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경제원·한경 워크숍
늘어나는 가계채무 위험
'중립적' 시각으로 봤지만 잘못 해석한 것으로 판명
오스트리아학파 이론 도입…정책 실패 분석법 모색을
왼쪽부터 조장옥 한국경제학회장, 김용진 아주대 교수, 김정식 연세대 교수, 신중섭 강원대 교수. 자유경제원 제공
현실을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해야 할 주류 경제학이 무력함에 빠졌다는 자성이 나왔다. 수학적으로 완벽한 모델에 집착한 나머지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과 정책 실패엔 메스조차 들이대지 못하고 있다는 쓴소리다. 학계의 변방이었던 ‘오스트리아 경제학’에서 미래를 찾자는 제안도 이어졌다.
자유경제원과 한국경제신문사가 4일 서울 마포구 자유경제원 리버티홀에서 개최한 ‘경제학의 지평을 넓히자:주류 경제학과 오스트리아학파의 만남’ 워크숍에서 경제학자들은 “학계의 주류인 신고전학파 경제학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한계를 드러냈다”며 대안 모색에 나섰다.
구정모 강원대 교수는 “주류 경제학자들은 자신의 경제 모델이 잘 작동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복잡한 경제 현상을 감춰왔다”며 “글로벌 금융위기는 이를 잘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학의 주류인 신고전학파 경제학은 위기 직전까지도 가계 등의 채무를 ‘중립적’으로 해석했지만 결국 틀렸다는 지적이다. 시카고학파로 대표되는 신고전학파는 시장의 균형을 설명하기 위해 수학적 모델에 크게 의존한다.
구 교수는 신고전학파가 손익계산서를 제시하는 데 머물렀다고 지적했다. 그는 “깨진 창문이 있으면 유리창을 만드는 사람에게 일감이 생기므로 국내총생산(GDP)이 늘어난다는 것이 신고전학파의 설명”이라며 “하지만 순자산 변화를 살피는 대차대조표로 보면 깨진 창문은 마이너스”라고 말했다. 후자의 분석 방식이 오스트리아학파의 특징이라는 설명이다.
윤상호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신고전학파에선 경제주체가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고 전제하지만 실제로는 인간의 이성에 한계가 있다”며 “오스트리아학파는 경제주체의 행동 목적에 주목해 현실을 더 깊이 설명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19세기 자유주의자 칼 멩거에서 출발한 오스트리아학파는 루트비히 폰 미제스,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등 자유주의 경제학자로 이어졌다.
김인철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오스트리아학파의 가정과 분석 방법을 주류 경제학에 접목하면 더 많은 현실을 분석할 수 있다”며 둘을 보완 관계로 바라봤다. 저성장이 장기화한 시점에서 경기변동론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시각에 따르면 정부 정책을 더 비판적으로 볼 수 있게 된다. 현진권 자유경제원 원장은 “주류경제학을 대표하는 맨큐의 경제학 교과서를 보면 ‘시장 실패’ 내용은 50여쪽이고 ‘정부 실패’는 1쪽에 불과하다”며 “포퓰리즘이나 정책 실패를 분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장옥 한국경제학회장(서강대 교수)은 “금융위기에서 보듯이 주류 경제학은 다양한 경제적 주체가 참여하는 금융시장에 대해서도 분석 틀이 부족하다”며 “계량경제학에 매몰된 한국 경제학도 다양한 분석 틀과 시각을 모색할 때”라고 조언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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