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다른 나라의 원조를 받는 최빈곤 국가에서 2016년 현재 GDP 14,044달러(세계 1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경제강국으로 성장했다. 이는 국토 면적 세계 109위, 인구 26위의 규모를 고려할 때 세계적으로도 상당히 의미있는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화려한 기록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최근 수년간 가계 빛 급증, 소비와 투자, 고용이 동시에 하향세로 돌아서는 '트리플 약세', 브렉시트를 비롯한 글로벌 경제환경의 급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장기불황과 저성장의 늪에 빠진 상태다.
자유경제원은 7일 '2016 자유의 날'을 맞아 한국 경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짚는 토론회 〈경제발전의 뿌리를 찾아서: 빈곤으로부터의 탈출〉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는 현진권 자유경제원 원장, 김승욱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남정욱 대문예인 공동대표, 손경모 자유인문학회 학회장, 신중섭 강원대 윤리교육과 교수, 윤서인 만화가 등이 참여했다.
현진권 원장은, 박정희 대통령이 구 서독의 경제모델을 벤치마킹해 경제성장의 기반을 다진 사실을 강조했다.
현 원장은 "6.25 전쟁 이후 비참한 한국의 경제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최대 관심사는 경제를 발전시키고 실업을 해소하는 일이었다. 그는 자본주의의 우위성을 잘 입증한 서독으로 눈을 돌렸고, 당시 7,936명의 광부와 약 1만여 명의 간호사, 간호조무사를 파견했다"고 말했다.
현 원장은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주역으로 ▲파독 광부와 간호사 ▲베트남으로 간 군인과 기술자 ▲중동 건설현장의 열사 ▲구로공단과 평화시장의 여공들 ▲강원도 태백 광부 등을 언급하면서, 그들의 가족에 대한 헌신과 책임감이 모여 '한강의 기적'과 '대한민국 성공신화'가 만들어졌다고 분석했다.
김승욱 교수는 대한민국의 자유주의 시장경제 체제가 개인의 노력을 유도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경제성장의 원인에 대해 혹자는 근로자들이 열심히 했기 때문이지, 정부나 기업이 잘했기 때문이 아니라고 하지만 이 말은 절반만 맞다. 조선시대나 북한과 달리 대한민국은 사적소유권을 보장하는 자유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운영했기 때문에, 국민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자신과 가족이 먹고 살 수 있고, 후손에게 보다 나은 환경을 물려주기 위해 몸부림쳤던 희생에서 발산되는 에너지가 바로 오늘의 한국을 건설한 것이다. 이것을 이기적이라고 비판할 수 없다"며 "사익을 위한 노력은 인간의 본능이며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개인의 재산권을 인정하는 자본주의 제도”라고 설명했다.
역사의 주인공은 민족이 아니라 자유로운 개인이다. 이 자유로운 개인이 마음껏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게 하고, 그 결실을 자신이 향유하게 만드는 시장경제 체제가 있었기에 이들이 열심히 노력했던 것이다
남정욱 대표도 "모든 조건이 최악이었던 상황에서 신념에 찬 리더 옆에 근성 넘치는 국민들이 있었기에 70년이 안 되는 시간 동안 국민소득이 400배로 늘고, 경제규모가 11위로 뛰어오를 수 있었다”고 했다.
남 교수는 "베트남 파병 당시 필리핀 군 월급은 441달러였고, 태국 군은 389달러였던 반면 한국 군은 151달러였다. '핏값'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던 나라가 지금처럼 잘 살 수 있게 된 기적은 우리 국민들이 돈을 벌기 위해 탄광과 사막, 전쟁터로 달려가 이뤄낸 결과"라며, 정부의 일관된 시장경제 정책과 국민들의 근성이 결합해 기적을 일궈냈다고 평가했다.
손경모 학회장은 저성장을 겪고 있는 우리 세대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설명했다.
손 학회장은 "대한민국은 경제부국으로 도약했지만 역설적이게도 많은 것을 가진 지금은 왜 성장이 어려운지 되돌아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정신을 찾고 경제발전의 뿌리는 '지금도 여전히 내 손에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가난이라는 폭력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것은 결국 자신밖에 없다"고 했다.
신중섭 교수는 과거도 돌아볼 필요가 있지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미래를 바라봐야 한다며,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넘어 이젠 자유화를 이룰 시기라고 밝혔다.
신 교수는 "가난을 벗어나겠다는 공동의 목표 아래 압축적인 경제성장(산업화)과 민주화를 이뤘지만 이제 우리가 목표로 해야 할 것은 자유화다. 자유화는 공동의 목표가 아니라 개인의 목표 설정과 노력을 통해 달성되는 것"이라고 했다.
신 교수는 "그동안 우리는 국가·민족·공동체라는 명분으로 경제와 윤리의 정치화에 몰입해왔지만, 이제 집단이 아닌 개인에게서 정체성을 찾고, 개개인이 독립적이고 더욱 강해지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사회 각 부분에서 '민주화'라는 이름의 '정치화'를 이제는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서인 만화가는 "든든한 뿌리는 강한 줄기와 멋진 열매로 우리에게 큰 행복과 풍요를 선사했지만 최근 대한민국은 무분별한 복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정의로운 메시지처럼 창궐하고 있다"며, 복지 지상주의에 빠진 현실을 비판했다.
그는 "2016년을 살고 있는 우리가 후대에게 다시 가난을 물려주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정치권의 포퓰리즘적 행태에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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