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서울특별시의회 교통위원회가 9일 개최한 ‘서울교통공사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공청회에선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이하 양공사)의 통합을 두고 찬반 의견이 팽팽했다.
이대현 서울시 교통기획관은 ‘서울지하철 통합의 당위성과 효과’를 주제로 한 발제에서 양공사가 분리 운영함으로써 “사고ㆍ장애 발생 시 유기적 대응이나 협업이 미흡하고, 컨트롤타워 부재로 안전 사각지대 문제점이 발생한다”며 안전과 비효율 등의 문제점을 짚었다. 1~4호선(메트로), 5~8호선(도시철도공사)가 동일한 요금체계로 운영돼 상호 경쟁효과가 미미하며, 오히려 보수ㆍ수당ㆍ휴일을 늘리는 데 양사가 경쟁한다는 논리를 폈다.
이 기획관은 “기존 체계로는 지하철 안전을 담보하는 데 구조적 한계가 있어 통합을 통해 안전과 지속가능한 경영 등을 위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한다”며 시민안전을 통합 명분으로 들었다.
양사가 통합하면 1029명의 인력이 줄어 인건비로 607억원을 절감할 수 있으며, 이는 직원 처우 개선과 안전분야 투자 증대의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기획관은 “서울 지하철 차량 종류만 20가지가 넘고, 부품만 수백종일 것”이라며 상이한 시설ㆍ장비 표준화와 모듈화를 통한 규모 경제 실현이 가능하다고 했다.
시민 입장에선 도시철도와 메트로가 만나는 환승역에서 장애인 안내 시 각사의 직원을 따로 부를 필요가 없고, 콜센터와 유실물센터가 통합 운영되는 등 불편이 해소되는 장점이 거론됐다.
하지만 통합 후 효과에 대해선 찬반 의견이 분분했다.
토론자로 나선 이영수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은 “메트로 직원의 평균 연령이 50세를 육박하고, 이들이 퇴사하게 될 경우 숙련 문제가 발생한다”며 “다행히 통합하면 도시철도공사의 연령이 상대적으로 낮아서 세대간 균형, 젊은 층을 보유할 수 있게 된다”며 인력활용면에서 통합이 유리하다고 봤다.
하지만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주제발제문에서 “통합의 비용과 숨은 손실이 제대로 평가되지 않았다”며 “지하철 이용자가 아닌 지하철 내부구성원의 이해관계에 초점이 맞춰진 ‘통합지하철 공사 발족’은 원점에서 재검토 되어야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통합의 명분인 ‘안전과 시민편의 제고’는 통합과 관계없이 공기업이라면 응당 추구하는 목표”이며, “(통합 시)종사자 수가 1만6000명에 달하는 거대 비만 공기업이 탄생하는데, 경영합리화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이 제시되지 않았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은 “공기업이 경영에 실패를 했다면 문책하고 책임을 지우는 것이지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통합의 효과로 제시한 것도 현재로서도 개선할 수 있는 문제이며, 지금 상태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왜 하지 않는지는 임직원과 경영진이 다시 생각해봐야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 부원장 역시 “공사, 공기업은 방만 경영 빠질 개연성이 충분히 높다고 본다”고 우려했다.
송상석 녹색교통운동 사무처장은 “현장에 안전인력 충원이 되지 않는 것”을 가장 크게 우려하며, 경영 정상화를 위한 요금인상은 경기도, 인천 등 여러 지자체와 엮여 서울시가 단독으로 풀기 어려운 현실론을 거론했다.
양공사 통합 논의는 지난해 10월 양사 노조가 통합 논의에 참여하고, 11월 ‘노사정협의체’에서 직급체계 개편, 업무직과 자회사 직원 처우개선과 노동조건 강화, 실질적 직원 근무환경 개선 등을 담은 잠정협의안을 마련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이후 통합공사(가칭)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이 입법예고됐고, 12월에 시민 공모를 거쳐 통합공사의 명칭을 ‘서울교통공사’로 결정했다. 양공사 통합안은 지난해 말 시의회 교통위에 상정됐지만 심의결과 ‘보류’ 됐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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