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패스는 2021년 12월 13일 시행된 이후로 아직까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기존 거리 두기 정책에 덧붙여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고 경제적인 부담을 가중한다는 이유에서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으로 자리 잡은 이후 논란은 더욱 심해졌다.
방역 패스 또는 접종증명·음성확인제는 전자출입명부 QR코드를 통해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의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제한하는 백신 패스 조치이다. 방역 당국은 미접종자로부터의 감염 및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 패스를 도입했다.
방역 패스 시행 이후 2월 15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5,817명에서 57,177명으로 증가하였지만, 위중증 환자 수는 906명에서 314명으로 감소세를 보여준다. 그 이유는 전염률이 높고 치사율이 낮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코로나19 우세종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 3~4월에 걸쳐 확진자수는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성인 중 2차 접종 비율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3차 접종 비율도 계속 높아졌다. 치사율 억제에 도움을 주는 백신 특성상 늘어나는 백신 접종 비율은 코로나19에 대한 낮은 치사율로 이어진다. 이에 코로나19를 독감처럼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지 오래다. 그럼에도 정부는 방역패스에 대한 유지 기조를 유지해 왔다.
방역 당국은 방역 패스에 대한 전문가 집단의 과학적 접근 방법을 좀 더 심도있게 고려하는 게 바람직하다. 지금까지 방역 당국의 방역 패스 조치는 원하는 장소를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국민의 기본권을 상당 부분 침해하는 조치를 유지해 왔다. 방역 당국의 방역 패스 유지가 전문가 집단의 과학적 해석으로 결정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방역 패스를 강제하는 것은 많은 부작용을 초래했다. 특히 소상공인의 경제 부담을 가중시켰다. 기존 소상공인 업주들은 무인으로 활용할 수 있는 안심콜 및 수기명부 작성을 통해 이용자 출입을 해결했다. 하지만 백신 패스 정책은 이용자들의 백신 접종 확인 의무를 강제적으로 부과한바 있다. 그러다보니 업주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추가적인 인력 부담을 감당해야 했다.
방역 패스 적용 대상에 대한 명시적 기준도 찾기 어렵다. 식당과 카페에는 방역 패스가 적용된다. 버스와 지하철 등의 교통수단에는 방역 패스가 적용되지 않는다. 둘 다 똑같은 다중이용시설이지만 적용 범위는 달랐다. 어디는 되고 어디는 안되는 식의 정책은 모순적이며, 효과를 불투명하게 만든다. 결국 방역 패스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의 부담을 줄이지 못하고, 현장의 혼란만 가중시켜 왔다.
백신 패스의 주된 목적 가운데 하나는 백신 접종 독려이다. 독려가 아닌 방역 당국의 자의적 해석으로 강제해서는 곤란하다. 정부가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엄격히 통제하려는 정책을 구상하고 실행했을 때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온다.
영국의 경제학자 칼 포퍼는 이성적인 비판과 그들의 결정에 대해 책임을 지지 못하는 ‘닫힌 사회’에서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존중하고 그들의 의사가 반영되는 사회인 ‘열린사회’를 주장했다. 일방적이고 폐쇄적인 방역 조치에서 벗어나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개방형 방역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방역에 대한 정부 정책은 실사구시, 곧 사실에 근거한 과학적 접근 방법을 통해 실행돼야 한다. 정부는 방역 패스에 대한 자의적인 조치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신속히 전환하기를 바란다.
김태현 자유기업원 인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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