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수의 지식, 단돈 100만원에 팝니다"

자유경제원 / 2016-09-13 / 조회: 8,587       뉴데일리

'지식 유통 가격' 상한선은 1백만원?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경영 컨설턴트 책 <트리거>의 저자 마셜 골드 스미스는 고액의 강의료를 받는 인물로 유명하다. 그가 1회 기업 강의료로 받는 돈은 25만 달러(약 2억 5000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미국 사립 학교인 다트머스 대학교에서 교수를 역임하기도 했다. 

만약 마셜 골드 스미스가 사립대학교 교수직을 유지하면서 경영 컨설팅 강의를 하는 한국인이었다면 어떨까. 그가 오는 28일부터 강의료로 받을 수 있는 돈은 2억 5천이 아닌 단돈 100만원이 된다. 이날을 기점으로 시행되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 때문이다. 

청탁금지법 제10조는 '공직자 등은 교육 홍보 토론회 세미나 공청회 또는 그 밖의 회의 등에서 한 강의 강연이나 기고 등의 대가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사례금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앞으로 공직자가 1시간 또는 1건의 강의나 기고를 기준으로 외부강의를 통해 받는 강의료는 장관급 이상 50만원, 차관급(기관장)은 40만원, 4급 이상(임원)은 30만원, 5급 이하는 20만원으로 제한될 전망이다. 강연이 1시간을 초과할 경우 추가로 받을 수 있는 강의료는 추가되는 강의 시간과 상관없이 위에서 기재한 상한액의 절반을 넘어선 안된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제공하고 있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교육자료. ⓒ국민권익위원회 자료집 캡쳐
▲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제공하고 있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교육자료. ⓒ국민권익위원회 자료집 캡쳐


공직자가 아니지만 속칭 '김영란법'에 포함된 언론인이나 사립학교 교직원의 경우 직급의 구별없이 강의료는 1시간당 100만원, 기고의 경우 1건 당 100만원이 상한액이다. 과다 강의료를 받을 경우 과태료 500만원이 부과된다. 강의료 및 사례금 상한은 교수가 해외에서 강의하는 경우에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물론 외국인 교수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외국인 교수가 한국에 와서 강의할 때에는 제한 없이 강연료를 받을 수 있다. 

결국 한국 교수들만 (학자로서 쌓아온)자신들의 지식을 나누며 받는 돈이 개인의 능력에 따라 매겨지는 것이 아니라 '김영란법'에 따라 정해지는 셈이다.

서울대학교가 2006년 노벨상 수상자들이 직접 강의하는 강좌 개설을 검토하며 책정한 강의 금액과 체류비는 50만 달러, 한화로 5억이 넘는 돈이다. 노벨상 수상자의 경우 보통 시간당 1,000만 원 수준의 강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한 교수는 "이제는 아무리 강연료를 후하게 주고 싶어도 100만 원을 넘을 수 없게 만든 (한국)사회를 정상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대학 교수는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노벨상 수상자를 만들지 말자는 말이나 같다"며 "지식 산업을 망가뜨리는 일"이라고 한탄한다. 

국민권익위의 자료에 따르면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금지법'(김영란 법) 적용 대상 전체의 96.8%가 학교나 학교법인, 혹은 언론사다. 법 적용을 받는 각급 학교는 총 2만 1천 201개, 일반대 전문대 대학원 등은 398개다. 사립학교법에 따른 학교법인은 1천 211개로 집계되고 있다. 

자유경제원은 지난 1일 '김영란 법 이후, 세상은 어떻게 바뀔까'를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민간 영역의 행위를 공적인 법으로 처벌하는 것은 과잉 입법"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 자리에 함께 참석한 법 전문 교수들은 "김영란 법의 적용 대상이 명확하지 않을 뿐더러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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