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번화가에서 택시를 타기 어려운 이른바 ‘택시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택시대란은 지난 2년여간 지속돼 온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난 4월 18일부터 해제되면서 시작됐다. 서울시의 자료를 보면, 거리두기가 해제된 첫날 심야시간(24~02시) 택시 이용 건수는 총 6만 936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거리두기가 시행 중이었던 지난 2월 둘째주와 셋째 주 같은 요일 평균치인 3만 5346건과 비교해 96.2%나 증가한 것이다. 심야시간에 택시를 타기 힘들게 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택시 수요의 폭증, 꾸준히 감소해온 택시 운전자 수, 폭증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택시 공급 등이다.
효과적인 대책을 도입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택시를 타려는 사람이 많은 밤 시간대 번화가에선 여전히 택시 부족사태로 사람들이 빈 택시를 잡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들이 속출할 것이다.
택시업계 구인난은 사회적 거리두기 이전부터 이미 시작됐다. 택시 자격증 시험장 근처에는 운전자들을 구하기 위해 운수업계 담당자들이 몰려갔다. 여기에 코로나19 유행 이후 성장한 비대면 업종으로 사람들이 빠져나가면서 택시업계의 구인난은 심화됐다.
택시업계 구인난이 해결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비탄력적이고 현실과 동떨어진 택시 요금체계에 있다. 이로인해 택시 운전자들이 꾸준히 감소해 왔다.
택시대란을 해결하기 위해선 경직된 택시 요금체계 개선이 필요하다. 가장 먼저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은 일반택시 요금의 야간 할증폭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심야시간대나 택시 수요가 많은 시간대에 야간 할증폭을 자율화하면 해당 시간대 일시적으로나마 법인 택시 운전자 유입이 다소 증가할 것이다. 그렇다면 잠시나마 늘어난 수요를 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미봉책에 그칠 뿐이다. 더 효과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선 시간과 차종별로 일정한 폭 내에서 자율적인 요금제를 도입해야 한다. 다시 말해, 요금 설정의 권한을 지자체에서 개별 택시와 수요자 간으로 넘기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기존의 요금체계에선 형성될 수 없었던 다양한 형태의 택시가 나타나고 공급될 것이다.
대표적인 선례가 '타다'다. 수도권 가입자가 200만명에 달했던 ‘타다’는 이제 사라졌지만 좋은 시사점을 남겼다. ‘타다’는 기본적으로 일반택시보다 비싼 요금 뿐만 아니라 탄력요금제를 적용해 출퇴근 시간과 심야 시간 등에는 할증 요금을 적용했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은 타다의 가격과 서비스에 만족했다.
이처럼 유연한 요금체계를 도입하면 현재의 택시 업계 내에서도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고,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조금 더 충족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택시 서비스 공급이 유연해질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개선도 필요하다. 우선 택시 사업자들에게 수요가 몰리는 피크 시간대에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허가 시간을 늘려주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다른 나라에서 허락되고 있는 우버 방식의 영업행위가 가능해 진다면 수요변동에 따른 공급 증가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택시 서비스 분야에서도 가격 기능과 공급의 유연성 확대를 통해 보다 소비자 편익을 높일 수 있다. 택시 부족 사태를 해결하는 것은 시장기능을 활성화 할 때 가능하다.
신동준 자유기업원 인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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