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놉티콘은 18세기 철학자 제러미 벤담이 처음 상상한 가상의 감시 통제 시스템이다. 최소한의 노력으로 사람들의 행동을 통제하기 위한 도구로 구상된 파놉티콘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파놉티콘은 원형 감옥 한가운데 배치된 중앙 감시탑의 형태로 구현된 징계 체제다. 감시탑의 간수는 모든 감방과 수감자를 볼 수 있지만, 죄수들은 감시탑 안쪽을 볼 수 없다. 죄수들은 자신이 감시당하고 있는지 아닌지 절대 알 수 없다.”
지난 몇 년에 걸쳐 만들어진 현실 속의 파놉티콘은 극좌파에 의해 운영된다. 이 파놉티콘의 이름은 “캔슬 컬처”다. 이곳의 간수들은 그들의 시야에 포착된 죄수의 비행에 가혹한 처벌을 강제하는 온라인상의 폭도이다. 극좌의 정통성에서 벗어났다는 죄로 생계를 잃는 이들의 사연이 매일 같이 발견된다.
다음은 몇 가지 사례이다.
- 트랜스젠더 작가 이사벨 폴은 비평가들이 트랜스젠더 혐오를 드러냈다고 평한 단편 소설을 쓴 후 강제로 커밍아웃을 당하고 오프라인으로 쫓겨났다. (이사벨 폴은 저서를 가명으로 출판했다.)
- 대학을 갓 졸업한 그리핀 그린은 이민자들이 운영하는 상점에 대해 농담했다는 이유로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해고당했다. (이건 농담이 아니다.)
- 베스트셀러 아동 서적 작가 길리언 필립은 트위터에 #IStandWithJKRowling 이라는 해시태그를 업로드한 뒤 출판사에서 계약 해지당했다.
작금의 파놉티콘에 갇힌 죄수나 다름없는 평범한 미국인들은 자신의 온라인 활동이 캔슬 컬처의 간수를 포함한 거의 모두에게 드러나기 때문에 자기검열을 통해 스스로 보호하고자 한다. 뉴욕 타임스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5%가 보복이나 가혹한 비판이 두려워 지난 1년 동안 입을 다물고 지냈다고 답했다"라고 한다.
이 새로운 흐름을 열렬히 지지하는 사람들의 목표는 극좌파의 정통성에서 벗어난 자라면 결코 응분의 처벌을 피할 수 없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다.
캔슬 컬처에 동조하는 활동가들이 파놉티콘의 간수라는 점을 이해하면, 캔슬 컬처의 중심에 있는 신화적 믿음을 꿰뚫어 볼 수 있다. 이 문화의 지지자들은 스스로 약자처럼 보이기를 원한다. 즉, 스스로 강력한 행위자에 대항하는 소외된 목소리라 여기는 것이다.
그러나 캔슬 컬처의 옹호자들은 힘 있는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약자가 아니라, 많은 경우 그들 자신이 권력자로서 기능한다. 대학의 교수들이 특정한 이념적 노선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고당할까 봐 두려워한다고 사석에서 털어놓을 때, 이들이 두려워하는 극좌파 활동가들이 실제로 상당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사실이 분명히 드러난다. 활동가들은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많은 경우 자신이 이 새로운 시스템의 집행자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다행히도 물리적 파놉티콘과는 달리, 캔슬 컬처에는 우리를 가두어 놓을 감방이 없다. 캔슬 컬처의 간수들에게는 총기도 탄약도 없다. 그들이 우리에게 순응을 강요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는 과거 순응하지 않은 자들에게 벌어졌던 일들에 기반한 두려움뿐이다. 우리가 자기검열을 거부할 용기를 가지고 2와 2를 더하면 4가 된다는 자명한 목소리를 낼 때, 캔슬 컬처의 근본적인 취약점이 드러날 것이다.
우리는 다수이고 상대는 극소수이기에 얼마든지 승산은 있다. 무릎 꿇기를 거부하는 문화와 대면할 때, 캔슬 컬처의 정체가 드러날 것이다. 그저 권력을 박탈당한 퇴행적 정신의 소유자인 그들은 서로 다른 의견이 죄악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본 내용은 아래의 칼럼 및 기사를 요약번역한 내용입니다.
Julian Adorney, Cancel Culture: The Digital Panopticon, 4 April, 2022.
번역: 박지혜
출처: https://mises.org/wire/cancel-culture-digital-panop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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