 “1948년 8월 15일이 건국일”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이상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사회 분위기가 고착화되어가고 있다. 

조선과 대한민국은 건국 DNA부터가 전혀 다른 국가다. 조선은 유교적 성리학의 원리가 지배했다. 대한민국은 근대적 자유민주주의를 근본이념으로 선택했다. 조선의 성리학에는 ‘자유로운 개인’이 없지만, 자유민주주의는 개인과 자유를 빼놓을 수 없다. 

세종대왕이 조선의 노비제를 확립한 국왕이라는 역사적 논쟁은 차치하더라도, 대한민국의 정체성인 자유민주주의 이념과 거리가 멀다는 점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충무공 이순신 또한 애국심으로 무인(武人)의 기개를 보여준 훌륭한 인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가 애국한 대상 역시 대한민국은 아니었다. 

왜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 뿐인가? 
 
광화문 광장의 두 동상은 1968년 박정희 정부 시절 건립됐다. 경제성장에 박차를 가했던 박정희 대통령은 국민적 열의를 결집시킬 상징물이 필요했다. 지금도 청소년들이 존경하는 위인 1, 2위는 어김없이 세종대왕과 이순신이 차지한다. 두 인물을 다룬 드라마나 영화도 선풍적 인기를 끌 만큼 이들은 아직도 전 국민이 존경하는 영웅이다. 

더욱이 건국 이후 20년이 겨우 지나 뚜렷한 성과를 내세울 수 없었던 1968년 당시에는 상징화의 대상을 조선에서 찾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시간이 흘러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선진국 문턱에 서있는 지금도 조선의 인물이 대한민국을 대표해야 하는가? 

지금 사회 곳곳을 둘러보면 을지문덕, 강감찬, 이순신, 대한민국 건국을 반대한 김구의 동상은 도처에 서 있어도 대한민국 건국과 성장의 주역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의 동상은 눈을 씻고 찾아봐야 할 정도다. 

2016년 이 땅에서 ‘자유’를 숨 쉬고 있는 우리 청년들이 절실하게 성취해내야 하는 과제는 무엇일까. 바로 대한민국 출발의 역사를 바로잡는 것이다. 그래야 후배들에게 대한민국을 그저 몰락한 조선의 연장선상으로 인식한 채 성숙한 근대시민으로 자라날 기회를 박탈하지 않을 수 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조 받는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를 만들어낸 선배 세대의 노고에 보답하는 길이기도 하다. 

그 첫 단추는 조선의 봉건주의와 작별하고 소련 공산주의의 팽창에 맞서 이 땅에 자유를 선물한 우남 이승만을 바로 세우는 일이다. 여전히 그는 대한민국 역사상 독재자, 친일파, 미국의 앞잡이 등 온갖 오명을 쓰고 있는 슬픈 존재다.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탄생시킨 그를 부정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대한민국의 정체성, 그 자체를 폄훼하려는 자들의 집요한 노력의 결과다. 과(過)를 상쇄하고도 남을 그의 공(功)은 청소년들에게 소개되지도 못한 채 역사의 뒤안길에 쓸쓸히 버려져 있다. 그 버려진 역사의 먼지를 털어 광화문 광장에 일으켜 세우는 일, 그것이 바로 2016년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역사다. 

지금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로 자학적이고 친북적 사관으로 도배질 된 고등학교 한국현대사를 바로잡기 위해 새 역사 교과서가 집필되고 있다. 또 다른 쪽에서는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의 동상을 건립하는 문제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젊은이들이 전사(戰士)로 나서자 

두 개의 거대한 프로젝트는 바로 한국 현대사를 긍정의 시각으로 바라보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이자, 대한민국의 사상을 바로세우기 위한 격렬한 역사 전쟁이다. 현대사 교과서는 필연코 다시 쓰여져야 하고, 한 사업가가 거액을 내놓아 준비 중인 두 대통령의 동상이 건립되어야 할 자리는 바로 ‘대한민국의 상징 축’인 광화문 광장이다. 

불행하게도 광화문 광장에 두 대통령의 동상 건립이 추진되는 순간, 대한민국에서는 현대사를 둘러싼 전투 아닌 전쟁이 벌어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이 전쟁은 절대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 된다. 그리고 당연히 승리해야만 하고, 승리할 수밖에 없는 전쟁이다. 왜냐. 바로 우리가 숨 쉬며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 그 증거물이니까. 

그러나 이처럼 당연히 승리할 수밖에 없는 전쟁에서 애국세력들이 소수로 몰리고 있다. 이 전쟁에서 애국세력이 밀리면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큰 오물을 뒤집어쓰게 될 것이다. 뜻 있는 젊은이들이 전사(戰士)로 나서서 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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