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4부동산 대책’을 통해 주택공급을 늘리기로 했다. 국토교통부가 전국 대도시에 주택 공급부지를 확보하고 주택공급을 늘려 젊은 층의 내 집 마련을 돕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내세운 정책이다. 하지만 이 정책에 포함된 ‘현금청산’이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대책 발표일인 2.4일 이후 사는 주택이 재개발에 들어갈 경우 아파트 우선 공급권을 주지 않고 현금 청산하겠다"면서 현금청산이라는 방안을 내세웠다. 이는 정부가 재개발을 통해 늘릴 주택공급량이 투기자들의 몫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도이다.
하지만 현금청산이 시장의 흐름을 방해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실거주를 위해 집을 사는 것을 꺼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후보지가 된 지역은 부동산 시장이 침체한다. 심지어는 “우리 동네는 공공정비사업을 신청도 하지 않을 테니 안심하고 집을 사고 팔아도 된다”라고 공개선언을 하는 지역도 늘어나고 있다.
또한 시장이 예측 불가능해지고 불안정해졌다는 것도 문제이다. 기존 재개발, 재건축 사업도 투기 수요가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제한을 두고 있었다. 하지만 '현금청산' 제한은 어떤 지역이 ‘공공직접시행 정비사업’에 포함될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시점에서 걸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공급권을 제한하더라도 최소한 지구지정이 이뤄진 이후이거나 사업변경신청 시점 정도로 한정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2.4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후 신축 아파트와 강남권의 주택가격이 오히려 오르는 현상이 발생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현금청산 때문에 재개발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규제와 세금을 통해 투기를 줄이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그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이러한 정책에 괴로워하는 사람은 결국 최상층이 아닌 중산층이고, 중산층이 줄어들면서 양극화가 심해지는 결과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강남권 또는 신축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이번 정책에서도 이득을 봤다. 그러나 내 집 마련을 꿈꾸던 중산층은 그 꿈을 다시 뒤로 미뤄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처럼 투기는 커녕 매매조차 꺼리게 하는 현금청산이다.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다시한번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정부는 시장의 논리와 반대되는 규제정책, 세금정책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시장은 최대한 자유롭게 운영될 때 가장 효율적이다. 서민들이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면 규제를 풀어주는 정책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정부는 양극화를 악화시키는 규제정책보다 재산권을 보호하는 정책을 내세우는 것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김효중 자유기업원 인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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