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웃기다. 필자가 열심히 자유주의 사상을 전파하고 다녔을 땐 사람들이 귀담아 듣지도 않았던 탈 중앙화 철학이, 비트코인과 함께 등장하면서 너도나도 탈 중앙화를 내세우며 철학 팔이를 하기 시작했다. 사실 탈 중앙화(Decentralization)란 거창한 말이 필요한지도 의문이다. 개인이 자신의 인생에서 권리를 행사하고, 본인이 본인 삶의 의사결정 주체가 되는 삶. 자유주의자들이 무려 200년간 주장하던 것이다. 참 재미있는 것은 이런 철학들이 블록체인의 등장과 함께 재점화되면서 업계 사람들이 탈 중앙화를 다양하게 해석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 철학을 비판하는 여론까지 생겨났다. 탈 중앙화는 실패했고, 효율적이지도 않으며 그렇기 때문에 블록체인 기술이 대중화가 되는데 어려움을 겪은 것이라는 이야기. 오늘은 이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한다.
탈 중앙화 또는 분권화가 비효율적이라는 의견
물론 이러한 의견을 뒷받침 해주는 의견은 정말로 많다. 모든 정치 시스템을 봤을 때 가장 효율적인 통치 시스템은 히틀러의 파시즘이었다는 것, 그리고 대한민국의 인프라는 박정희라는 독재자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기 때문에 만들어졌다는 사실도 존재할 것이다. 물론 히틀러나 박정희 모두 다 후유증이 있겠지만, 이들 통치하엔 모든 일들이 일사천리 진행이 되었음은 부정할 수 없다. 의사결정의 주체가 한 명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주체가 백 명, 천 명, 만 명이 된다고 생각해보자. 연인들도 생각이 달라서 치고박고 싸우는 마당에 한 시스템의 의사결정을 하는데 모든 구성원이 참여한다고 하면 얼마나 삐걱대겠나.
그런데 애초에 이 탈 중앙화(Decentralization)라는 단어가 블록체인 필드로 들어오면서 상당히 왜곡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탈 중앙성은 필연적으로 내가 모든 부분에서 의사결정권자가 되라는 말일까? 절대 아닐 것이다. 애초에 그런 시스템에서 인간이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아니, 애초에 그런 시스템이 인류의 역사상 존재하지도 않았다.
블록체인 필드에서 “노드를 돌려라”라고 이야기 하는 것도 여기서 기인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노드를 굴려야만 완벽한 탈 중앙화의 완성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애초에 탈 중앙화를 이상하게 정의 해버리니 그게 온갖 비효율적이고 이상적인 개소리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탈 중앙화란
그렇다면 도대체 이 탈 중앙화가 무엇이란 말인가. 이에 대한 대답은 자유주의자가 더 잘 알 것이다. 자발적이고 자생적인 시스템. 그것이 진정한 탈 중앙화다. 모두가 노드가 되어야 하는게 아니라 모두가 원하면 언제든지 노드가 될 수 있는 환경이 진정한 탈 중앙화란 말이다. 시장이 진정으로 탈 중앙화다. 예를 들어보자. 자동차 시장은 상당히 탈 중앙화 되어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가? 자동차에 어떤 부품이 들어가고, 어떤 기술력으로 만들었는지에 대한 이해가 없어도 나는 자동차를 잘 운전할 수 있다. 하지만 누구나 원하면 자동차에 대한 전문가가 될 수는 있을 것이다. 내가 삼성전자의 제품을 사용한다고 해서 삼성전자가 만드는 모든 제품의 공정에 대해서 이해를 해야하나? 절대 그렇지 않다.
오히려 탈 중앙화가 이루어지면 더 효율적이다
탈 중앙화, 또는 분권화가 이루어지면 오히려 더 효율적일 수 있다. 각자가 각자의 재능에 맞는 부분에서 자신의 효율을 극대화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역사가 증명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일반인들이 더 많은 권한을 갖게 되고 본인이 원하는 분야에서 마음대로 자신의 능력을 뽐내었을 때 인류는 가파른 성장을 이룩하였다. 하이에크와 등소평이 만났을 때 중국의 경제를 어떻게 성장시킬까 하는 등소평의 말에 농부로 하여금 토지를 소유하게 하라고 이야기한 하이에크의 조언은 이 본질을 꿰뚫은 것이다. 모두가 모든 분야에서 의사결정권자가 될 수 없다. 각자의 전문분야가 있고, 이를 교환하는 교환 생태계(미제스는 이를 카탈락시라고 하지 않았나)가 진정한 탈 중앙화이며 이는 인류가 번영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작용을 해주었다.
이래도 탈 중앙화가 비효율적이라 이야기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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