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오픈 AI ChatGPT를 검색엔진에 통합한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발표 이후 구글의 주가가 10%가량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검색 엔진인 빙(Bing)은 현재 웹 검색의 3%만을 차지하는데, 이는 구글의 90% 이상의 시장 점유율에 비해 크게 뒤쳐지는 수치이다. 구글의 검색 시장 지배는 오랜 기간 지속되어왔고 많은 사람들은 구글이 독점적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독점 주장은 정치적 담론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구글에 대한 독점 주장은 항상 제기되어 왔다. 2020년에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구글이 보수 측 목소리를 억누르기 위해 독점력을 사용했다고 비난했다. 2019년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구글의 독점적 지위를 둘러싸고 구글을 해체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올해 1월, 법무부는 구글이 디지털 광고를 독점했다며 구글을 고소했다.
먼저, 우리는 독점이 무엇인지 이해해야 한다. “독점”의 가장 간단한 정의는 경쟁자가 없는 재화나 서비스의 제공자이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구글은 항상 경쟁자가 있었기 때문에 독점적인 존재라고 할 수 없다. 아무리 구글이 시장을 압도했다 하더라도, 경쟁자들이 사라진 건 아니다. 시장의 3%밖에 되지 않는 경쟁자도 여전히 경쟁자이다.
경제학자들은 종종 더 정교한 독점의 정의를 사용하곤 한다. 이 관점에서는, 독점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고려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독점은 경쟁자가 없기 때문에 경쟁사에 고객을 빼앗기지 않고 가격을 올리고 품질을 낮출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이 매우 지배적인 시장 위치에 있을 때(경쟁자가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더라도) 현상유지편향, 규모의 경제, 네트워크 효과 등 지배적인 시장 참여자로서의 기타 이점을 활용하여 동일한 독점적 행동에 관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비록 점유율이 100% 미만일지라도 일부 기업을 "독점"이라고 부르도록 실용적인 측면을 고려한 것이다.
해당 논리를 구글에 적용하는 것의 문제는 경쟁사가 아무리 우월한 제품을 제공하더라도 위협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발표는 이와 상충되는 반응이다. 만약 구글이 정말로 독점적이라면, 투자자들은 왜 경쟁자가 신제품을 개발하는 것에 대해 걱정할까? 왜 구글은 막판에 어설픈 AI 행사를 준비하려 들까?
크루즈, 샌더스, 법무부가 구글이 독점적이라고 확신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들이 단순히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더 정확히 말하자면 “합리적 불합리성”이다.
'합리적 불합리성’은 경제학자인 브라이언 캐플런이 그의 저서 “합리적인 유권자의 신화”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이다. 이는 본질적으로, 사람들이 잘못에 대한 대가가 없을 때, 개인적으로 믿기 편리한 것들을 스스로 납득시킬 것이라는 생각이다. 결국, '합리적인 불합리성은’ 사람들이 합리성의 정도를 '오류의 대가’에 맞춰 스스로 조정한다는 것이다. 이 논리는 캐플런의 책에서 주로 유권자들에게 해당되는 내용이지만, 정치인들과 정부 기관들에게도 적용된다.
구글이 왜 독점이 아닌지 알아내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한편, 크루즈는 구글이 자신을 정치적으로 검열하는 것에 대해 달갑지 않아 한다. 그리고 그는 구글이 “독점”으로 분류된다면 사람들이 구글에 대한 정부조치를 더욱 지지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따라서, 그는 구글이 독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구글을 독점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한 어떠한 대가도 지불하지 않아도 되기에 구글을 독점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샌더스와 법무부 또한 서로 이유와 동기는 다를지라도 그들의 목표는 같다. 구글을 독점기업으로 분류하는 것이다. 구글이 독과점이 아님에도 그들 또한 잘못된 주장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를 납득시키고, 그렇게 주장하는 것이다.
반면에 투자자들은 잘못한 것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만약 구글이 정말 독점적인 존재라면, 그들은 새 경쟁자 빙(Bing)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으며, 투자를 계속할 것이다. 그러나 경쟁이 자유로운 검색시장에서 성공한 기업이라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으며, 아마도 구글은 자본 자산을 철수해야 할 것이다. 투자자는 잘못된 선택을 하면 투자했던 모든 것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 그들은 '합리적인 불합리성’의 사치를 누릴 수 없다.
AI를 탑재한 빙(Bing)이 검색 산업을 지배하게 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구글이 독점적이라고 믿지 않는다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그리고 이 투자자들은 이 문제에 대해 '합리적’으로 대처할 동기가 뚜렷하기 때문에, 정치인과 전문가들의 의견보다 그들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더 현명하고 상식적일 것이다.
본 내용은 아래의 기사 및 칼럼을 요약한 내용입니다.
Danny Duchamp, How the AI Wars are Proving That Google Isn't a Monopoly, 27 February, 2023.
번역: 장현준
출처: https://fee.org/articles/how-the-ai-wars-are-proving-that-google-isnt-a-monopo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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